맛집 & 카페

빵과 스프가 제공되는 요즘은 찾기 힘든 정통 올레 경양식 돈까스

디프_ 2024. 10. 21. 20:49
사과와 양파 베이스로 4시간 정성 들여 만든 소스가 들어가는 마곡나루 맛집 올레 경양식 돈까스

 

 

돈까스도 정말 숨은 강자가 많은 메뉴 중 하나인 것 같다. 물론 정말 유명한 맛집들이 따로 있긴 하다. 뭐 서울 3대 돈까스 혹은 한국 3대 돈까스 등등. 나름 서울에서 3대 돈까스로 유명한 곳 중에 안즈였나, 거기 빼고는 다 가본 것 같다. 정돈도 그렇고 그 합정에 있는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그곳도 그렇고. 특히 그 합정 돈까스 가게의 경우 여러번 방문했던 것 같다. 처음 먹은 뒤에 이런 맛이 날 수 있구나 하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여러번 가면 확실히 그 처음의 설레임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줄어들곤 하더라. 원래 가던 곳이 아니라 최강금 돈까스라고 해서 거기가 워낙 유명하고 맛있다고 해서 가볼까 싶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어 가보지 못했다. 거긴 아직도 웨이팅이 기본 1~2시간인 것 같더라.

 

물론 요즘 웨이팅이 있는 가게라고 하더라도 캐치 테이블 등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예전처럼 정말 밖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곳들은 크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기다리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알림이 오면 해당 장소로 오면 되니까 주변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특히 백종원이 골목식당 프로그램에서 한 가게가 잘 되면 그 가게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상권도 살아난다고 하는데, 이런 캐치테이블 같은 대기 알림 서비스가 그 역할을 오히려 더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사실 맛집만 있을 경우 해당 서비스만 즐기고 떠나도 그만이긴 한데, 대기하는 동안 어차피 가만히 서있는 것보다 둘러보는 것이 좋으니 개인적으로 그 역할은 이런 캐치테이블 같은 시스템이 더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앞서 돈까스 맛집 이야기를 했었는데, 원래 자주 가던 합정 거기가 질린 것은 아니다. 지금 딱 이름이 생각났는데 크레이지카츠였다. 거기가 질려서 안 간 것이 아니라 솔직히 돈까스 대체재가 너무 많아졌다. 초창기에 크레이지카츠 같은 곳이 뜬 이유가 우리가 평소 흔히 먹던 김밥천국 스타일의 돈까스가 아니라 그보다 2~3배는 두꺼운데 훨씬 더 부드러운 고급스러운 돈까스가 제공되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몰렸다. 근데 이제는 그런 돈까스 가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정돈 프랜차이즈도 그렇고 돈까스 가격이 대략 1만 3천원 넘어가면 대충 다 그런 스타일로 제공이 되니까 오히려 특색이 사라진 느낌? 그 맛 자체가 질린 것이 아니라 이젠 찾아갈만한 메리트가 줄어들어서 안 가는 것이 맞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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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반대로 내가 맛집 포스팅을 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너무 화려한 맛보다 기본적인 맛을 요즘은 더 찾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팥빙수를 이야기할 때 꼭 말하게 되는데, 설빙의 경우 그 토핑들로 인기를 끌고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냥 팥만 올라간 빙수를 더 매력적으로 꼽기 때문에 공감은 잘 못하는 편이다. 심지어 설빙은 아예 우유 빙수 자체가 없더라. 저번에 우유 얼음에 딱 팥만 제공되는 기본 빙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그 지점만 그런 것인지 아예 그 메뉴 자체가 없더라. 원래 기본은 가져가고 다른 변형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기본인데 설빙 입장 측에선 아예 팥빙수의 기본 스타일 자체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뭐 근데 여전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곳이니까 틀렸다고 말할 순 없겠다.

 

아무튼 돈까스도 이제는 프리미엄 돈까스와 같은 퀄리티가 기본적인 맛이 되어서 가끔은 이렇게 오리지널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를 찾게 된다. 우리가 상상하는 경양식 돈까스는 딱 돈까스를 주문했을 때 스프와 빵이 같이 제공되는 것이겠다. 사실 요즘은 스프 안 주는 곳들이 워낙 많은데 돈까스를 주문했을 때 스프를 주면 별 것 아닌데 그냥 기분이 좋고 그렇더라. 그리고 심리적으로 돈까스가 튀겨져서 뜨겁긴 하지만 돼지고기 자체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뜨끈뜨끈한 스프로 속을 미리 달래주면 먹는데 더 편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날은 빠르게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슈가 있었는데 근처에 정통 경양식 돈까스를 판매하는 올레 경양식이라는 가게가 있어서 이렇게 와봤다. 라스트 오더 시간 끝자락에 걸려서 왔다 보니 사람도 없고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스프는 기본 한 번만 제공이 되고 있었고 샐러드와 빵 등은 셀프바에서 마음 편하게 가져올 수 있었다. 다만 처음에 욕심을 내서 가져오는 분들이 많으신지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덜어가 달라는 안내가 여기저기서 보였다. 나의 경우 이날 여기 첫 방문이었는데 살짝 실수를 한 것이 샐러드가 기본 돈까스에 포함되어져 나오는지 몰랐다. 그래서 한 접시에 샐러드 가득 담아왔는데 막상 받아보니 샐러드가 또 있어서 이거 어떻게 다 먹나 싶었다. 괜히 남기면 안 될 것 같아서 허겁지겁 먹긴 했는데 이게 좀 아쉽긴 했다. 정작 샐러드 먹느라 메인인 돈까스는 잘 못 먹은 느낌이랄까. 스프도 후추 뿌려서 너무 맛있게 중간중간 잘 먹었고, 빵의 경우 살짝 데워져 나오니 촉촉해져서 스프에 찍어서 너무 부드럽게 잘 먹었다.

 

돈까스 두께의 경우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았다. 다만 딱 옛날 스타일 돈까스답게 요즘 나오는 프리미엄 가게들처럼 부드럽거나 그렇지 않았다. 딱 그 특유의 돼지고기 돈까스 식감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겉에는 빵가루 튀김인지 굉장히 바삭했고 나이프로 부드럽게 잘 썰렸다. 그렇게 사과와 양파 베이스로 4시간 정성 들여 만든 돈까스 소스 베이스를 듬뿍 찍어서 한입 크게 먹었다. 중간중간 샐러드도 곁들여주고 스프도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다. 사실 스프는 딱 몇 숟가락 가볍게 먹을 수 있을 정도만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여긴 빵에 충분히 찍어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제공되고 있더라. 딱 사장님 컨셉이 아끼지 않게 주되 적당한 가격을 받고 손님이 남기지만 않으면 좋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으로 보였다. 여기 마곡나루에서 식사는 정말 오랜만인데 여기가 왜 맛집으로 소문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구성과 맛이었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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