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푸른 하늘과 바다

디프_ 2021. 3. 15. 21:56

이제 가끔씩 쓸 예정인 일상 이야기다. 뭐 일상이라고 해봐야 정말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그런 것들을 적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그때그때 생각나는 글을 적을 것이긴 한데.. 오늘의 주제는 바다다. 이유는 딱히 없다. 요즘 뭔가 자연이 굉장히 그립다.

 

자주 즐겨보는 유투버가 한명 있다. 원래 나름 열정을 갖고 한국에서 산 것 같은데 욕심을 부리다 무너졌고 해외로 건너가 비웠지만 다 비우지 못했다고 한다. 여전히 그 끈을 내려놓지 못했는데 난 그것을 욕망이나 꿈이라기보단 지탱해주는 밧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희망이라고 하기엔 좀 절망적인 것 같고 그냥 삶을 유지해주는 에너지라고 해야하나. 나 역시도 버려야 하지만 버릴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다. 아무튼 그 사람을 보면서 자연이 더 생각났다. 한국에서 살지 않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스트레스적인 요소들과 멀어지니 상대적으로 마음이 열리는.. 그런 것 같았다.

 

나도 요즘 좀 그렇다. 이런 것들에서 멀어지고 싶다. 딱 행복을 생각할 때 드는 상상이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우리 주디, 이렇게 셋이서 어디 가서 살고 싶다. 그렇다고 하여 문명과 멀어진 곳은 아니고 그냥 딱 제주도 감성이랄까. 굳이 제주도가 아니어도 이렇게 바다와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 싶다. 오가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바로 앞에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고 각종 기계 소리, 잡음 등이 아닌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그런 곳 말이다.

 

근데 이건 나만 바라는 것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원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옛날부터 템플스테이를 찾아갈 정도로 이런 자연을 그리워하긴 했는데 요즘처럼 절실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뒤쳐지는 기분이다. 누군가에겐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일 수 있겠지만 내 이상향에겐 한참 뒤쳐지기 때문에, 또 막막하기 때문에 그냥 앞을 쳐다보고 싶지 않는 기분이랄까. 근데 항상 난 앞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물론 기쁠 때도 있지만 해소되지 않는 갈증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 만성 스트레스가 온다.

 

최근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몇시에 자든지 딱 6시간이 지나면 눈이 떠진다. 솔직히 하루에 6시간을 자면 잠을 못 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뒤척이다가 잠드는 것도 아니고 진짜 피곤해서 잠들었다가 딱 일어날 때쯤 일어나는 것이니까! 예전에 못 잤을 때는 한시간마다 깨고 그랬는데 6시간 쭉 자는 것은 행복이다. 근데 문제는 더 자고 싶은데 6시간 밖에 못 잔다는 것이다.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다. 평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늦잠을 자도 되는 주말에도 그렇다.

 

1시에 자면 7시에 일어나고 2시에 자면 8시에 일어난다. 신기하게 3시에 자니까 9시에 일어나더라. 뭐지 싶었다. 뭔가 설정이 되어있나? 아예 잠을 못 자거나 많이 자거나 그러면 몰라도 이렇게 규칙적으로 잔 적은 처음이다. 그렇다보니 피로가 좀 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요일에 낮잠을 잤다. 또 신기하게 피곤하니까 낮잠은 잘 오더라. 그 낮잠을 자고 나니 뒷목이 뻐근한 것도 풀리고 컨디션이 좀 돌아왔다. 그래서 일요일 오후엔 기분이 좋았다. 이게 잠을 못자서 스트레스를 못 풀고 있는 것인가 싶었다.

 

푸른 하늘과 바다. 얼마 전에 어머니와 여행 이야기를 했다. 저번에 이모들과 함께 여행을 보내드렸었는데 바다 생각이 났었다는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사실 바다를 안 보신 것도 아닌데 당일치기로 다녀오셔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으셨나보다.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1박을 하라고 했건만 이모들 성격을 알기에 그냥 이해하기로 했다. 다른 집들도 비슷한 것 같긴 한데 우리 집안이 유독 뭔가 더 그런 것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하지 않기로 하고 아무튼 뭔가 옛날 어머니 같은 마인드들이 좀 강하시다. 누릴 때 누리셔야 하는데!

 

이렇게 생각의 흐름대로 쓰니까 내 기분 이야기 했다가 여행 이야기 했다가 부모님 이야기 했다가 이러고 있다. 그냥 이게 나의 일상 포스팅이다. 먹고 자고 놀러가는 것은 따로 하니까.. 그나마 내 생각을 적어야지. 그래서 이런 일상 글을 쓰면 예전에 소통해주시는 이웃님들이 좀 계셨는데 내가 무슨 기계처럼 항상 먹는 것만 올리니까 그런 분들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다시 가끔이나마 이렇게 생각을 공유해야지. 나도 이런 것을 해야 좀 생각도 풀리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한쪽만 바라보고 오래 살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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