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아픔은 어차피 다른 아픔으로 찾아온다

디프_ 2021. 8. 29. 16:30

오늘은 일요일을 기념하여 포스팅을 쉬려고 했지만 그냥 자다 일어나서 뇌가 좀 깰 겸 주절주절 떠들어보고자 한다. 감정 이야기 글도 오랜만에 쓰는데 요즘 매우 마음 상태가 어지럽고 복잡하기 때문에 정리하면서 적어볼까 싶다. 오늘 소개되는 사진들은 일본 오사카의 모습들이다. 다녀온 지 벌써 3년이 지난 것 같다. 빨리 놀러 가고 싶은데 큰일이다.

 

얼마 전 연락이 닿은 친구가 '너 놀러 가는 거 좋아하는데 못 놀러 가고 있어서 어떡하냐'라고 물었다. 정말 정답이었다. 요즘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놀러 가지 못한 것이 크지 않을까 싶다. 국내여행을 다니고 제주도도 다녀오긴 했지만 뭔가 해소되지 않는 갈증 같은 것이 있다. 아마 나와 같으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오늘 주절주절 떠들고 싶은 이야기는 아픔은 어차피 다른 아픔으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 말 표현이 조금 이상할 수 있는데 내가 드는 생각이다. 힘이 든다는 것은 끝나지가 않더라. 분명히 이번 고비만 넘기면 행복하겠다, 이제 괜찮겠지 싶었는데 그 순간은 짧고 무언가 다른 것이 금방 찾아오게 되어있다.

 

물론 내가 워낙 예민하고 생각이 많고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 그럴 수 있다. 근데 살아보니 꼭 그렇더라. 마음이 온전히 평온한 적은 그렇게 없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여행을 갈 때 잡생각이 나지 않도록 만들어주어 내가 여행을 좋아하기도 했고. 평온한 주말을 보낸지도 꽤 오래됐다. 주말에 멍하니 있으면 그냥 갑자기 답답해졌고 잠도 안 오고 그랬다. 분명히 어렸을 땐 안 그랬고 오후 세네시까지 정말 잘 잤는데 말이다.

요즘 정말 힘이 든다. 가슴이 아픈 것까진 아닌데 정말 그 직전이다. 이유를 찾아보면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이 포스팅에 적을 순 없겠지만 하나는 일단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정말 답이 없다. 어떻게 보면 나도 모르는 답을 우연히 찾길 기대하는 것도 있겠다. 일단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신경을 다른 데로 돌려보는 것이다. 이 문제는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두 번째는 나름 해결 방법을 찾았다. 주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내가 오히려 미워할 이유를 찾고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에너지를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고 하였는데 그 에너지를 잘못된 방법으로 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정당하든 정당하지 않든 나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일부러 미워할, 힘들어할 이유를 찾고 있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한번 집착하면 끝도 없는 성격상 바로 뇌에서 없애진 못하고 있는데 최대한 지워보려 노력하고 있다.

정말 이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번 고비만 넘기면 정말 당분간 아무것도 없겠지. 이번 일만 지나가자' 이런 것들 말이다.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런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심각한 일을 야기한 적도 없었고 혼자 고생한 적이 많았고 실제로 그게 지나가더라도 평온했던 시간은 고생했던 시간에 비해 꽤 짧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계속 저 루틴을 유지해왔다. 스트레스는 다 받고 고민하고 해결하고, 근데 또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를 찾고! 주변에선 그냥 신경 쓰지 말라고, 아무것도 아닌데 혼자 왜 그러냐고, 그냥 편하게 생각하면 되는데 왜 그러냐고 말이다. 근데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명상을 하듯이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되는데 왜 그게 안되는지. 뇌 구조가 아예 다른걸까?

근데 뇌 구조의 문제는 분명히 아닌 것 같다. 만약 뇌가 문제라면 나도 옛날부터 이랬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사고가 바뀐지는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짧다. 20대 초중반 이후부터 슬슬 이러기 시작한 것 같은데. 그전엔 정말 그냥 사는 대로 살았다. 생각도 별로 안 하고 뭐 생각을 굳이 한다고 하더라도 꽤 가벼운 생각들만 하고 지냈던 것 같다. 과거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정말 그랬다.

 

근데 그렇게 사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결론을 특정 케이스로 인하여 내리게 되었고 그때부터 집착하는 성격도 생기고 완벽주의까진 아니더라도 그렇게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부작용들이 지금에서야 이렇게 드러나는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집착하고 무결점이 될 수 없는데 그런 방법들을 찾고 고민하고 말이다. 세상엔 흰색과 검정만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데 왜 회색이나 다른 색깔들에 만족을 못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은 그렇다. 어차피 지금의 아픔이 지나가도 무언가가 새로 다가온다. 이 말은 지금의 아픔을 잘 해결할 필요도, 그렇게 많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어차피 또 뭔가 날 힘들게 하는 것은 다가올 테니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 같다. 아직 많이 겪어보지도 않고 잘 모르기도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그렇다.

 

그래서 이런 상상도 했었다. 그냥 사람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반려동물이랑 농사나 짓고 편하게 살고 저녁에 바비큐 파티해 먹고 그런 것들 말이다. 주변의 간섭이나 타인의 영향을 아무것도 안 받는 그런 곳들 말이다. 근데 그냥 상상만 해봤다. 어차피 난 그러지도 못할 테니까. 벌레도 무서워하고 자연에서 살려면 어느 정도 기본적인 것들은 스스로 해야 하는데 전혀 할 줄 모른다. 그리고 도시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이런 편의성들을 나름 잘 즐기고 있기도 하고!

주절주절 떠들어봤다. 원래 감정 이야기에 연애나 뭐 그런 것들도 쓰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써봐야지. 요즘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정말 좋다. 사극 플레이리스트인데 제목이 '평생을 당신의 마음에 들고자 노력하였습니다'이다. 

 

뭐 영화 대사인지 게시자가 적은 내용인지는 모르겠는데 저 문장 하나 자체에 엄청나게 많은 의미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표현이다. 함축적이고 결론이 열려있고 그 사람의 현 감정에 따라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한 그런 것들 말이다. 내 현재의 감정에 따른 저 문장의 해석은 굉장히 슬프게 다가온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행복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은 그런 감정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무슨 이야기를 적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냥 실컷 떠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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