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 리뷰

남산의 부장들 실화 그런 것 없이 그냥 작품 그대로! 연기 일품!

디프_ 2020. 1. 25. 21:14

문화는 문화대로. 남산의 부장들 실화 후기! 연기 최고였다.


이번 설 연휴에 문화생활한 것이 있다면 극장에 갔다는 것이다. 사실 신작들은 다 챙겨보기도 하고 재밌어 보이는 것은 꾸준히 보긴 하는데 연휴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여유있게 볼 순 없으니, 그리고 기대되는 작품이라 월요일부터 스케쥴을 보고 미리 예매를 했던 작품이기에 좀 더 기다려졌다. 그냥 여기에 대해 특별한 애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첫번째로 배우들을 보고 기대감이 커졌고 두번째로는 최근에 볼만한 작품이 딱히 없었다. 극장도 이번에 굉장히 오랜만에 갔던 것 같다. 가장 최근에 기억나는 것이 작년 연말에 봤었던 백두산 정도인데.. 한 한달만의 방문이려나. 나에겐 굉장히 오랜만인 기간이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남산의 부장들 영화로 예고편때부터 핫하다고 하면 핫했던 작품이다. 우선 출연하는 배우들이 넘사벽이다. 이 배우들이 나오면 어느정도 믿고 들어가는 신뢰가 있다. 물론 그에 뒷통수를 맞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이병헌, 곽도원은 정말로 좋아하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다. 사실 역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기에 실화 고증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중요하게 보는 관람객들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나의 경우 그냥 작품은 작품대로, 문화는 문화로 바라보는 편이다. 물론 심한 왜곡은 하면 안되겠지만 해당 영화 초입에 전개를 깔아둔다. 어느정도 이야기가 가미된 것은 있으나 동아일보에 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가 100% 사실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런 부분을 충분히 감안하고 볼 수 있었다. 누군가의 입맛엔 맞지 않을 수 있겠으나 그냥 어디 책에 사실처럼 나온 것도 아니고 단순 작품이니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앞서 지속적으로 작품은 작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정치 부분을 온전히 빼놓고 보긴 힘든 작품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생긴지는 약 2년이 되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고 어느정도 관련된 것들을 겪으면서 관심이 생기고 인물들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물론 역사 부분을 어느정도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지만 그당시엔 감정이입이 솔직히 되지 않았다. 근데 저 관심 갖기 시작한 때부터는 어느정도 감정이입도 되고 흥분하는 경우도 생기더라. 물론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싸우진 않았지만 왜 어른들이 정치 이야기는 함부로 하는 것 아니라고 말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왜했냐면 이 남산의 부장들 작품,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좀 지루할 수 있다. 약 2시간의 시간 동안 자극적인 장면 없이 명배우들의 연기로 그리고 어느정도의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나의 후기를 말하자면 솔직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다. 너무 재밌더라. 지루하지도 않고 딱 끝났을 때 벌써 끝났나 싶고. 근데 같이 본 사람은 좀 지루했다고 했다. 그 사람 입장에서 이해해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다.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충분히 그럴수있다.



솔직히 이 작품에서 거를 부분은 많이 없다. 실화 내용 관련이 아니라 그냥 극중 내용 속에서 말이다.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긴 했는데 그건 뭐 감독 나름대로 말하고 싶었던 바가 있는 것 같다. 그건 감독의 자유니까 존중하기로 하고.. 내 입맛에 맞는 작품만 선택할 순 없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성에 맞춘 것들만 접하다간 정말 꼰대가 된다. 그러니 평소 다양한 각도를 접해야 함을 말하고 싶고 남산의 부장들 후기를 좀 더 자세히 말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재미있게 접근하려면, 막 스릴있는 긴장감 혹은 등장인물간의 권력 다툼 같은 분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배우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극중 인물은 이병헌을 의미한다.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이라는 장치가 있다. 결과를 알고 보면 당연한 이야기긴 한데 난 살려줄 줄 알았다. 여기서부턴 스포가 있다. 그리고 지위 그대로 남산이라는 지역은 별로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근데 여기서 나름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도청을 하는 교수가 나오는데 여기서 심문을 받게 된다. 근데 이병헌이 순간 딱 정색을 하면서 죽었다 생각하고 말해보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순간 너무 압도되었다. 이런 것들이 좋다. 화낸다고 하여 소리를 지르고 인상을 구기는 것이 아니라, 슬프다고 하여 눈물을 흘리고 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담백한 대사 자체에 감정을 담아내는 것 말이다. 솔직히 영화 내내 이 부분은 임팩트 있는 부분이 아닌데 나에게 너무 와닿은 장면이다. 이 씬 자체 하나가 명품이었다. 연기 일품!



배우 이성민씨의 경우 평소 코믹 작품에 많이 나와 나에겐 좀 유쾌한 이미지가 어울리는 분이었다. 근데 이 영화에선 시종일관 웃음기를 찾기 힘들다. 물론 호탕하게 웃는 장면은 나오지만 그게 정말 행복해서 웃는 것인 것 같진 않다. 그리고 이희준씨의 경우 연기 잘하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전혀 어색함 없이 잘 녹아내신 것 같다. 자칫하면 좀 분위기를 깨는 역할을 할수도 있는데 몰입을 할 수 있도록 잘 녹여내 주셨다. 그리고 여기 이미지에는 없지만 배우 김소진씨.. 분명히 예전에 어느 작품에서 봤는데 이런 분들을 볼때마다 정말 이런 분들이 더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충분히 잘 되고 계신 것일수도 있지만 더 말이다. 너무 역할을 잘 살려내시고 그냥 멋있으시다. 비중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지만 그냥 존재 자체가 이 명배우들 사이에서 살아있었다.



현재 실화 관련하여 이 작품에 대한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으로 안다. 나 역시 작품을 보고난 후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왜곡된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이 부분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순 없겠고 내 주장은 그냥 현재로서 작품은 작품으로만 접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그 기준으로 후기를 말하자면 충분히 재밌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근데 앞서 처음에 말한 이유로 흥행은 잘 모르겠다. 흥행이라 함은 십대 포함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나름 매니아적인 요소들이 있다. 사실 트랜스포머처럼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 않나.


간만에 정말 이야기 자체를 살려낸 작품을 봤다. 2월 초에 또 기대되는 신작들이 개봉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전까진 얘로 충분히 감흥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앞서 말했던 장면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큰 비중이 있는 부분은 아니긴 했지만.. 아마 기억도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안다. 지루한 주제일 수 있는데 지루하지도 않았고. 사실 배우 이병헌씨 악마를 보았다, 내부자들 등 뭐 대단한 작품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광해다. 여기 역시 스토리상 정말 왕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내가 그 사람을 몇년동안 봐와서 변해가는 과정을 접한 것이 아닌데, 정말 씬 하나에 급작스럽게 바뀌는데 이렇게 이질감 없이 녹여낼 수 있을까. 그렇게 감탄을 했었는데 이 작품 역시 연기면에서 그에 충분히 견줄 수 있었다. 현재 인물이 느끼고 있는 세세한 감정들 하나하나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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