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는 사람들에게 가성비 괜찮게 느껴졌던 1인 스페셜 정식 순대국밥 보승회관
입맛이 변해가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서야 맛을 알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순대국밥을 평소에 자주 찾고 있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 번은 돈까스를 먹어야 한다거나 중식을 먹어야 한다거나 그런 것처럼 나름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음식 계열로 이제 나에게 들어왔다. 가끔 뭔가 든든하게 뜨끈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순대국이 떠오르더라. 뭐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긴 한데 나의 경우 꽤나 늦게 이 마인드가 장착이 되었겠다. 뭐 술도 안 마셔서 더 그랬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해장이나 술안주 느낌으로 이렇게 순대국밥을 자주 먹어왔던 것 같다. 사실 술안주로 이만한 것도 없겠다.
일단 국물이 있고, 한끼한 끼 해결이 가능할 정도로 양도 많고, 무엇보다 고기나 순대 등이 들어있는데 가격도 합리적이고. 그리고 사이드로 수육까지 시키면 한점 한점 먹다 보면 꽤 오랜 시간 술안주로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나의 뇌피셜이긴 하다. 순대국밥에 소주 마셔본 적은 여태까지 한 번도 없다. 뭐 맥주까지는 마셔본 적이 있는데 소주 감성은 전혀 모르겠다. 다만 지인들을 보기도 하고, 내가 술 먹방 유튜브는 종종 보는 편인데 그렇게 보면 다들 그렇게 드시는 것 같더라. 아무튼 나름 여러모로 가성비 좋은 고기 가득 속 든든한 메뉴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나의 경우 정말 식사를 위해 이렇게 순대국밥 가게들을 찾고 있다. 오늘도 역시 중간에 시간이 남아 밖에서 한 끼를 해결해야 했고 뭘 먹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근처에 보승회관이라고 순대국밥 체인점이 있더라. 걸어서 한 5분 정도 가야했는데 순대국이 먹고 싶었다. 여기 프랜차이즈로 한 지점이 막 유명한 것은 아닌데 1987년 작은 매장에서 시작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매장이 늘어났다고 한다. 서울에 다수의 지점이 있긴 한데 검색해 보니 전국 메인 지역마다 한 개씩은 입점해 있는 것 같다. 사실 서울이야 워낙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방의 경우 그 지역마다 순대국 맛집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도 입점을 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는 프랜차이즈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직영이 아니기야 하겠지만 그것 역시도 인정을 받긴 받았다는 것이니까. 아무튼 그래서 여길 와봤다. 그리고 1인 스페셜 정식을 주문했다.
사실 이렇게 시키면 내가 많이 먹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남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냥 이렇게 먹고 싶었다. 남길 때 남기더라도 뭔가 다양하게 먹고 싶은 니즈가 있다. 사실 순대국 같은 것을 먹을 때 국물까지 바닥이 드러나게 다 먹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닌가. 나만 그런가. 주변에 잘 먹는 친구들도 그래도 건더기는 다 먹어도 국물은 남던데. 건강상의 목적으로 국물까지는 다 먹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근데 그것도 뭐 라면 베이스일 때 그런 것이지 막 정말 사골 우려낸 국물로 육수 만드는 곳의 경우는 또 달라지긴 하겠다. 그런 국물은 먹는 것 자체가 건강에 도움이 되긴 하니까. 물론 내가 간 조절을 얼마나 적당히 했을지에 따라 또 다른 부분이긴 하겠지만.
아무튼 나름의 간 조절을 하고 먹기 시작했다. 일단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이 순대국밥 집이 맛집임을 판단하려면 김치나 깍두기를 먹어봐야겠다. 그 김치가 맛있으면 합격이겠다. 근데 맛있더라. 개인적으로 김치보다는 깍두기 맛있는 곳을 좋아하는데 여기 깍두기 맛있었다. 이상하게 김치보다 깍두기 맛있는 게 더 좋더라. 아마 무 특유의 달달함이 나와서 그런가? 배추 자체가 단맛이 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 아직까지 그렇게 달달한 배추 맛은 느껴보지 못했다. 오히려 배추는 단맛보다는 신맛이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신김치 엄청 좋아한다. 아무튼 그렇게 깍두기와 함께 간 조절을 한 순대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같이 사이드로 나온 수육의 경우 미리 썰어두신 느낌으로 조금 차가운 느낌이 있었다.
근데 뭐 수육 자체를 저렇게 먹기도 하니까 그게 불편하다거나 그렇진 않았다. 근데 약간 보쌈처럼 갓 썰어나온 그런 수육을 더 좋아하긴 한다. 실제로 더 맛있기도 하고. 근데 여긴 애초에 약간 편육 느낌처럼 저렇게 얇게 썰려서 바로 나오는 것 같았다. 간혹 차가운 고기보다 따뜻한 고기를 원하실 경우 그냥 고기 그 자체로 순대국밥에 넣어주시면 되겠다. 그럼 건더기 더 실하게 즐기실 수 있겠다. 순대국 맛 자체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간혹 같이 나오는 것들은 여기에 넣어서 먹는 편이다. 오히려 속이 더 든든하기도 하고 맛있는 느낌이다. 자주 가는 순대국 가게에서 간이 같이 나오는데 순대국에 넣어서 먹으면 나름 맛있다. 국물에 촉촉하게 젖어서 부드럽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여긴 소금을 같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 소금보다는 쌈장이나 새우젓이랑 먹을 때 더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입은 고기를 쌈장에 찍어 흰쌀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이 한입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순대국 나오자마자 밥을 마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의 경우 따로 먹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물을 아예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적셔먹긴 한다. 나름 중간에 말아먹는 경우도 있는데 웬만하면 그전에 밥 한 공기가 사라지니까 거의 못 그러는 편이다. 아무튼 이렇게 1987년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적으로 지점이 늘어난 보승회관 순대국을 먹어보았다. 이 메뉴가 15,000원인데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구성이나 퀄리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처럼 다 못 먹는 사람에게 낭비긴 한데 잘 드시는 분들에겐 여기에 소주 한 병 시켜서 먹으면 정말 안주 괜찮은 퀄리티로 즐기실 수 있겠다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