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짝지근한 닭구이가 왕창 올라간 고담 롯데몰 김포공항점 나고야 정통 토리마부시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장어덮밥이 조금 질렸다. 사실 질리면 아예 생각이 안 나야 하긴 하는데 계속해서 생각은 난다. 먹고 싶다. 다만 딱 먹었을 때 맛이 상상했던 그 맛이라서 먹을 때 좀 실망감이 몰려온다. 이 말이 나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원래 장어덮밥의 결이 다 비슷한 느낌이랄까. 사실 한국에서는 갔던 가게를 또 가기가 쉽지 않겠다. 일단 가게 자체가 많은 것도 아닌데 가격도 비싸고 하니까. 근데 일본에 놀러 갔을 때의 경우 장어덮밥 맛집을 그때그때 맞게 다르게 갈 수 있겠다. 일단 판매하는 곳이 많기도 한데 워낙 유명한 가게들도 많고 그러니까. 그래서 갈 때마다 조금씩 새로움이 있다. 여기는 이렇게 판매하는구나 하면서 말이다.
근데 한국에서의 장어덮밥을 먹을 때는 뭔가 다 그냥 비슷하다. 사실 가성비나 퀄리티, 음식 방식에 있어서 일단 일본 현지에서 먹는 것보다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겠다. 얼마 전에 장어덮밥 포스팅을 하면서 한국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하는 곳을 못 가봐서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한 적이 있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시려나. 근데 그 유명하다는 곳을 이번에 다녀와봤다. 아직 포스팅은 못했는데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다는 곳도 크게 센세이션 하게 특별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근데 이게 내 기대치가 높아지고 이미 많이 먹어봐서 경험치가 많아져서 그런 것이지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맛있고 배부르고 부드럽고 좋다. 잡내도 없고. 그러니까 그렇게 지점도 확장하고 사람들이 몇 시간씩 기다리면서 먹겠지.
근데 이게 일본 현지에서 먹는 것을 한국에서 먹는 것과 비교하니까 그 기준이 안 맞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단순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일본은 갈 수 있으니 그 진입 장벽에 대한 그런 포인트도 있겠다. 예를 들어 유럽에 있는 맛집이라고 하면 한 번 방문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일본은 뭐 1~2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달까. 아무튼 뭐 그렇다. 근데 이건 장어덮밥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겠다. 예를 들어 우리가 외국 여행을 갔을 때 한식당에 가면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가격도 비싸고 맛도 덜하겠다. 유럽에 있는 한식당인데 한국에 있는 백반집보다 맛있을 수가 없겠다. 애초에 재료나 조미료나 그런 기타 구성품들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겠다.
그래서 위에 말씀 드린 포인트들도 저 정도 선에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 이게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맛있는데 내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 소개할 곳은 고담이라는 곳이다. 여기 나고야식 히츠마부시 장어덮밥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가게다. 내가 방문한 곳은 김포공항 롯데몰에 있는 지점을 방문하였다. 여기서 이미 장어덮밥을 3~4번 정도 먹었던 것 같다. 다만 신기하게도 매번 혼밥을 했었다. 예전에 같이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웨이팅이 길기도 하고 워낙 배가 고파서 다른 곳이 먼저 차례가 와서 여길 먹지 못했었다. 아무튼 매번 그렇게 혼자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에 먹었을 때 여기서 토리마부시라는 메뉴를 발견했다. 사실 그때도 장어덮밥에 대한 니즈가 그렇게 크진 않았다.
다만 뭔가 몸보신이 될 수 있는 그런 든든한 음식을 먹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장어덮밥 작은 사이즈를 시켜서 먹었다. 근데 먹으면서도 막 맛있다는 느낌보다 먹어야 하는 느낌으로 먹었던 것 같다. 별 감흥이 없었다. 이 금액대에선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때 먹으면서 아 토리마부시라는 메뉴를 시켜볼걸 싶었다. 닭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뭔가 장어보다 양념 자작자작하게 잘된 닭구이를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때 다음에 오게 되면 이걸 꼭 먹어보자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닭구이덮밥 토리마부시는 이날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다. 뭐 근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런 요리 자체가 아예 처음인 것은 아니겠다.
우리가 굽네치킨 같은 곳에 시켜서 밥과 함께 치밥을 할 때도 엄밀히 말하면 닭구이덮밥이랑 큰 차이는 없겠다. 그런 것에 대한 경험은 많으니 이 토리마부시가 그렇게 크게 낯설진 않겠다. 뭐 아예 똑같진 않겠지만 전체적인 틀에서는 큰 차이 없겠다. 이 토리마부시 역시 나고야 히츠마부시에서 나름 유래가 되어 유명해진 것이라고 하는데, 일본 내에서도 닭구이덮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으니 꼭 나고야 정통 음식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렇게 따지면 뭐 내가 굽네치킨 예시를 든 것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겠다 싶다. 아무튼 그렇게 토리마부시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주변 구경을 좀 했다. 여기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차분해서 좋다. 그렇게 음식이 나왔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먹는 방법의 경우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먹을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추천을 해주시더라. 역시나 기본을 먹을 때 제일 맛있었는데 이 토리마부시 역시 다르지 않았다. 기본으로 먹을 때 제일 맛있었다. 그나마 와사비를 곁들일 때가 괜찮아서 중간중간 그렇게 먹어주었다. 그래서 먹어본 후기부터 말씀드리자면, 역시나 맛있었다. 솔직히 닭이라는 재료가 맛없기가 힘들겠다. 백숙을 해서 소금이랑 찍어 먹어도 맛있고 튀겨도 맛있고 구워도 맛있다. 개인적으로 닭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는데 닭 요리 싫어하는 사람도 없겠다. 닭볶음탕도 맛있고. 아마 돼지고기보다 훨씬 더 많이 먹지 않을까 싶다. 뭐 닭가슴살의 경우 단백질이 많아 영양분 요소로도 좋겠고. 이게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음식이 되겠다. 물리냐 안 물리냐 정도는 있겠지만.
그리고 적어도 이날만큼은 약 2배 더 비싼 장어덮밥보다 개인적으로 이 닭구이덮밥 토리마부시가 더 좋았다. 맛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와도 이렇게 먹어야겠다 싶었다. 사실 웨이팅이 길거나 평소 못 가보는 가게에 방문할 때는 거기 시그니처를 꼭 먹어보는 편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희소성에 무게를 둔다. 그리고 적어도 그런 때에는 투자를 과감하게 하는 편이다. 근데 여기 토리마부시 솔직히 추천드리고 싶다. 장어덮밥의 경우 호불호는 있을 수 있어도 이 음식은 호불호가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2인 이상 왔을 때 하나는 장어덮밥, 하나는 이 닭구이덮밥을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비용을 떠나서 단순 맛 자체로 판단했을 때 내 기준에선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괜찮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