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하나 없어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5일장 춘천 샘밭장터
개인적으로 어디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시장은 꼭 가보려고 하는 편이다. 사실 요즘의 경우 여행의 경계선이 많이 사라졌다. 예전에야 뭐 발품을 팔아야만 어딜 찾아갈 수 있거나, 현지인이 아니면 절대 못 가거나 그런 가게들이 있었겠다. 근데 요즘은 오히려 숨어있는 가게들이 바이럴이 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는 구조 같다. 그러니까 원래 유명한 것은 더 유명해지고, 숨어 있는 맛집 같은 곳들이 오히려 더 발굴이 되어 사람이 몰리는 느낌? 그래도 확실히 아예 유명한 곳보다 이렇게 숨어 있는 가게들의 경우 그래도 그 가게만의 매력이나 그 지역 특색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느낌으로 그래서 시장을 꼭 가보려고 한다.
요즘의 경우 짧은 여행을 하든 긴 여행을 하든 관광객처럼 지내는 것보다 현지인처럼 시간을 보내다 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사실 요즘이 아니라 이 부분은 예전부터 그랬겠다. 근데 여행을 다니면서 든 생각이지만 현지인의 삶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그 지역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은 열심히 관광객처럼 돌아다니다가 나머지 시간은 이제 여유가 조금 있는 느낌이랄까? 근데 사실상 일반적인 직장인은 이런 생활이 힘든 구조이니 어쩔 수 없이 벌고 있는 돈을 활용해 최대한 효율화를 이뤄야겠다.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그나마 현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이런 시장투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 동문시장처럼 너무 상업화가 된 곳은 예외겠지만, 그런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물건을 팔고 현지인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구조가 되겠다. 사실상 관광객들이 와서 막 야채 사가고 김치 사가고 그러긴 힘드니까. 이동도 이동이지만 여행 중에 어디 보관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어느 지역에 가면 그래도 그 지역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시장투어를 꼭 하곤 한다. 오늘 소개할 춘천 5일장 샘밭장터 같은 경우에도 알고 온 것은 아니고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전에 처음 이 지역을 왔을 때 여기 주변에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 그래서 식사를 하고 시장투어를 해야겠다 싶었다. 근데 알고 봤더니 시장이 열린 것이 아니고 근처에서 어린이 유치원 축제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돌렸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운이 좋아 5일장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이날도 여길 오기 위해 들린 것은 아니고, 근처에 좋아하는 순대국집이 있어서 거길 가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이제 언제 또 거길 갈 진 모르겠으나 나름 중독성이 있는 곳이라 언젠가 한 번쯤은 가지 않을까 싶다. 그 맛집이 궁금하시면 티스토리에서 춘천 순대국 검색해 보시면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신기하게 고추기름 베이스로 파는 순대국이다. 이미 보신 분들도 있겠다. 워낙 희소성이 있어서. 아무튼 거기서 순대국밥 한 그릇 때리고 이렇게 샘밭장터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시장 자체가 그리 넓지 않아서 아주 천천히 둘러보더라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정도면 식사를 마치고 바로 카페를 가는 것보다 가볍게 산책하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괜찮겠다. 나의 경우 식후 2시간 정도까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30분만 지나도 괜찮긴 하니까. 그리고 시장투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격 착한 먹거리가 한가득이라는 것이겠다. 물론 이것도 상업화가 된 곳은 예외겠다. 대표적으로 명동 길거리 음식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거기의 경우 가격은 사실 타겟이 관광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 한국 사람들이 거기를 먹으러 가진 않으니까. 근데 대표적으로 전주 한옥마을을 떠올리면 되겠다. 우리에게 전주 한옥마을이 외국인들에겐 명동 길거리 음식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인 마음으로 명동도 어느정도 가격 상한선을 두어서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은데 그게 쉽진 않겠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백종원의 현지 시장 여는 것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겠다. 그렇게 명동 길거리 음식도 재정비를 했으며 좋겠는데. 왜냐하면 현지인이면 절대 그 가격 주고 안 사 먹는 구조니까 말이다. 외국인들 역시 이게 비싸다는 것을 알고 먹는 것이겠지만 사실 내가 보기엔 퀄리티 역시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외국들의 경우 가격이 비싸면 비싼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근데 명동 길거리 음식은 가격은 비싼데 그 정도 퀄리티는 안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부분이 아쉽다.
근데 그런 것들을 이런 시장투어로 가볍게 해결할 수 있겠다. 사실 관광객들도 정보를 모르거나 시간이 없어서 이런 곳들을 모르는 것이지, 아마 데려오면 엄청나게 좋아하실 것이다. 여기 춘천 5일장 샘밭장터의 경우 별도 음식들을 파는 공간이 있지만 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다. 순대, 떡볶이, 오뎅 등의 분식부터 토스트, 붕어빵, 호떡, 뽑기 등 정말 다양하게 팔고 있겠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경우 식사 하시면서 가볍게 한잔 하시게 될 텐데 그 소주에 어울리는 닭발, 족발 등 술안주도 많고. 저 메추리구이의 경우 사실 먹방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실물로는 처음 본다.
저 메추리구이를 보자마자 '아 내가 시장에 오긴 왔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서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비쥬얼이니까. 뭐 청량리 시장이나 그런 곳 가면 있다고 들은 것 같긴 한데 가 본 적이 없기도 하고. 저 메추리구이의 경우 뼈까지 씹어 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 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미 식사를 하고 와서 배가 부르기도 했고, 1~2시간 정도 쉬다가 바로 가벼운 식사 겸 디저트를 먹으러 가야 했기 때문에 위 조절을 해야 했다. 그래서 이런 가격 착한 먹거리들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다. 사실 저 찹쌀 도너츠의 경우 정말 하나 먹어보고 싶긴 했는데 잘 참았다. 갓 튀겨진 도너츠 유혹을 이겨내다니. 아무튼 이렇게 가볍게 시장투어를 해봤는데, 여행 중에 이색 경험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시장투어 일정을 꼭 넣어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