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요일부터 10월 27일 일요일, 매주 금토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춘천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소비 지수라고 해야 하나, 소비력이 높은 도시에 속하지는 않지만 막상 둘러보면 도시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활력이 도는 느낌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주변에 군부대가 있다. 그래서 군인들이 외박을 나온다거나 외출 등을 나올 때 혼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지에서 사람들이 오기도 해서 그렇게 유동 인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은 군인도 부족해져가고 있다고 하긴 해서 이도 언제까지 갈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이 되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리고 춘천이라는 도시 자체에서도 활력을 넣기 위해 여러 행사나 캠페인들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축제 같은 홍보 포스터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오늘 소개할 축제 중 하나는 춘천풍물시장 근처에서 열리는 꼬꼬야시장이라는 축제다. 사실 축제라고 하기엔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다. 그렇다고 막 좁은 것도 아니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한눈에 들어오는 정도의 크기다. 다만 무대가 꽤 넓더라. 간략하게 정보를 안내 드리자면, 2024년 5월 3일 금요일에 시작하여 10월 27일 일요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다. 매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열리며, 매월 2회는 공연 및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는 체험거리가 열린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런 체험거리가 끝나있었고 다양한 먹거리만 즐길 수 있었다. 플리마켓도 없었구나. 그리고 선착순으로 영수증 제출하고 룰렛을 통해 선물을 받는 소소한 이벤트 같은 것도 진행한다고 하니 한 번쯤은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겠다 싶다.
일단 이 춘천풍물시장의 경우 남춘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걷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랄까. 남춘천의 경우 서울을 오가거나 할 때 들리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입지는 꽤나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방문한 이날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많이 없다는 것이지 없진 않았다. 테이블이 꽤 많았는데 그래도 80% 정도는 다 찬 느낌? 음식을 웨이팅 없이 바로바로 받아서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물론 조리가 완료되기까지의 시간은 필요했지만. 근데 이게 인기가 없어서 사람이 이랬던 것이 아니라 여기서 걸어서 15분 정도 되는 거리에서 락페스티벌처럼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배를 채우고 소화시킬 겸 그쪽을 갔었는데 사람들이 다 공연을 즐기고 계시더라. 이 꼬꼬야시장에 있었던 규모의 한 3~4배 정도 되는 분들이 여기서 앉아 공연을 즐기고 계셨다.
그래서 아마 이 공연이 없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에는 이렇게 테이블이 많이 비어있었지만 먹는 와중에 꽤 많이 찼다. 다들 저녁 식사를 해결하시고 간식이나 드시러 슬슬 나오시는 느낌이었다. 여기에선 술도 마실 수 있어서 안주 한두 개 시켜놓으시고 가볍게 술 한잔 하는 것처럼 보이는 테이블이 많았다. 데이트를 오는 커플이 있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먹거리가 뭐 있는지 쭉 살펴본 뒤에 꽂히는 것들을 주문하고 자리를 맡았다. 그리고 콜키지처럼 맥주를 따로 챙겨와 즐길 수도 있었다. 다만 이는 필수는 아니고 바로 옆에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 있으니 거기서 사 오면 되겠다. 그게 아니라면 근처 편의점에 가서 사 올 수 있기도 하고. 나의 경우 시원하게 마시고 싶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얼음만 사 왔었다. 어차피 음식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했었다.
요즘 정말 야장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야장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안주와 함께 술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호프집, 식당, 커피숍 등의 업소들이 옥외에도 테이블을 설치해 놓고 영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냥 쉽게 말해 실내 에어컨 바람이 아닌 밖에서 자연 공기를 마시며 술 한잔할 수 있는 느낌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싶다. 아무튼 이 야장을 즐기기 정말 좋은 계절인 가을인데 뭔가 방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이 계절을 물씬 느끼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I이지만, 이런 계절엔 또 이렇게 나와서 그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매일 그럴 순 없겠지만. 아무튼 이날 꼬꼬야시장 적당히 복잡하여 적절한 소음이 제공되어 기분도 좋고 살짝 신도 났었던 것 같다.
일단 닭꼬치 하나로 입가심을 해주었다. 그리고 따로 챙겨온 논알콜 맥주를 마셔주었다. 닭꼬치 가게의 경우 두 군데 정도가 이날 있었는데, 처음엔 큰 사이즈 닭꼬치를 판매하는 곳에서 주문을 했다. 젊은 학생분이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연기를 맡으며 굉장히 꼼꼼하게 잘 구워주더라. 사실 이런 닭꼬치가 보기엔 쉬워 보여도 맛있게 만들기가 힘들다. 뭐 원재료가 중요하거나 소스 맛이 중요하다거나 그런 것을 떠나서 잘 굽기가 힘들다. 이게 강한 불에 구워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겉만 타고 속이 안 익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예전에 어느 유명한 야키토리 맛집에 갔었을 때 실내가 굉장히 어두운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게 익었나 안 익었나 잘 판단이 불가한 곳이었는데 믿고 먹었었다. 근데 먹고 나니 안이 안 익었더라. 그 유명한 집에서도 그런 실수를 하니까 이게 쉬운 음식이 아닌 것은 맞겠다.
근데 그 학생 사장님이 정말 꼼꼼하게 구워주셔서 먹어보고 싶었고 소스가 두가지였는데 그중 매콤한 맛으로 픽했다. 근데 여기서 약간 실수가 있었다. 매콤한 맛이 아니라 꽤 맵더라. 이때 빈속인 상태였는데 바로 매운맛이 들어가면 속이 살짝 놀랄 정도의 맵기였다. 그래서 이 부분은 잠시 멈춰두었고 다른 주문한 메뉴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주문한 모든 메뉴가 나왔다. 닭발을 주문하였고 아까 말했던 닭꼬치집 두 곳 중 나머지 한 곳에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였다. 이 주먹밥의 경우 닭발에서 세트로 주문한 메뉴다.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으로 야장 느낌 제대로 나는 춘천풍물시장 꼬꼬야시장에서의 식사 준비가 끝이 났다. 본격적으로 먹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가 이날 여기서 든 느낌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혹 춘천 다녀오신 분들 중에 비슷한 생각이 드신 분들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다.
일단 앞서 살짝 말했던 것처럼, 닭꼬치 주문을 했을 때 젊은 남자 사장님께서 세심하게 하나하나 잘 구워주셨다. 그리고 또 다른 닭꼬치집에서는 연기가 워낙 많이 나니까 사장님께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호흡기를 착용하시고 닭꼬리를 알맞게 구워주고 계시더라. 그리고 그 옆에 주문했던 닭발 가게의 경우 닭발을 다 구워준 뒤에 불맛을 살려주기 위해 토치로 닭발 하나하나씩 추가로 구워서 내어주시더라. 사실 뭐 가게마다 운영 방식이 각기 다르겠다. 뭐 이게 그리고 정확히 더 맛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없겠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 근데 이렇게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약간 소비자 입장에서 감동을 받았다. 솔직히 닭발의 경우 불맛을 내기 위해 토치로 누가 하나씩 구워주나. 빨리 판매하기 위해 후다닥 잘 구워주기만 하고 내보내지. 이게 효율적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아무튼 그런 모습을 보고 기분 좋은 감정이 들었다.
춘천이라는 도시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실 놀러올 때마다 기분 좋은 감정을 얻고 돌아간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살짝 말한 적이 있지만 사람들 자체가 아직 순수한 느낌이랄까. 사실 다 같은 어른끼리 뭐 순수하다 이런 표현이 안 맞긴 하겠다. 근데 어떤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아직 너무 상업적으로 안 변한 느낌이랄까. 이건 내가 서울에 살아서 더 극단적으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정이 남아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딜 가든 항상 기분이 좋다. 너무 친절하시고 인간적이시고 좋더라. 아쉬운 곳이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런 경험과 감정들이 나를 계속해서 춘천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 같다. 사실 서울에서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니다. 남양주 정도면 몰라도 춘천은 어느 정도 거리가 되는 도시다. 근데도 이렇게 빈번하게 찾는다는 것은 확실히 이 도시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 되겠다.
닭발 사장님께서 먹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별도 양념도 챙겨주셔서 이렇게 찍어 먹기도 하고 그랬다. 닭발의 경우 조금 덜 맵게 해달라고 요청드려서 맵지 않게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입맛에 딱 맞았고 닭발 자체의 식감이 살아있어서 오랜만에 실패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닭꼬치도 새로 받은 곳은 앞서 매운 닭꼬치를 받았었기 때문에 맵지 않은 기본 양념으로 픽했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호흡기기까지 착용하고 구워주신 사장님의 노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고루고루 잘 익어서 부드럽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꽂혀있는 파와 함께 먹어주면 식감도 살고 파 향도 느껴져서 꽤나 맛있었다. 이런 야시장의 매력은 또 가격을 무시 못하는데, 사실 서울에서 열리는 야시장은 가격이 오히려 가게들보다 더 비싸겠다. 근데 여기 꼬꼬야시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어서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퀄리티도 괜찮고.
마지막으로 떡볶이가 조리가 완료되었따고 해서 떡볶이 하나를 포장해 왔다. 이게 이날 먹은 모든 먹거리 메뉴다. 사실 2인이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다. 잘 먹는 사람들에겐 부족할 수 있겠지만 맥주와 함께 먹다 보니 포만감이 올라와서 금세 배가 차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살짝 추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조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근데 딱 이 정도 날씨가 부담 없이 야장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 시즌은 굉장히 짧고 빠르게 지나간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아쉬운 시즌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 춘천풍물시장 꼬꼬야시장도 10월 27일 일요일이 마지막이라고 하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또 이 기회에 춘천 안 가보신 분들은 가보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만약 맛집들이 궁금하시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기분 좋게 먹거리 잘 즐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