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냉면이 도대체 뭔지 너무 궁금해 방문해 본 인천 차이나타운 풍미
너무도 오랜만에 차이나타운을 방문했다. 여길 온 기억이 정말 한 10년도 더 된 것 같다. 실제로 따져보면 그 정돈 아니겠지만 정말 체감상 그렇게 느껴진다. 그때 친구 두 명과 함께 나 포함 세 명이서 왔었는데, 여기서 걷기도 하고 구경도 하고 식사를 하다가 근처에 어디였지, 그 아라뱃길인가 거기서 핫도그 사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것을 기억력이 좋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근데 내 생각엔 무언가를 잘 떠올린다는 것은 그냥 그때를 계속해서 복기했기 때문에 더 기억이 잘 나는 것 아닌가 싶다. 정말 기억력이 좋다는 것은 잊고 있었던 것을 누군가에 들었을 때 바로 생각이 나야 하는 것인데, 나의 경우 생각해 봤던 것을 더 잘 떠올리는 것이니까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렇게 오랜만에 이렇게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편하게 주차를 했다. 사실 공영주차장 이런 곳에 주차를 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차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간혹 주차 단속 안하는 날이라고 편하게 주차를 해도 된다고 오히려 사장님께서 말하기도 하는데 뭔가 그러면 그냥 불안하더라. 언제 차를 빼야 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뭔가 딱 주차 공간이 정확하게 있고 거기에 마음 편하게 주차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한 5분 정도 걸으면 이렇게 차이나타운으로 오게 된다. 여기도 나름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입구가 여러 개 있는 구조가 되겠다. 중앙을 중심으로 갈래길이 다양하게 있어서 딱히 어디가 입구라고 말할 순 없겠다. 다만 전체적으로 이런 중국 느낌이 나도록 꾸며져 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보면 되겠다 싶다.
이날의 경우 평일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마 피크 타임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다 안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일 수도 있겠고. 그래도 아예 한적한 느낌은 아니었다. 관광버스 등으로 관광객도 오고 그냥 가족 단위로 놀러오시는 사람들도 많고 그러더라. 신기했던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 그룹이 보였는데 여기까지 굳이 오나 싶더라. 우리도 패키지여행 같은 것을 해외에서 가면 한식당 같은 곳 가는 개념이랑 비슷한 건가? 근데 뜬금없이 든 생각인데 해외 어느 나라를 가든 웬만하면 차이나타운은 있다. 예전에 호주에서 놀러 가봤던 기억이 난다. 근데 한인타운이나 코리아타운 이런 곳도 있나? 한인타운은 나름 들어본 것 같긴 한데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영국이든 싱가포르를 가든 차이나타운은 항상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살짝 주변을 둘러보다가 슬슬 땀이 나기 시작했다. 여기 나름 경사가 있는 편이라 전체를 둘러보려고 돌아다니면 은근 좀 힘든 느낌이 있는 곳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선선하면 괜찮겠지만 이날의 경우 살짝 더운 날씨였다. 이때는 배가 너무 불러서 산책을 하면서 조금 소화라도 시키자는 마인드로 둘러본 것이었는데 마지막엔 결국 더워서 안으로 들어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왔던 차이나타운이지만 그래도 나름 즐겨찾기 해둔 곳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 즐겨찾기를 한 곳 중 한 가게에 도착했는데, 영업 마감을 하셨더라. 어쩐지 거기 아까 걸어다니면서 구경할 때 웨이팅이 있더라. 나도 분명히 어디서 보고 즐겨찾기를 해둔 것일 텐데 저 사람들도 그렇게 방문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여긴 차이나타운이기 때문에 어딜 가든 기본 이상은 하겠지 하면서 그냥 걸어 다니면서 괜찮아 보이는 곳에 들어가자 싶었다.
그렇게 8년 연속 블루리본 수상한 풍미라는 중국집에 도착했다. 여기서 참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 딱 매장에 남성 한분 혼자만 식사를 즐기고 계셨다. 근데 사장님과 인연이 있으신지 대화도 나누고 그러시더라. 그래서 우리는 메뉴를 주문하면서 '좀 한적하네?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정확히 메뉴가 나오고 난 뒤에 무슨 몰래카메라 마냥 사람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라. 정말 한두 팀도 아니고 한 4~5팀이 연속으로 들어왔다. 신기한 것은 그들도 일행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고 해서 무슨 관광팀이냐 싶었는데 그도 아니었다. 구성이 그럴 수가 없는 구성이었다. 그래서 순간 정말 무슨 몰래카메라인가 했다. 한적해서 조용히 먹고 나가야겠다 싶었는데 우르르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와 나름 시끌벅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원래 조용한 것을 좋아하지만 이날은 뭔가 이런 감성이 더 좋긴 했다.
우리가 이날 풍미에서 주문한 메뉴는 유니짜장 하나와 군만두 그리고 중국식 냉면 하나를 주문했다. 사실 내가 이날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이 중국식 냉면때문이었다. 요즘은 인기가 많이 식은 맛있는 녀석들 프로그램에서 그들이 중국식 냉면을 먹는데 꽤나 맛있게 먹더라. 일반 우리가 먹던 냉면과 다른 점은 중국식 냉면의 경우 땅콩 소스 베이스라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땅콩 소스가 한 덩이 들어가 있는데 먹기 전에 그것을 국물에 잘 풀어주면 되겠다. 그래서 저게 도대체 무슨 맛일까 하면서 궁금해서 먹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직접 와보게 된 것이다. 물론 근처에 파는 곳도 있긴 하겠지만 뭔가 정통으로 먹고 싶었나 보다. 주문 후 음식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나왔고 후다닥 비벼준 뒤에 바로 먹기 시작했다. 일단 중국식 냉면의 경우 우리 살얼음 냉면과 다르게 통 얼음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릇에 꽉 차게 들어있어서 비비면서 국물이 넘쳐 흘렀다.
그럼 후기를 남겨볼까. 사실 이날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름 소화가 될 줄 알았는데 점심을 너무 과하게 먹었는지 소화가 되지 않더라. 만약 차이나타운 방문이 아니었으면 안 먹고 돌아갔을 것이다. 근데 거의 10년 만에 방문한 곳인데 아무것도 안 먹고 돌아가기가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들려 먹은 것인데, 일단 개인적으로 유니짜장은 맛있었다. 가성비도 괜찮은 느낌이었고. 내가 왜 맛있냐고 느꼈냐면 불맛이 느껴지더라. 아마 배고픈 상태였으면 불맛 때문에 느끼하지 않게 후루룩 금세 먹었을 것 같다. 그리고 군만두의 경우 직접 빚은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기성품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보니 평범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기대가 컸던 중국 냉면, 확실히 어색한 느낌은 들었다. 맛이 어색할 경우 둘 중 하나다. 먹자마자 너무 맛있어서 새로운 세상처럼 느껴지거나 아니면 어색하게 느껴져서 다시 원래 먹던 것을 찾거나. 이날의 경우 후자가 더 떠올랐다. 아마 근데 이건 입맛 문제라 생각한다. 만약 안 드셔보신 분들 있으면 이 중국 냉면 한 번 드셔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경험 차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