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드는 번과 소고기 100%로 만든 수제 패티, 그리고 강원도산 감자로 만든 감자튀김까지!
오늘 소개할 가게는 정말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차를 타고 이동 중에 어느 카페에서 햄버거를 판다는 간판을 보았다. 그래서 카페에서 어떻게 햄버거를 팔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거기가 엄청난 맛집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한 번 가봤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또 가보고 싶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이따 저녁으로 그럼 저기 가서 햄버거를 먹자고 했다. 원래 축제 같은 곳을 방문하여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그 부분을 바로 대체하였다. 사실 길거리 음식의 경우 특색이 있긴 힘들고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있는데 여기 햄버거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으니 더 희소성이 있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여기 라모스버거라는 곳에 오게 되었다. 근데 여기서 웃긴 해프닝이 있었다. 내가 말한 카페가 아니고 바로 그 뒤에 이 춘천 맛집이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간판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오게 되었는데 그 집이 아니라 정말 진짜 수제버거 맛집을 오게 된 것.
우연히 오게 되었지만 그 간판이 아니었으면 이런 곳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을 것이기 때문에 다행이다 싶었다. 피크 타임이 아니었지만 살짝의 웨이팅이 있어서 한 20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사실 서울이었으면 1~2시간 기다렸을텐데 춘천이어서 웨이팅이 있어도 2~30분이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좋은 것 같다. 요즘 타지에 놀러 가는 일이 생기면 굳이 서울에서 그렇게 지낼 이유가 있나 싶다. 일단 교통 체증부터 비교가 안되고 맛집 대기 시간도 그렇고. 오히려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쓰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돈이 많아 시간을 사야 하는 도시가 또 서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서울에서만 지내서 그런지 음식 자체도 이런 타 도시에 가서 먹을 때 더 맛있는 것 같다. 일단 가성비도 훨씬 좋고 똑같은 백반을 먹더라도 그 퀄리티가 다른 느낌이랄까. 근데 이건 내가 서울에서만 지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반대로 서울로 놀러 올라오는 사람들의 경우 서울 맛집들을 굉장히 좋아하더라. 그리고 맛있어 하기도 하고. 근데 잘 모르겠다. 일단 그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웨이팅이나 교통에 대한 불만은 이야기하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 지역 맛집은 동네가 더 맛있다고 알려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서울의 맛집들은 종류가 다 달라고 그 공통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지는 느낌들이 있다. 이게 뭐라고 표현 못하겠는데 그게 김치찌개든 삼겹살이든 파스타든 각자 음식점마다 분명히 다른 컨셉과 다른 재료인데 그 비슷하게 느껴지는 결이 있다. 그래서 딱히 뭐가 특별하게 다르다고 느끼기 힘들다 생각한다. 근데 확실히 양식이나 디저트 종류는 서울이 압도적으로 퀄리티가 괜찮다. 근데 한식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다른 도시들이 훨씬 더 가성비나 퀄리티가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맛집도 더 많은 것 같고. 아무튼 말이 잠시 샜는데, 하고 싶은 말은 서울에서 맛집 가는 것보다 요즘은 다른 도시들에서 맛집 찾는 것이 더 즐겁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춘천 라모스버거의 경우 1969년부터 운영한 대한민국 최초의 수제버거 가게라고 한다. 현재 3대째 운영 중이며 춘천에 사는 현지인들은 꼭 들려보는 가게라고 한다. 실제로 나는 웨이팅 2~30분 정도 기다렸지만, 다 먹고 나온 뒤에 내가 기다렸을 때보다 3배가 넘는 웨이팅 인원들이 있었다. 저녁임에도 인기가 많은 가게였다. 사실 점심에 사람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의 경우 방송 3사에 다 출연했고 나름 맛집 투어를 다니는 케이블 방송에도 다수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가 미군 부대에서 빵을 굽는 베이커부터 시작해 총괄 셰프가 되었고, 부대를 그만두고 나와 차린 것이 지금의 라모스버거라고. 그리고 다른 곳처럼 말로만 수제버거가 아니라 여기는 번부터 패티까지 다 직접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감자튀김부터 여기 시그니처 중 하나인 어니언링까지 다 수제라고.
이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여기에 내가 꽂힌 이유는 어니언링때문이었다. 이전에도 잠깐 말한 적이 있는데 원래 이번 8~9월에 제주도를 갈까 했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가장 꽂힌 부분은 방문하고 싶었던 수제버거집이 있어서였다. 거기서 어니언링을 파는데 굉장히 바삭하고 맛있어 보였다. 온전히 거기 때문은 아니었지만 아마 여행 지분이 50% 이상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딱 한 번만 보고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 기간이 꽤 오래됐었기 때문에. 근데 그와 비슷한 어니언링을 여기서 판매하고 있었고 대체재 느낌으로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오게 되었고 빨리 먹고 싶었다. 햄버거가 아니라 어니언링으로 주객전도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어니언링, 미니 샐러드, 피쉬앤칩스, 바닐라 쉐이크, 탄산, 햄버거까지 해서 총 46,300원이 나왔다.
저렴하다고 말하긴 힘든 금액있지만 저녁 2인 기준으로 나름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가게는 너무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메뉴 주문 후 나름 적당한 시간이 걸려서 나왔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음식이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순서대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사실 뭐 배고픈 입장에서 상관이 없긴 한데 요즘처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은 입장에선 자연적인 홍보를 위해 한번에 나오는 것이 여러모로 좋긴 하겠다. 근데 여기 1969년 대한민국 최초의 수제버거 3대째 운영 중인 라모스버거의 경우 그런 홍보는 필요 없이 이미 알아서 잘 되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수제버거가 마지막 즈음에 나왔고 어니언링이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 감자튀김은 안 먹을 수 있어도 여기서 어니언링은 필수 주문처럼 보였다. 사실 애초에 이렇게 파는 가게들이 많이 없긴 하다. 서울에서도 수제버거 맛집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다도 잘 보지 못했다.
이날 솔직히 다 너무 맛있었다. 일단 어니언링은 말할 것도 없겠다. 재료 자체가 워낙 심플하기 때문에 특별하다까진 아니지만 너무 맛있었다. 바삭함부터 해서 일단 다른 곳에서 못 먹어봤으니 여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느낌도 좋았고. 그리고 감자튀김도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피시앤칩스 너무 좋았다. 다들 음식이 맛없다는 영국에서도 피시앤칩스로 너무 잘 즐기고 돌아왔다. 수제버거도 번도 부드럽고 재료끼리 합도 좋고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다만 이렇게 다양한 종류를 시켜서 먹을 경우에는 햄버거를 하나만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좋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양이 있어서 이게 딱 맞다. 샐러드도 맛있었다. 다만 쉐이크가 너무 아쉬웠다. 감자튀김에 찍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위에 휘핑크림이 올라가져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휘핑크림을 안 좋아해서 빼달라고 할까 싶다가도 처음 온 곳이라 그냥 주는 대로 먹어봤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다음에 아마 휘핑크림을 무조건 빼서 달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끝까지 남김 없이 다 먹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것이 있어서 포장해서 돌아왔다. 워낙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웬만한 것은 셀프 포장으로 진행되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춘천이지만 확실히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응대 부분이 깔끔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여기 라모스버거의 경우 체계가 잡혀있었는데 앞으로 소개할 다른 가게 몇몇의 경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근데 그게 이상한 것이 아니라 그럴 정도로 장사가 다 잘 되더라. 그래서 춘천 도시의 소비력이 꽤나 높게 느껴졌다. 다른 도시들을 가면 사실 막 이런 에너지까진 잘 못 느꼈는데 춘천은 도로의 차들부터해서 뭔가 활력이 도는 느낌이 있었다. 군부대들도 있어서 그랬나? 아무튼 이제서야 알아가는 춘천인데 꽤나 매력이 있다 생각한다. 오늘 소개할 라모스버거 역시 다음에 또 재방문할 예정인데 그때 감자튀김과 어니언링은 무조건 필수로 가져가고 뭘 먹을지 고민해 봐야겠다. 대한민국 최초의 수제버거 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꼭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