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빵지순례 필수코스 자유빵집
요즘 디저트에 대한 의욕이 줄어들고 있지만 입맛이 없을 때 달달한 것만큼 잘 들어가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이번에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 정말 입맛도 없고 뭘 먹고 싶지도 않았다. 아예 배고픔을 못 느끼면 모르겠는데 배고픈데 뭔가 한입 들어가자마자 먹기 싫은 기분이 들더라. 근데 이때 뭐라도 먹어야 더 빨리 나을 것 같았고, 실제로 먹기도 해야 했고. 그래서 그나마 먹은 것들이 달달한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과일이겠다. 사실 태어나서 먹어본 사과 중에 이때 먹었던 사과가 제일 맛있었다. 뭐 특별한 사과도 아니었는데 아침에 먹으니 시원한 사과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 사과를 시작으로 메론도 먹고 아무튼 과일만으로 버텼던 것 같다. 복숭아도 생전 안 먹는데 그때 많이 먹고. 그나마 과일 덕분에 체중 손실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최악의 입맛 시기가 지나고 그래도 이제 뭔가 먹을만하긴 해졌다. 입맛이 100%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나아졌다. 여전히 음식 같은 것을 먹을 때 먹기 전에는 괜찮으나 막상 입에 들어가면 식욕이 떨어졌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저절로 이렇게 되면 다이어트 정말 쉽겠다 싶을 정도였다. 이때 찾은게 바로 디저트였다. 사실 최근에 디저트 분야에 좀 소홀했다. 빠진 뒤로 맛집 투어에 밀릴 정도로 열심히 즐겼는데 이젠 웬만한 것은 먹어봤겠다 싶었고 사실 새로울 것이 딱히 없었다. 예를 들어 서울에는 개인적으로 식당 맛집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서울이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뭔가 그 결이 비슷한 느낌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오리지널인데 서울에선 그런 느낌을 구현하는 가게들이 많이 없다.
근데 이런 느낌을 쉽게 찾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지방에 가는 것이다. 서울 근교도 안되고 강원도면 강원도, 아무튼 서울을 좀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 웬만한 그 지역 맛집을 가면 거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 같은 특색이 있다.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 근데 이건 정답은 아닌 것 같고 나만 유독 더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서 함부로 말씀은 못 드리겠다. 아무튼 서울에서 유명한 곳을 가더라도 그 결이 비슷해서 사실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 든다. 요즘은. 근데 디저트의 경우에는 지방을 가는 것보다 확실히 서울이 더 맛있는 곳도 많고 실제로 더 맛있기도 하고 그렇더라. 지역의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에 가도 서울과 비교할 수 없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베이커리에 소홀해졌는데 이 아플 때는 또 달달한 베이커리만한 것이 없더라.
그리고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지방이든 서울이든 상관 없이 이것만 보면 무조건 가도 된다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르꼬르동블루 출신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도 된다. 장소나 지역, 컨셉 다 상관없다. 그냥 믿고 가면 된다. 사실 다른 자격증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른다. 근데 이 르꼬르동블루 자격증은 인정한다.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빵집들이 있는데 그곳들이 다 르꼬르동블루 출신 쉐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였다. 짧게 다니던 회사 근처에 오전이면 다 품절이 되는 구움과자 전문 가게 역시 르꼬르동블루 출신이셨고, 친구와 강화도에 놀러 갔었는데 별생각 없이 갔다가 소금빵이 너무 특이하길래 먹을 때만 하더라도 특이하다, 신기하다 이러면서 먹었다. 맛있음은 물론이고. 근데 나오면서 보니 르꼬르동블루 출신이더라. 사실 그렇게 신박한 소금빵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바게트 느낌처럼.
그래서 이 자격증만 있다고 하면 믿고 가면 된다. 그래서 어는 날은 르꼬르동블루 출신이 운영하는 곳만 모아져 있는 곳이 없나 싶었다. 그곳들만 정말 빵지순례 하듯이 돌아다니고 싶어서. 근데 그런 것은 따로 없더라. 이게 무슨 단체들이 모여서 직영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자격증을 따고 다 개개인이 창업하거나 그러시는 것이니까 관리 자체가 할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정말 발품 팔아 다녀야 그나마 정보를 취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 포스팅을 보고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출신이 운영하는 가게들만 모아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만약 그런 것을 발견하게 되면 정말 당분간은 거기들만 다니느라 바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이 자격증 취득하신 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같은 메뉴라고 하더라도 다름이 있다. 그게 정말 쉽지 않다. 사실 뭐 하나 유행하면 다 따라 하기 바쁘니까.
따라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일반적인 것에서 변형을 주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 부분은 정말 고수의 영역인데 이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그 다름을 매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곳인데 개인적으로 인정하는 브런치 가게가 하나 있었다. 디저트 전문점은 아니고 샌드위치와 파스타를 메인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거기 사장님도 르꼬르동블루 출신이셨다. 먹으면서 '와 이 가게가 번화가에 있었으면 이거 웨이팅 하면서 먹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근데 실제로 사장님께서도 그런 것을 아셨지만 그냥 집에 있기 적적하셔서 소소하게 운영해보고 싶으시다 하셔서 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 같은 소비자의 경우 뭔가 나만 아는 맛집처럼 종종 방문하곤 했다. 먹고 너무 맛있어서 혼자 또 가서 먹기도 했으니까.
아무튼 여기 춘천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빵지순례 필수코스 자유빵집 강력하게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춘천 사람들의 경우 여기 빵 사진만 봐도 딱 아시더라. 그럴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나의 경우 1호점이 아닌 조금 좁은 2호점으로 방문했다. 가게 앞에 별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여기 없더라도 뒤쪽 주택가에 주차를 하면 된다고 한다. 근데 나처럼 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게 포장을 해가셨다. 홀 자체가 넓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탁 트인 창문으로 조용하게 시간 보내면서 즐기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이때 입맛이 많이 없어서 다양하게 많이 못 먹긴 했지만 확실히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다. 입맛이 없을 때도 맛있었으니 입맛이 도는 요즘 가면 또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하다. 앞으로 춘천 갈 일이 조금 많아질 것 같은데 조만간 또 가봐야겠다. 오랜만에 베이커리 맛있게 잘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