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순대국밥 좋아하는 사람들은 필수로 방문해야 하는 춘천 조부자 매운순대가 명동 본점
순대국밥의 세상은 정말 넓고 무궁무진한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 빠져들게 되면서 김해에 있는 순대국집을 제이리 원탑으로 꼽았다. 온전히 순대국만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같이 나오는 수육이라든가 서비스 등을 포함해서 선정한 것이긴 한데 아무튼 그냥 구성도 그렇고 거기가 제일 좋았었다. 그 뒤로 여러 곳을 갔었는데 거기만한 곳이 없기도 했다. 근데 최근에 이런 생각을 깨게 만든 곳이 있다. 물론 이 깨게 만든 곳들 역시 너무나도 유명한 맛집이긴 했다. 그래서 내가 그 김해 순대국집을 좋아하듯이 누군가는 이 깨게 만든 곳들을 원탑으로 꼽았을 것이다. 다만 나의 이러한 인식이 쉽게 깨지진 않는다. 웨이팅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 곳들을 가긴 해도 역시 김해 거기가 최고구나 싶었으니까. 근데 오늘은 이런 인식을 깨준 한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곳을 나만 좋아한 것은 아니였던 것 같고, 춘천 현지인 순대국밥 맛집 투표를 했는데 1위로 선정된 곳이라고 한다. 그니까 현지인들도 인정한 맛집이라는 것이 되겠다. 사실 나와 같은 외지인의 경우 이런 곳을 방문하기 쉽지 않은데 우연치 않게 이렇게 또 오게 되었다. 그리고 또 의도치 않게 분점이 아닌 여기 조부자 매운순대가 명동 본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검색을 해보면 여러 곳에 꽤나 지점이 많은데 딱 본점에 오다니. 역시 신기했던 것이 날이 더워 길거리엔 사람도 없고 한산한데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놀랐다. 사실 뭔가 대낮이기도 하고 날이 더운데 뜨거운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나름 매장 규모가 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꽉 차서 신기했다. 웨이팅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빠지면 바로 금세 채워지고 그러더라. 인기는 확실히 많은 곳이었다.
앞서 김해 나만의 맛집을 이긴 순대국 집이 두 곳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근데 사실 이 두 곳 모두 얼큰한 순대국을 별도로 판매하는 곳이다. 나의 경우 매운맛을 잘 못 즐기기 때문에 기본을 먹는 편인데 또 선정된 곳이 매콤한, 얼큰한 순대국을 별도로 판매하는 곳이라니. 사실 순대국밥 집 중에 얼큰한 맛을 별도로 판매하는 곳은 많이 없다. 뭐 손님 기호에 맞게 다대기 정도만 넣어서 조절하는 것이지 별도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은 많이 못 봤다. 근데 딱 선정한 곳이 이 두 곳이라니. 신기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얼큰한 맛이나 그런 것을 즐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니면 그 집들이 확실히 이 순대국밥에 내공이 있어서 얼큰한 맛까지 만들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내막은 잘 모르겠다. 그냥 먹기만 하는 소비자니까 말이다. 아무튼 이날도 매운맛이 아닌 덜 매운맛을 픽해서 먹었다. 기본도 맵다고 하여 그건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근데 먹다 보니 덜 매운맛도 기본적으로 매콤하더라. 사실 뭐 뜨거운 음식을 먹는다거나 그럴 때 땀이 잘 안 나는 편이다. 근데 유독 이상하게 좀 맵다 느껴지면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더라. 더워도 땀이 잘 안 나는 편인데 매운맛만 느껴지면 언제부턴가 땀이 그렇게 잘 난다. 그래서 밖에서 매운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하고 그 기분을 잘 안 즐기는 것도 맞지만 뭔가 땀이 나는 것이 싫다. 옷도 불편해지고. 그렇다고 해서 여기 춘천 현지인 순대국밥 투표 1위한 조부자 매운순대가 명동 본점이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앞서 원탑으로 꼽은 김해 순대국밥집을 잠시 잊은 것이 빈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먹으면서 든 생각이, 이 얼큰한 매운 국밥 스타일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의 경우 땀이 뻘뻘 쏟아져도 너무 맛있게, 개운하게 잘 먹더라. 아마 그 친구 여기 데려왔으면 엄청 반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처음에 순대나 수육 같은 것을 시키려고 하다가 말은 이유 중 하나가 여기 내용물이 실하다는 것이었다. 같이 온 일행의 경우 나보다 잘 먹는 사람이었는데 내가 살짝 운을 띄우자 국밥만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여 바로 꼬리를 내렸다. 왜냐하면 나의 경우 하루 중 일어나마자 먹는 첫끼를 가장 못 먹는 편이다. 일단 뭔가 첫 끼니는 잘 안 들어가더라. 허기짐은 비슷하지만 금세 배가 차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날 배고픈 상태에서 식탐이 생겨 수육 욕심이 나긴 했지만 어차피 국밥도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그렇게 국밥만 주문 후 기다린 뒤에 나오자마자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른 순대국밥 집들과 비슷하게 주문 후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메뉴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들깨가루부터해서 많은 양념들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별도 간을 하지 않고 바로 먹어주면 되었다. 다만 새우젓이 실하게 있어서 안 넣을 수가 없었다.
사실 먹기 전부터 새우젓을 보자마자 여기 맛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대다수의 새우젓을 내주는 가게들을 보면 새우젓 크기가 매우 작다. 근데 이 새우젓 크기가 큰 가게들의 경우 맛집이 맞더라. 김해 그 국밥집도 새우젓 크기가 큰 편이다. 근데 여기 조부자 매운순대가 명동 본점 새우젓도 사이즈가 확실히 크다. 보면 아실 것이다. 기존에 드셔보신 것들과 사이즈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이 새우젓으로 나만의 맛집 판단을 하곤 하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그 판단이 적중했다. 테이블마다 이렇게 청양고추까지 같이 주는데 개인적으로 매운맛 못 드시면 안 넣으시는 것이 좋겠다. 처음에 호기롭게 넣었다가 몇 입 먹고 골라먹었다. 그냥 처음부터 편하게 먹었으면 되는데. 숟가락으로 열심히 먹어도 건더기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고 부추랑 여러 살코기 종류와 함께 열심히 식사를 즐겼다. 아마 이 가게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