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찾기 힘든, 옛날 스타일 그대로 튀겨지는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
오늘 소개할 곳은 예전에 친구와 우연히 방문했었던 곳이다. 원래 여기가 아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집을 가려고 했었는데 이날 여러모로 좀 귀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차를 하고 걸어서 15분 정도 갔어야 했는데 비가 왔었나, 날이 더웠었나 그랬을 것이다. 평소의 나라면 무조건 가기로 했던 곳을 가야 하는 편인데 그날따라 그 정도의 열정은 아니었다. 친구의 경우 사실 어딜 가든 괜찮아하는 편이었고. 그렇게 그날 원래 가려던 곳이 아닌 근처에 갈만한 곳을 찾게 되었고, 원래 가려던 곳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오늘 소개할 매장이 있었다. 그래서 여길 가보자 싶었다. 리뷰나 그런 것도 나쁘지 않았고, 뭔가 오히려 더 맛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막 유명한 그런 프랜차이즈 같은 곳이 아니니까. 그렇게 처음 매장에 도착했는데 여러모로 나쁘지 않았다.
그때도 치킨을 먹었었는데 사실 갓 튀겨져 나오자마자 먹는 것이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맛있게 먹었고 무엇보다 떡꼬치 메뉴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떡꼬치에 꽂힌지 몇 년이 지났는데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그동안 잘 먹지 못했었다. 근데 여기서 판매하고 있어서 이날도 먹고 실제로 이 이후에 떡꼬치만 포장해서 먹기도 하고 그랬었다. 근데 먹다 보니 살짝 아쉬운 것은 이 떡꼬치 양념이 별도 소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떡볶이 집에서 판매하는 그런 떡꼬치 느낌이 아니라, 양념치킨 소스와 비슷하게 사용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특유의 떡꼬치 맛이 안 느껴져서 아쉽긴 했는데 대체재로는 충분했다. 애초에 판매하는 곳들이 많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먹다 보니 제대로 판매하는 곳에서 먹어보고 싶긴 하다. 오랜만에.
아무튼 그렇게 좋은 기억이 있는 가게였고, 이날 이렇게 오랜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원래 포장을 해와서 혼자 먹을까 하다가 여러모로 오프라인에서 그냥 후딱 먹고 오고 싶어서 어머니와 함께 이렇게 찾게 되었다. 떡꼬치 하나 주문하였고, 양념 반 후라이드 반 하나를 주문하였다. 떡꼬치의 경우 가격은 훌륭한데 이렇게 양도 2개를 주신다. 사실 다른 곳에 가면 하나 가격인데 여기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오는 동네 단골들이니만큼 부족하지 않도록 이렇게 챙겨 주시는 것 같다. 떡꼬치 역시 갓 튀겨져 나오기 때문에 뜨끈뜨끈 맛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치킨을 드신다고 안 드신다고 하여 나 혼자 다 먹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 떡볶이 종류를 안 좋아하신다고. 생각해 보면 떡볶이, 순대, 튀김과 같은 분식 종류를 먹을 때 주로 튀김 종류를 드시긴 했다. 그래도 아예 안 드실 줄은 몰랐다.
그렇게 떡꼬치를 먹고 있을 때쯤, 주문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이 나왔다. 샐러드도 있고 튀김 상태도 그렇고 딱 내가 원하는 옛날통닭 스타일이다. 튀김 옷도 매우 얇아서 요즘처럼 막 구름 모양의 껍질을 하고 있거나 그렇진 않다. 한입 베어 물면 바로 속살이 드러나는, 얇은 두께의 튀김옷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화려한 비주얼보다 이렇게 심플한 비주얼들이 좋다. 사실 여기 마늘통닭도 있고 그래서 그런 맛을 먹어볼까 싶기도 했는데, 뭔가 반반을 먹고 싶었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섭기도 하고 또 심플한 맛이 또 매력적이기도 하니까. 안 물리고. 아무튼 그렇게 떡꼬치로 1차전을 끝내고, 양반후반으로 2차전을 달리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생맥주 한잔을 하고 싶었을 텐데 이날 약을 먹고 있어서 따로 맥주는 마시지 않고 탄산음료로 대체를 하였다. 오란씨 파인애플 맛 굉장히 오랜만에 먹는데 맛있었다.
너무 뜨거워 손이 아닌 집게를 이용해서 먹었다. 그래도 젓가락보다 확실히 집게로 먹는 것이 편하긴 하다. 샐러드로 입가심을 해주고 바삭바삭한 튀김을 먹었다. 여기 호프집의 경우 사실 막 치킨집으로 분류가 되어있진 않다. 치킨은 여기서 판매하는 메뉴 중 하나다. 근데 여기 오면 다들 치킨 한마리는 시켜 놓고 시작하신다. 거의 치킨집이라고 봐도 되겠다. 나 역시 처음에 치킨을 먹기 위해 여길 온 것이고. 그니까 치킨 자체가 맛이 괜찮다 보니까, 그로 인해 단골손님들이 생겨났고 그 손님들이 올 때마다 치킨을 드시니까 뭔가 일반 호프집이 치킨집처럼 되어버린 것 같다. 그니까 확실히 맛 자체는 괜찮다고 볼 수 있겠다. 만약 일반적인 맛이었으면 이렇게 치킨으로 유명해지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만큼 닭부터 해서 튀기는 방법까지 나름 신경 쓰시면서 내어주시는 것 같다.
치킨무도 있고 사실 여느 치킨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먹다 보면서 확실히 요즘 유명한 프랜차이즈들과 비교되는 차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염지 부분. 요즘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염지가 굉장히 잘 되어있다. 그래서 어느 곳을 가면 후라이드만 먹었을 뿐인데 간이 세다는 사람도 있고 짜다는 사람도 있겠다. 또 반대로 후라이드 자체만 먹어도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고. 근데 여기 동네 호프집의 경우 염지가 그렇게 강하게 되어있지 않다. 먹다 보면 안에 염지가 되어있긴 한데 그 간 자체가 세지 않다. 그래서 닭만 먹을 경우 좀 심심하다는 맛을 느끼실 수도 있겠다. 근데 이렇게 소금이나 양념치킨소스가 충분히 제공되니까 그때그때 찍어 먹으면 그를 상쇄할 수 있겠다. 물론 그 담백한 닭 맛 자체를 즐기실 경우에는 그럴 필요가 없겠고. 나의 경우 좀 심심하긴 했다.
다시 봐도 정말 잘 튀겨졌다. 기름도 깨끗한지 이렇게 황금빛을 띄고 있다. 그리고 배달이 아닌, 튀겨지자마자 먹게 되니까 확실히 더 바삭하고 뜨겁고 맛있었다. 역시 튀긴 음식은 배달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먹어야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속살도 부드럽고 촉촉하게 잘 익었고 여러모로 맛있게 먹었던 한 끼였다. 사실 생맥주를 오랜만에 마시면 좋았을 텐데 뭐 그건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싶다. 아무튼 안주 메뉴 중 하나인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나를 포함 여기 방문하는 사람들이 치킨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호프집인 모티에서 이렇게 오랜만에 닭을 열심히 뜯었다. 무심하게 올라와있는 케찹 양배추 샐러드도 좋았고 한입 먹을 때마다 소스 듬뿍 찍어서 한입 꽉 차게 먹을 수 있는 부분도 좋았다. 요즘은 찾기 힘든 옛날 통닭 스타일 그대로인 이 가게를 아마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