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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튀김덮밥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몇 없는 텐동 전문점 텐노아지

디프_ 2024. 8. 20. 20:55
아는 사람들만 아는 강서구 텐동 맛집 텐노아지

 

 

평소 자주 지나다니던 길도 목적이 있는 상태에서 돌아다니면 또 다르게 보인다. 대표적으로 걸어 다니던 길과 차 안에서 보는 길은 같은 길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다르게 느껴지더라. 특히 초보 운전 상태일 때 심한데 뻔히 아는 길이 새롭게 느껴져서 신기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도 사실 예전에 많이 지나다니던 곳이다. 요즘은 이쪽으로 올 일이 없어서 별로 안 오긴 하는데 예전엔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생각해 보면 그때는 정말 밖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 피곤해했었나? 만약 지금 그렇게 돌아다니라고 한다면 아마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근데 생각해 보니 그래서 꼭 낮잠을 잤던 것 같기도 하고. 원래 체력적으로 막 엄청 좋은 편은 아니니까. 아무튼 이날 이쪽에서 볼 일이 있었고, 일을 해결하고 잠시 시간이 남았다. 그러니까 내가 맡긴 일을 처리할 동안 근처에 있어야 했고 그동안 그럼 식사를 하자 싶었다. 그래서 뭘 먹을지 사전에 검색을 해봤다.

 

근데 막상 검색해 보니 딱히 눈에 들어오는 가게들이 없었다. 아마 내가 뭘 먹고 싶은지가 정확하지 않아서 더 그런 것이겠다. 그래서 검색을 금세 멈추었다. 그리고 그냥 어차피 급하지 않으니까 둘러보면서 결정하자 싶었다. 날이 더워서 어차피 멀리 못 나갈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근처에 식당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뭐라도 있겠지 싶었다. 그렇게 볼 일을 맡긴 뒤에 식사를 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근데 갈만한 곳을 찾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거의 바로 찾았던 것 같다. 내가 일을 보는 곳 바로 옆에 오늘 소개할 식당이 있었다. 텐동을 판매하는 전문점인데 과거에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나는 이날 처음 가보는 것이었다. 근데 여기 간다고 말을 하니 주변에서 가본 적 있다고, 거기 괜찮다고 뭐 이런 식으로 말을 해주더라. 이날 딱 뭔가 감성에 맞는 메뉴여서 나에겐 반응이 별로였다고 하더라도 아마 여길 택했을 것이다.

 

뭔가 아무거나 대충 먹긴 싫었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다. 평소라면 백반집 같은 곳도 좋아했겠지만, 이날은 뭔가 백반집은 당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햄버거 같은 것을 먹으면 속이 불편할 것 같아 그렇게 당기지 않았다. 근데 딱 여기 텐동 전문점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가격은 평소 먹는 기준보다 조금 높긴 하지만 이날의 니즈에 부합했다. 그렇게 매장 안으로 들어왔고 넓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텐동 메뉴 전체적으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 시그니처로 보이는 아지텐동을 주문했다. 가격 차이가 다른 메뉴들과 1~2천원 밖에 나지 않아 나에겐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처음 가보는 가게의 경우 시그니처를 먹어봐야 다음에 또 올지 말지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그니처라고 함은 그 가게 대표 메뉴일 텐데 그게 가성비가 훌륭하든 맛이 좋든 뭐든 대표인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게 별로면 또 다른 것들은 굳이 맛을 볼 필요가 없는 것이겠고.

 

일본식 튀김덮밥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몇 없는 텐동 전문점 텐노아지. 아무래도 주문 후 갓 튀겨야 하다 보니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나에겐 이날 여유 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급하게 먹을 필요는 없어서 천천히 기분 좋게 기다릴 수 있었다. 밑반찬의 경우 셀프로 제공되고 있었는데 음식이 나오면 먹을 수 있는 만큼 편하게 가져오면 됐다. 여기 텐노아지 텐동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튀김은 앞 접시에 덜어 놓으세요. 온천 계란을 밥에 비벼 주시고, 깻잎튀김이나 김 튀김은 밥에 뿌셔서 드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김 튀김은 아지텐동에만 제공.' 역시 시그니처 메뉴를 먹길 잘했다. 김 튀김은 여기에만 나오는구나. 사실 평소에 김을 그렇게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안내해 주신 그대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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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런 반숙 계란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사실 대다수가 이 반숙 계란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뭐 면 요리를 먹거나 밥을 비벼 먹을 때도 이렇게 반숙을 터트려서 노른자가 흘러내는 비쥬얼을 보고 다들 감탄하시고 그러더라. 근데 개인적으로 그 특유의 계란 비린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종종 느껴질 때가 있어서 반숙보다는 완숙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만 그런가? 혹시 이렇게 반숙보다는 완숙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좋겠다. 나를 제외한 대부분이 반숙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 가끔 숨길 때가 있다. 물론 둘 다 잘 먹는 편이긴 하다. 브런치 같은 것을 먹을 때 대부분 반숙이니까 막 못 먹는 그런 느낌은 아닌데 선택할 수 있다면 굳이 반숙보다는 완숙인 정도다. 근데 이날은 내가 처음 오는 가게이기도 하고, 여기서 먹는 방법을 친히 알려주셔서 그대로 따라 해봤다.

 

사실 처음에 이 반숙을 섞을까 말까 고민했다. 예전에 파스타 집에 갔었는데 계란 노른자가 이렇게 섞어서 먹는 구조여서 섞을지 말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조금만 덜어서 섞어 먹었었는데 역시나 노른자를 섞지 않은 것이 더 맛있었다. 근데 이날은 그때와 다르게 밥 양이 많은 편도 아니고 조금만 덜어서 비비기도 뭐해서, 그냥 맛있겠지 하면서 전체를 이렇게 비볐었다. 근데 여기서 좀 반전이 있었다. 다른 곳들과 다르게 노른자를 다 비볐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더라. 그 특유의 노른자 향이 강하게 나는 것이 아니라 소스와 어우러져 정말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났다. 아마 내가 이 특유의 소스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노른자 향이 강하게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잘 맛을 나타냈다. 아마 이런 양적인 부분도 다 신경을 쓰셨을 텐데 확실히 여기 아는 사람들만 아는 강서구 텐동 맛집이 맞겠다. 오죽하면 손님들이 외관에서 바라볼 때 더 장사가 잘 될 수 있는 방법들을 리뷰로 남겨주시겠나 싶다.

 

튀김을 따로 덜으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그릇 안에 담겨 있을 때보다 양이 많은 느낌이었다. 그에 비해 밥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만 1인분 기준으로는 딱 괜찮았다. 나중엔 밥은 다 해치웠는데 튀김이 조금 남아서 먹느라 살짝 고생하긴 했는데 내가 많이 못 먹는 편이고 일반적으로 이 정도 양이면 성인 남성 기준으로 괜찮겠다 싶다. 그렇게 튀김 한 종류씩을 맛보면서 계란 노른자를 잘 비빈 밥도 중간중간 한입씩 먹으면서 열심히 식사를 즐겨주었다. 사실 일본 현지에 가서 텐동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종종 느끼할 때가 있다. 이게 아무래도 기름에 갓 튀겨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또 튀김옷 자체가 엄청 얇지 않고 두께가 있으면 그 기름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느끼할 수 있는데 여기 강서구 텐노아지의 경우 그러지 않았다. 바삭함 적당히 살아있어 좋았고 전체적으로 느끼함 없이 깔끔했다.

 

다만 먹으면서 하나 아쉬웠던 것은 계란 튀김 같은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어느 곳에서 텐동을 먹었었는데 그 계란 튀김이 따로 나와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것도 뭐 가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그 부분이 아쉬웠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반숙보다는 완숙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갖가지 튀김 종류와 함께 맛있는 텐동을 즐겨주었다. 여기 안에 들어간 튀김 종류의 경우 새우, 오징어, 단호박, 감자, 깻잎, 팽이버섯, 가지, 김 이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근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종류에 실망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다. 무엇보다 팽이버섯 식감이 맛있게 살아있어서 이날 제일 맛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강서구 자체가 많이 생소하실 텐데, 만약 가실 일 있으시면 여기 텐노아지 들려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웨이팅 없이 맛있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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