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심심했던 나의 9월 일상들

디프_ 2021. 10. 2. 16:16

인생에서 거의 탑급으로 8월이 조금 심심했던 것 같고, 그에 대비해 9월은 덜했다. 9월도 근데 심하긴 했다. 그래서 도저히 이렇겐 안될 것 같아 9월 말부터 약속을 다 미리미리 잡았다. 그래서 10월 중순까지는 나름 일정이 있다. 원래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도 혼자 시간을 잘 보냈던 나였는데 뭐 때문에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잠을 자라고 해도 심심하면 잠을 못 자고 정말 미치겠더라. 그렇다고 하여 잠을 넉넉하게 자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불면증에 시달리는 기분.

 

그래도 미리미리 일정을 잡아두니 나름 촉박한 마음도 들고 시간을 더 쪼개서 아껴쓸 수 있게 되었다. 뭔가 이제 이런 생활 패턴이 몸에 익어서 너무 풀어지면 오히려 시간을 못 쓰게 되는 것 같다. 누가 봐도 이상한 말인데 오히려 바빠져서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너무 바쁘면 안 되고.

 

오랜만에 친구랑 동네에서 만나 맛집을 갔다. 가야 하고 메모장에 적어둔 곳이었는데 딱히 갈 시간이나 상황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전날 예약을 하고 다녀왔는데 동네에 이런 곳이 있는 게 땡큐일 정도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가격과 양도 괜찮고! 그래서 다음에 또 갈 예정인데 그전에 포스팅을 한번 할 생각이다.

 

그리고 오늘은 댕댕이보다 고양이들이 나의 9월 일상 사진에 업로드되겠다. 고양이를 이곳저곳 다니면서 많이 봤다. 상대적으로 댕댕이들은 못 보고! 여긴 아는 형네 집들이 갔다가 점심을 먹고 들린 카페인데 분위기 괜찮았다. 그리고 디카페인도 팔아서 다음에 여길 또 와야겠다 싶었다. 근데 커피 맛을 보고 좀 아쉬웠다. 디카페인이라 좋았는데 맛이 아쉬워 또 갈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여기서 만난 새끼 고양이들은 너무 귀여웠다. 엄마는 누워서 낮잠이 오는지 졸고 있고 새끼 냥이 두 마리가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물론 저 벽 뒤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서 말이다. 길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 사람을 경계하긴 하지만 또 궁금하기도 한지 저기에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고 있었다. 크기도 작아 너무 귀여웠다. 간혹 우연히 만나는 저런 모습들 덕분에 힐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올여름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심심했는데 다시 바쁘게 살기로 9월 중순 이후부터 다짐을 하면서 마인드가 바뀌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열정도 생겼다. 물론 분야가 이전과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서 다시 악착같이 해보려고 한다. 연말에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아닌가 지금도 연말인가.

 

오랜만에 주댕이랑 산책도 했다. 근데 손이 없어 사진을 안 찍을까 하다가 노을과 한강, 다리가 너무 예뻐서 줄을 겨드랑이에 끼고 사진을 찍어봤다. 그래서 댕댕이 사진은 없다. 그래도 사진은 안 찍었지만 여기 우두커니 서서 한강을 고요하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뭔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멍 때렸다. 멍 때리는 것도 좋은 휴식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특히나 나처럼 복잡하게 사는 사람에겐 더더욱 말이다. 요즘 그 멍 때리는 것이 절실하다.

 

바쁘게 살아도 딱히 돌아보면 결과물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뭐 이번엔 다르겠지 하며 살아보려고 한다. 일단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고 애초에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나에겐 힘든 영역이니까 말이다. 쉬었던 만큼 다시 달려봐야지. 10월엔 더욱 알차게 보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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