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스터디 for 직장인
(Marketing study for office worker)
수능이 끝나고 평범한 학생들처럼 그냥 나온 등급에 맞춰 대학을 지원했다.
그래도 하나 고집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전공이였다. 문과는 경영이 제일 높다길래 경영학이 뭔지도 모른 체 그냥 지원했다.
그 당시 영어 과외를 하나 했었는데 평소보다 낮게 나온 점수에 실망하셨지만, 이미 나온 점수 어쩔 수 없다며 원하는 과보단 좀 더 높은 대학에 가라고 설득하셨던 것이 갑자기 이 포스팅을 하면서 기억이 난다. 어릴때부터 고집이 있었던터라 전혀 흥미도 없는 과를 복수전공이 있다하지만 4년동안 배울 엄두가 나지 않아 in서울만 하자는 목표하에 대학을 지원했던 기억이 난다.
1학년은 공부도 안하고 어떻게 하면 수업을 편하게 들을까 궁리하며 보냈던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름의 목표하에 2학년때부턴 좀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열심의 바운더리는 학교 안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4학년이 되고 취업을 앞둔 취준생이 되었다. 경영학 중에서도 마케팅이라는 과목에 호기심이 생겼고 확실히 공부할때 '뭔가를 배운다 하나하나씩 알아가고 있다'라는 그 기분이 좋았다. 1학년때부터 난 마케팅을 해야지가 아니라 취업을 앞두고 마케팅이라는 직무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점수 10점에 목 메가며 얼마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을 보내긴 싫었다. 어느정도의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한 뒤 손을 떼고 학생때만 할 수 있는, 남들이 흔히 하지 않는 그런 것들을 하고 싶었다. 그래도 한 것들이라고는 몇개월의 인턴 과정, 서포터즈, 블로그 등이 전부였다. 그래도 이 모든 활동의 기반은 Marketing과 관련있었다.
어떻게 보면 남들도 흔히 하는 그런 것들이였지만, 나같이 SNS에 글을 쓰는 것조차 어색한 사람에게 블로그 운영은 큰 변화를 주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보다 오히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직접적으로 깨닫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낯설었지만 재밌었다. 어색했지만 하고 싶었다.
그렇게 몇개월간은 여태까지 살아왔던 기존의 나를 잊고 블로그만 열심히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해보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긍정적인 효과가 정말 많았다. 예전의 어느 포스팅에도 쓴 적이 있지만, 다시 20살로 돌아간다면 내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할 것이고 주변에도 시작하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게 될 것 같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졸업을 하고 운이 좋게 원하는 직무인 마케팅팀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취준생때 수없이 들었던 "입사하면 니가 생각하는 Marketing이 그 Marketing이 아닐걸?"이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래도 부분부분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도 하고 있다. 뭔가 적은 당근과 아주 많은 채찍처럼.. 그래도 전체적인 틀로 보자면 다 연결되어있는 업무였기에, 내가 하기 싫었던 부분이라 약해진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열심히 하고 있다. 잘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어느 덧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앞서 말한 적은 당근과 아주 많은 채찍들이 점점 힘들게 느껴졌다. 원래 연말에 바쁜걸 예상하긴 했지만, 재미로 일을 하냐는 말과 달리 어느정도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마음이 일에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러던 도중 직장인들을 위한 마케팅스터디라는 걸 알게 되었고 신청했다.
예전에 패션업종 마케팅팀에서 일하던 친구가 '우리끼리 주기적으로 마케팅스터디를 가져서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해보자'라고 했었는데 알았다해놓고 여태 안 만나고 있다. 이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그 친구가 딱 생각났었는데 이제는 아예 다른 길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다.
드디어 지난 토요일 마케팅스터디를 다녀왔다. 이번이 3회차였는데 앞선 1,2회차는 주말에 출근을 하게 되서 부득이하게 가진 못했다.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통해 중간중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해뒀기에 첫 만남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다.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바로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 날의 주제는 1) 현직 화장품 브랜드 BM으로 있는 담당자의 '여성 화장품 어떻게 팔 것인가?' 2) 파우더룸 콘텐츠 기획 담당자 '뷰티카페, 커뮤니티의 진화'로 구성되어졌다. 원하는 주제를 끼워맞춰서 간건 아닌데 공교롭게도 같은 업종에 대해 스터디가 이루어지는 날 처음으로 오게 되었다.
스터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핫한 시장으로 부각받고 있는 화장품 시장.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만큼이나 힘들지만 또 그만큼 성장성이 뚜렷한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을 되돌아보며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트렌드를 알아보았고, 2017년에는 어떠한 트렌드가 생겨날지 예상해보았다. 그리고 유명한 업체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상황이나 스타트업에서 시작하는 부분에서 어떠한 소구점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야하는지, 즉 어떻게 Marketing 해야하는지에 대한 서로 의견공유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 중에서 요즘 한창 말이 많은 여성혐오, 걸크러시, 페미니즘 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과연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열띈 토론이 있었다. 담당자의 재량이기에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지만, 이제는 예전처럼은 할 수 없겠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었다. 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비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고민하는 방향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이 마케팅스터디는 이미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파우더룸에 관한 내용이다. 남자이기에 기초 부분을 제외하고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입사하고 난 뒤로 귀가 익도록 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뷰티카페로 자리잡은 파우더룸. 이 담당자의 고민은 카페에만 국한되어있는 채널을 페이스북으로 넓히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거부감없이 자리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즉 현재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처럼 소셜내에서도 소비자들의 의견이나 컨텐츠가 활발히 공유되길 원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와 소셜의 차이점에 관해 어떤 분이 '폐쇄성과 네임드'라고 답을 내려주셨다. 커뮤니티는 생소한 분야여서 잘 몰랐는데 설명해주신 것을 듣고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좀 더 살을 붙이자면, 소셜의 컨텐츠는 1시간은 커녕 몇분만 지나면 아래로 내려가서 증발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컨텐츠는 축적이 된다. 이렇듯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투브, 블로그, 커뮤니티 등 각 채널마다 소비자들의 요구하는 것과 소비하는 특성이 매우 상이하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각 채널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것보단 같은 컨텐츠라 하더라도 각 채널에 맞게 재가공하여 기획하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각 채널마다 다르기에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쌓이게 되는 피드백과 컨텐츠 등 데이터의 양과 질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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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적응하랴 스트레스 풀랴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한동안 소홀했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낯선 장소에서 낯선 경험을 하고 나서 여러 의미로 많은 재충전이 되었다. 요즘은 스터디가 선착순 마감이라 참여하고 싶어도 잘 참여할 순 없지만, 조만간 또 가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배우고 싶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