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찐득하고 촉촉한 초코 케이크 디저트가 먹고 싶어서 방황했던 하루
사실 초코 자체를 마음의 준비를 하고 먹고 있다. 왜냐하면 카페인에 약한 편인데 초코에는 무조건 카페인이 들어가 있더라. 커피의 경우 디카페인 흐름이 있어서 디카페인 커피를 이제는 손쉽게 마실 수 있는데 초코는 아직 그렇지 않은 느낌이다. 그래서 예전에 왜 디카페인 초코는 없을까 하면서 찾아본 적이 있는데 그게 아예 불가능한 것 같았다. 재료 본질적으로 말이다. 근데 사실 커피도 따로 카페인을 추출해서 디카페인으로 만들었으니 초코도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다 싶다. 다만 아마 시장성이 없어서 기업들이 그렇게 뛰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커피와 다르게 이건 그렇긴 하겠다. 커피=카페인이라는 공식은 있는데 초코=카페인이라는 인식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콜라도 마찬가지겠다. 콜라에도 많은 카페인이 들어가 있지만 카페인 걱정을 하면서 마시는 사람은 없다. 물론 제로 콜라가 나오면서 제로 카페인 콜라가 출시되어 마시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그게 뭐 이벤트성으로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제로 차원에서 먹는 것이지 정말 카페인을 신경 써서 먹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겠다. 그래서 간혹 성장기 아이들에게 커피는 못 마시게 하면서 콜라나 초콜렛 같은 것들은 아무렇지 않게 먹이시는 분들이 있다. 근데 이게 실제로 카페인 함량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아메리카노 못지않게 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아서 사실 뭐가 맞는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아마 어렸을 때 내가 카페인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조금 더 편했을 것 같기도 한데 뭐 그때는 뭐든 잘 모르긴 하니까.
아무튼 말이 조금 길어졌는데, 이렇게 카페인 때문에 초콜렛을 마음을 먹고 먹어야 한다. 평소에 흔히 못 먹는다. 과자들도 그렇고. 물론 가끔 과자는 먹긴 하는데 그것도 일부러 양을 조절해서 먹는다. 아무튼 이렇게 초콜렛을 조절해 가면서 먹다 보니 먹는 날에는 정말 미친 듯이 먹게 된다. 실제로 너무 맛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초콜렛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었다. 근데 정말 이날은 뜬금없이 자고 일어났는데 초콜렛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무 초콜렛이 아니라 찐득하고 부드럽고 약간 초콜렛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입 안에 착 감기는 그런 초콜렛을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갈 일이 있어서 나간 김에 내가 원하는 초콜렛 케이크를 꼭 사오리라 싶었다. 그렇게 이날의 방황이 시작되었다.
일단 처음 목적지는 고디바가 아닌, 고디바 매장 바로 옆에 위치한 안스베이커리라는 곳이었다. 여기 케이크나 그런 종류를 판매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사면 되겠다 싶었다. 근데 그렇게 종류들을 살펴봤는데 딱 눈에 들어오는 케이크가 없었다. 양도 많은 것 같고. 어차피 혼자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물론 진열대에서만 본 것이기 때문에 따로 조각 케이크를 판매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봤을 때 조각 케이크 모양은 없었다. 일단 그리고 비쥬얼이 내가 원하는 비쥬얼이 아니긴 했으니까.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고디바로 향했다. 케이크가 진열대에 떡하니 있더라. 사실 개인적으로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한다. 딱 내가 원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구현해주고 있다.
근데 다른 곳들과 다르게 고디바는 초콜릿 한 길만 걸었으니까 확실히 차별화 될 수밖에 없겠다. 어렸을 때 예전에 고디바 매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한국에는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지도 않을 때인데 선물을 해주려고 초콜렛을 사갈까 싶었다. 근데 무슨 한 박스에 한 10개도 안 들어있는데 무슨 몇만 원이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엄지 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 하나에 몇천 원, 만원 정도 하는 것이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 당시에 이건 좀 선 넘었다 생각을 하고 구매하지 않았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지속적으로 매장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애초에 나 같은 손님은 여기 타깃이 아니었던 것이겠다.
아무튼 그렇게 처음으로 고디바 케이크를 먹어보자 싶었다. 나름 맛이 없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려고 했는데 일단 여기 조각 케이크는 안 팔았다. 그래서 뭐 그것도 감안하긴 했었다. 그리고 애초에 케이크 사이즈 자체가 막 대형은 아니고 2인용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근데 알고 보니 이게 초콜릿이라 냉동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거기서 망설였다. 나 같은 경우 바로 먹을 예정이었는데 냉동이 녹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이게 녹는데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다. 알고 보니 전자레인지 해동 이런 것은 말도 안되고 상온에서 녹이거나 냉장고를 통해 녹이는 것 같았다. 이건 아마 구매 시에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실 텐데 일단 나는 구매하지 않아 나의 뇌피셜이긴 하다. 아무튼 이 냉동 때문에 결국은 구매하지 못했다.
막연한 나의 생각은 미친듯이 촉촉하고 찐득한 초코 케이크가 먹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냉동을 녹인다 한들 그 맛이 있을까 싶었다. 그냥 딱딱 끊기는 그런 씹어줘야 하는 초콜릿 느낌일 것 같았다. 그래서 구매하지 않았다. 근데 만약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구매해서 먹어볼 것 같다.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좋아하니까 케이크는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먹어볼 생각이다. 리스트에 추가해 두었다. 그렇게 여기서 사갈만한 디저트를 발견하는데 포기를 했다. 그래서 배달을 해서 먹어볼까 싶었다. 근데 막상 배달로 손이 안 가는 것이었다. 판매하는 곳들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구매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뭔가 이것저것 다 하는 가게보다 정말 초콜릿에 진심으로 이것만 딱 하는 곳들에서 먹고 싶었는데 배달은 그런 곳 찾기가 쉽지 않겠다.
근데 이날 나는 무조건 먹어야겠다. 사실 매몰 비용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을 매우 싫어한다. 내가 만약 여기서 포기를 하고 초코 케이크를 먹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 찾아다니려고 고생한 것들이 무용지물이 된다. 그렇게 버려지는 시간과 경험을 싫어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의미를 찾아 다음에 고디바 케이크를 먹어봐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연결이 되진 않았다. 그래서 뭐가 있을까 싶다가 스타벅스가 생각이 났다. 평소 스타벅스에서 디저트 종류는 안 먹으니까 그 생각을 못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스타벅스가 있었다. 스타벅스 디저트 괜찮게 나오기로 또 유명하긴 하니까 그래 여기다 싶었다. 그렇게 근처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가서 픽업을 해서 집에 가져가 먹기로 했다. 아마 지나가다가 발견한 폴바셋 때문에 스타벅스가 떠오른 것 같다.
그렇게 딸기 촉촉 초코 생크림 케이크 하나와 진한 가나슈 9 레이어 케이크 하나 이렇게 총 2개를 구매했다. 음료는 따로 구매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미션을 완료하였고 이제 맛있게 먹어주기만 하면 되었다. 여긴 조각으로도 구매 가능해서 개인적으로 돈도 세이브 할 수 있는 나름 최적의 선택이었다. 따로 해동이나 그런 것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바로 먹기 시작했다. 먼저 딸기 촉촉 초코 생크림 케이크를 먹어봤는데 이게 내가 이날 원했던 딱 그 맛이었다. 가운데에 생크림이 들어가 있어서 부드럽기도 한데 애초에 전체적으로 퐁신퐁신하고 입 안에 착 밀착되는 느낌이 딱 내가 찾던 초콜렛 케이크였다. 그래서 이거 정말 미친 듯이 흡입했던 것 같다. 사실 초코 좋아하시는 분들도 먹다 보면 물려서 다 못 먹기도 하는데 이날 너무 먹고 싶어서 그랬는지 후다닥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진한 가나슈 9 레이어 케이크를 먹어보았다. 이거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포크로 쭉 눌러서 한입에 먹어보았다. 근데 이거 사실 이날 처음 먹어봤는데 왠지 선물하기에도 좋고 실제로 인기도 좋을 것 같았다. 일단 구성이나 색깔이 너무 예쁘다 .그리고 나름 먹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층으로 컬러가 나뉜 케이크는 아마 이때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았다. 크레이프 케이크가 나뉘어 있긴 한데 그건 워낙 얇아 층마다 구분이 힘든데 이건 컬러가 다르긴 하니까. 물론 한 번에 먹다 보니까 각각의 맛을 느끼진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초코 느낌이 나긴 했다. 다만 이날의 경우 앞서 먹었던 촉촉 초코가 내가 원하던 식감이었고, 이건 툭툭 끊겨서 많이 먹진 못했다.
마지막으로는 이성당에 들릴 일 있으면 하나씩 사와서 먹고 있는 프레첼키세스머랭쿠키라는 과자라고 해야 하나. 디저트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제품이다. 예전에 군산에 놀러 갔었을 때 이성당 매장에 들러서 먹은 적이 있는데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 뒤에 이렇게 발견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게 단짠단짠의 대표 주자가 되겠다. 머랭이 달달하고 아래 프레첼이 짭조름하다. 그리고 식감도 좋고 씹을 때 그 바삭하면서 크런키한 소리들도 괜찮다. 사실 이게 얼마나 단지는 잘 모르겠는데 먹다 보면 한 봉지 우습게 다 먹어버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성비는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 조절해서 먹어야 하는 느낌이랄까. 근데 그만큼 맛있다는 말이 되긴 하겠다. 다만 이게 얼마나 단지 아직 파악이 불가하여 사실 먹고 싶을 때는 막 먹어도 되긴 할 텐데 아직 그래본 적은 없다. 식후 간식으로 나름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