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 우동 가게로 자리 잡고 있는 우동명가기리야마본진
오늘은 좀 특이한 이력을 갖고 계신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에 와보았다. 사실 이러한 정보를 미리 알고 여길 방문했던 것은 아니고 언제 누가 추천을 해줬거나 리뷰를 한 것을 보고 즐겨찾기를 해뒀겠다. 강남에서 꼭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온 김에 겸사겸사 뭔가 식사를 하고 싶었다. 근데 그렇게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고 그냥 1~2시간 뒤에 먹으면 적당한 정도의 공복이었다. 굳이 지금 안 먹어도 되는. 그래서 좀 가벼우면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다. 그렇게 식당들 즐찾해둔 지도를 오픈해 보았고, 근처 갈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사실 강남에 가게들이 워낙 많은데 막상 가려고 하면 또 안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맛집보다는 술집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근데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날 경우 강남이 교통권이 잘 되어있어서 중간 느낌으로 모이긴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때마다 어딜 가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만약 강남 맛집들 알고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다. 매번 뭔가 가려고 할 때마다 딱히 손이 가는 곳이 없더라. 약간 선택지가 많은데 손이 가는 곳은 없달까. 그래서 오늘 소개할 곳이 개인적으로 방문하기 전에는 매우 반가웠다. 이날의 내 니즈에 딱 맞았다. 뭔가 가볍게 먹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김밥이나 분식처럼 뭔가 아예 가볍게 먹긴 싫고, 또 혼자 먹어야 하는데 나름 방문하는 목적이 있는 그런 가게들 말이다. 좀 까다롭긴 한데 아무튼 여러 니즈에 여기 우동명가기리야마본진 가게가 딱 맞아떨어져서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단 거리도 가까웠고. 그렇게 가게 주변에 도착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들어온 곳이 뒷문이었다. 가게 안으로 그렇게 들어왔는데 안내나 뭐 이런 것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뭐지 싶었다. 왜냐하면 주말이기도 하고 여기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혹시 웨이팅이 있나 싶었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안내해 주시는 분들도 없고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근데 이게 자리에 앉고 보니 내가 뒷문으로 들어온 것이었고 정문으로 들어오면 바로바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셨다. 들어온 매장 내부는 꽤 넓었고 웨이팅이 있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리고 혼자서도 충분히 장소 널찍하게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 간의 간격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붙어있으면 아무래도 불편하니까.
이렇게 수저들도 개별 포장으로 깔끔하게 딱 세팅이 되어있고. 여기 사장님께서는 일본에서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이시라고 한다. 나름 유튜브에도 나오시고 인터뷰도 꽤 하신 것 같은데, 그렇게 고위직으로 계시다가 우동에 빠지셔서 이렇게 창업을 하고 장사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한다. 도쿄에서 단골로 다니던 기리야마 우동집의 진한 국물 맛을 잊지 못해 직접 개업을 하신 것이라고. 사실 도쿄를 그렇게 갔었는데 여태 기리야마 우동집은 가지 못했다. 아마 긴자 주변에 있었던 그 유명한 우동 가게 같은데 웨이팅이 워낙 심하다고 해서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먹을 것들이 워낙 많아 우동이 후순위로 밀리기도 했고. 근데 이렇게 한국 강남에서나마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런 히스토리를 알고 나서 그런지 여기 전체적인 서비스나 인테리어 환경, 집기들이 이해가 갔다. 역시 일본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느낌이랄까. 한국 수저들도 사실 단체로 한 그릇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저렇게 개별 포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음식이 나올 때 같이 제공이 된다거나. 그나마 저렇게 테이블 안에 들어가 있으면 다행인데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을 경우 그렇게 위생적이라고 볼 수 없겠다. 말을 하면서 사실 100% 깔끔하게 먹을 순 없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날 내가 주문한 메뉴는 덮밥과 우동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였다. 앞서 헤비하게 먹을 생각이 없다고 해놓고 막상 우동만 주문하려니 또 심심했다.
그렇게 주문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갈비구이 자루우동 세트를 먹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시킨 세트 메뉴는 규동 베이스이고 이건 갈비니까 가격이 더 비싸긴 했는데 그게 비쥬얼이 꽤나 괜찮아 보였다. 갈비 퀄리티가 좋아보이더라. 그래서 돼지보다는 소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걸로 메뉴를 변경할까 싶었다. 근데 이미 조리가 진행 중이라고 하여 바꿀 수 없었다. 그래도 뭐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먹고 싶어서 주문했던 것이니 아쉽지만 뭐 그냥 먹어주어야 했다. 그렇게 메뉴가 나왔고 먹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유명해지게 만들어둔 메뉴가 우동이니, 그리고 사장님께서 우동에 진심이시니 우동 맛이 제일 궁금했다. 다만 내가 세트 메뉴로 주문해서 그런지 양이 많진 않았다. 도쿄 본점에서 먹어보진 않아 여기와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어찌되었든 기대가 좀 있었다.
근데 여기 우동 국물이 꽤나 신기하더라. 여태까지 일본에서든 국내에서든 나름 우동을 좀 즐겨왔다. 사실 많이 먹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다고 하는 곳들은 여러번 직접 방문하여 먹어봤던 것 같다. 자루 우동부터 국물에 이렇게 담궈 먹는 것부터 아니면 한국식 우동까지 말이다. 근데 이런 국물은 처음이었다. 육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계란을 풀은 것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농도 자체가 좀 끈적거렸다. 약간 해산물 미끌거리듯이 그런 느낌이 낫다고 해야하나. 물론 국물 자체는 맑고 깔끔한 베이스였는데 그 안에 뭔가가 풀린 것 같았다. 다만 저게 호불호 있을 정도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고 면을 담궈서 먹으면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딱히 영향은 없는데 국물 자체만 먹고 젓가락으로 만져 봤을 때 저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사실 이색적인 경험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것 자체는 개인적으로 괜찮았다. 그리고 우동 면발도 사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탱탱함과 찰기가 있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여기 괜찮았다. 다만 같이 세트 메뉴로 주문한 이런 덮밥 종류는 평범하다 느꼈다. 다른 일식집에 가서라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맛이나 재료 구성, 퀄리티였다. 확실히 새로운 가게에 가면 그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봐야 하는 것 같다. 우동만큼은 충분히 차별화 가능하게 메리트가 있었고 만족도도 있었다. 그래서 만약 다음에 여기 강남 우동명가기리야마본진 가게에 가게 되면 제대로 된 우동 단일 메뉴 구성으로 먹어보지 않을까 싶다. 튀김 종류를 사이드로 주문하고 말이다. 그래도 한 끼 기분 좋게 잘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