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먹다가 지친 적은 또 오랜만인 심학산 맛집 한우물애 산더미 물갈비 샤브샤브
오랜만에 파주를 방문했다. 사실 파주가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그리 먼 위치는 아니다. 뭐 멀다면 멀긴 하는데 오는 길이 어렵지 않아서 그런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겠다. 근데 사실 여기까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진 않는다. 그나마 고양이나 일산 그 정도까지는 편하게 가긴 가는데 파주 이쪽은 거리가 좀 된다. 파주의 경우 헤이리 마을 등 여러 관광 명소가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종종 가서 그런지 사실 특색도 잘 모르겠고 그러더라. 요즘은 주변에 예쁜 카페들이 있어서 종종 그 카페 방문만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가곤 하던데 그런 정도의 메리트만 있는 것 같다. 출판도시를 아직 안 가봐서 내가 잘 모르는 것이려나.
아무튼 그만큼 파주의 매력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근데 정말 오랜만에 주말에 이렇게 파주로 날아왔다. 이유는 다른 것 없었다. 그냥 밥 먹으러. 주말에 집에 있다가 어머니와 뭘 먹을까 싶었고 오랜만에 운전을 해서 멀리 다녀오기로 했다. 어머니도 주말에는 집에만 있으시는 편인데 심심하셔서인지 내가 집에 있는 경우 나가자고 종종 말을 꺼내신다. 뭐 이럴 때 겸사겸사 바람을 쐬시는 것 같다. 그건 뭐 나도 마찬가지고. 아무튼 그렇게 파주로 향했고 목적지는 심학산 근처에 위치한 한우물애라는 곳이었다. 여긴 어느 유튜버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런 말을 편하게 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을 잘 먹는 사람들이 단골인 곳은 맛집인 이유가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
근데 나름 먹방 유튜버라는 사람이 여기 음식을 정말 자주 먹더라. 포장까지 해와서 말이다. 그래서 뭔가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궁금해서 언제 한번 먹어봐야지 싶었다. 그러다 이날 이렇게 오게 된 것이었다. 근데 막상 오고 나서 사실 살짝 실망 아닌 실망을 하긴 했다. 내 판단은 그냥 일반 소비자로서 그렇게 지속적으로 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가게에 떡하니 사진이 붙어있더라. 그건 동의 없이는 불가한 것이니 어느 정도 서로 이야기는 나눈게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게 뭐 유상이나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뭐 기본적으로 더 잘 챙겨주는 것은 도의적으로 당연히 있을 테니. 아무튼 그건 그거고 어차피 이미 난 가게 앞에 도착했으니 안에 들어가 먹어야겠다. 뭐 재료가 달라지진 않았을 테니 사실 그게 근본적으로 뭐가 변한다거나 그런 것은 없겠다.
그렇게 가게 앞에 도착하였고 주차를 했다. 근데 들어오는 입구부터 차량이 정말 많더라. 그래서 낮부터 인기가 이렇게 많네 싶었다. 근데 알고 보니 내가 방문하려는 가게가 아니고 그 맞은편에 위치한 다른 가게가 인기가 많은 것이었다. 곤드레밥인가 그런 것을 파는 가게였는데 거긴 정말 차량들이 엄청 붐비더라. 원래 내가 가려던 가게는 아니었으니까 다행이다 싶었는데 저렇게 인기 많은 것을 보고 왜 그럴까 궁금하긴 했다. 그래도 뭐 이날은 여길 오기로 했으니 거기 갈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심학산 한우물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재료는 100% 한우로 믿고 먹을 수 있다 해서 메뉴판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주문하기로 했다.
사실 오기 전에 어떻게 주문을 해야겠다 메뉴를 생각해 두긴 했다. 일단 어머니께서는 샤브샤브를 즐겨드시니 그거를 따로 시키고 나는 한우육회비빔밥을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근데 샤브샤브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니까 뭔가 반반 느낌으로 번갈아 가며 먹으면 괜찮겠다 싶었다. 근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이렇게 주문하면 뭔가 다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심학산 한우물애 시그니처 산더미물갈비 양이 갑자기 꽤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먹다가 부족하다 싶으면 육회비빔밥을 추가 주문하기로 하고 일단 산더미물갈비 샤브샤브만 주문해서 먹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게 맞는 선택이었다. 양이 정말 많더라. 왜 100% 한우임에도 고기가 한가득이라 대박이 났는지 알 수 있는 양이었다.
맵기도 선택할 수 있는데 그냥 기본맛으로 택했다. 어차피 매운맛을 못 먹기도 했지만 일어나서 첫 끼니라 그나마 편하게 먹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메뉴가 나오고 간략하게 어떻게 먹는지 설명을 해주셨다. 일단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위에 올려진 고기부터 먹어주면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아래에 갈비가 깔려있는데 이는 나중에 마지막으로 먹어주면 된다고. 그리고 쫄면도 있는데 그것도 빠르게 먹어주면 좋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끓기만을 기다리다가 먹기 시작했는데 이게 냄비라고 해야 하나. 이것 자체가 작은 사이즈가 아닌데 위에 고기를 육수에 담그려고 하니 넘치더라. 안에 내용물이 너무 많아 그릇이 넘칠 정도랄까.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가성비 가게를 온 것도 아니고 여기 100% 한우만 쓰는 것인데. 또 야채로 채운 것도 아니고 고기 양이 상당해서 먹을 공간이 없는 것은 또 오랜만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육수에 고기를 담그고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근데 먹어도 먹어도 정말 고기가 계속해서 있더라. 그래도 당면이랑 각종 야채, 이렇게 떡도 들어있어서 골라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게 내용물이 많아 넘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테이블이 좀 더러워졌는데 진짜 깔끔하게 먹기 힘들었다. 일단 맛있어서 먹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는데 내용물이 많아서 뭐 정말 어쩔 수가 없더라. 결과적으로 이 산더미물갈비 샤브샤브만 먹어도 배가 너무 불러서 마지막에 고기가 좀 남았다. 이 상태에서 아마 육회비빔밥까지 시켰으면 정말 다 남았겠다.
역시 배고플 때 주문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래도 이날은 잘 지켰으니. 그리고 위에 올려진 얇은 고기를 다 먹고 나면 가운데 아래에 숨어있던 이렇게 갈비 고기가 나타난다. 통 뼈에 큰 살코기들이 붙어있는데 잘 발려진다. 이거를 흰쌀밥 위에 올려서 먹기도 하고, 그냥 통으로 먹기도 했는데 크기에 비해 꽤 부드럽더라. 진짜 재료는 좋으신 거 쓰는 것 같았다. 뭐 개인적으로 하나도 모르긴 하지만 이렇게 큰데 부드러운 것은 재료가 좋은 것 맞지 않나? 냄새도 하나도 안 나고 맛있더라. 별도 소스가 있었는데 이게 육수 베이스가 있어서 그런지 소스의 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물론 잘 찍어 먹긴 했지만. 아무튼 여기 심학산 가시는 분들이 자주 찾으시는 것으로 아는데 근처 지나가다 들리실 일 있으면 방문하기 괜찮은 곳이라 생각한다. 어머니도 만족하신 몇 안 되는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