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20년 경력 총괄쉐프가 운영하는 소화 잘 되는 클로렐라 가루 짜장면 금원

디프_ 2025. 2. 4. 21:54
깔끔한 매장과 착한 가격으로 주변 동네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은 금원 중식당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사실 요즘 친구를 만나서 하는 일은 딱히 없다. 정말 밥만 먹고 헤어진다. 카페를 가는 것도 아니고. 원래 예전에는 밥을 먹고 카페를 가고 시간을 나름 유의미하게 쓰려고 했는데 점점 삶의 여유가 없어지는 것인지 그냥 그렇게만 봐도 만족이 되더라. 근데 뭐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친구가 있고 다르게 보내는 친구가 있고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이 친구랑 점심을 먹기로 약속을 잡았고 뭘 먹을지는 정하지 않았다. 사실 전날까지도 볼지 말지 약간 망설였다.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그냥 쉬고 싶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운동을 가는 도중에 그냥 내일 쉴까 이랬더니 보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하더라.

 

준비 중이라는 게 뭐 만날 준비를 하는 게 아니고 원래 약속이 있었는데 안 잡은 뭐 그런 의미겠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다음날 이렇게 만났다. 뭘 먹을지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그때 당기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친구는 전날 술을 마셔서 순대국이 먹고 싶었고, 나는 평소 가고 싶어 했던 중식당이 가고 싶었다. 근데 사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순대국도 땡겼다. 거기도 나름 맛집이라고 해서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긴 하니까. 근데 딱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순대국 집이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딱 하나의 선택권만 남아있었고 이렇게 등촌동에 위치한 금원이라는 중국집에 오게 되었다.

 

여길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히 어디서 가성비 좋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봤었던 것 같은데 가기 전에 그 컨텐츠를 찾으려고 보니 찾을 수가 없더라. 하긴 여기 가려고 한지 최소 일 년은 지났으니까. 근데 근처에 보쌈집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다. 만배아리랑보쌈이었나. 거기 매장에서 한 번 먹고 맛있어서 배달로 시켜 먹기도 하고 그랬다. 근데 워낙 인기가 많아 오래 걸리긴 하더라. 아무튼 여기 중식당 금원도 그 근처다. 아마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려나. 만약 이 두 곳 중에 어딜 추천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만배아리랑보쌈 가게를 추천드리게 될 것 같다. 여기 금원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고 그냥 거기가 더 갈만한 메리트가 많은 느낌이랄까.

 

여기 금원도 근데 허투루 하는 곳은 아니다. 20년 경력 총괄쉐프님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근데 근무하셨던 곳이 일반 그냥 이름만 호텔인 곳들이 아니다. 특급 호텔들이시더라. 거기 총괄쉐프로 있으셨으면 사실 요리 실력은 말할 것도 없겠다. 근데 그냥 만드기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요리에 꽤나 정성을 쏟고 계셨다. 소화를 돕기 위해 클로렐라 가루를 이용해 매일 아침 직접 면을 반죽하신다고 한다. 이래서 면 색깔이 초록색이었구나. 사실 이 짜장면 먹방을 보고 나서 여길 와야겠다 싶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초로색 면발은 어디서든 보기 쉽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건 와보고 안 사실인데 여기 1인 메뉴 구성이 나름 야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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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바로우 짜장 조합도 있고, 칠리중새우 조합도 있고. 사실 이런 것들은 대게 다 요리로 별도로 주문해야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인 여긴 1인세트로 판매하고 있었다. 뭐 탕짜면 이런 것들도 있긴 한데 여긴 꿔바로우이기도 하고 새우도 그게 가능하니까. 사실 요즘 탕수육 흐름 자체가 거의 꿔바로우 스타일이어서 이건 메리트가 없다고 하더라도 새우는 정말 이렇게 판매하는 곳 못 봤는데 이건 메리트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1인 세트라고 해서 꿔바로우 양이 조금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크게 5~6 덩이가 나오는데, 둘이서 몇 개씩 나눠 먹어도 괜찮더라. 가격도 11,000원 대로 저렴한 편에 속하고.

 

클로렐라 가루로 만들어진 초록색 짜장면 비쥬얼이다. 친구는 꿔바로우 짬뽕 세트로 주문을 했다. 어제 마신 술을 해장해야 한다고 하더라. 나의 경우에도 평소라면 뭔가 그냥 꿔바로우 짜장 세트를 주문했을 것 같은데 이날 어향가지밥을 뭔가 포기할 수 없었다. 사실 저번에 노량진에서 맛있게 먹고 난 뒤로 종종 생각이 났다. 근데 다음에 거기 갔는데 단체 예약이 있어서 먹지 못하고 돌아와서 뭔가 아직 완전한 해결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날 딱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친구는 해장이고 나도 첫 끼니여서 많이 먹지 못할 것 같아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할까 싶었다. 근데 세트나 짜장면과 어향가지밥을 시키나 금액 차이가 크게 없었다. 친구는 13,000원 나는 15,000원.

 

그래서 이렇게 각각 별도로 주문을 하였고, 다같이 나눠 먹기로 했다. 주문한 메뉴 가짓수가 많다 보니 사진은 조금 풍성하게 나온 느낌이다. 그리고 여기 웬만한 것들은 다 셀프였다.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셨다고 하는데 뭐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때로는 뭐 추가로 달라고 요청드리는 것보다 직접 가져다 먹는 것이 마음 편하더라. 내가 아마 워낙 소스를 좋아해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계속 말씀드리긴 불편하니까. 아무튼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살짝 시간이 걸렸다. 이때가 점심때였는데 만석이 되긴 하더라. 물론 피크 시간이 되니까 다시 한적해지긴 하지만. 그렇게 음식이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고 후다닥 먹기 시작했다.

 

20년 경력 총괄쉐프가 운영하는 금원 중식당. 확실히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겠다. 깔끔한 중식을 먹기 원한다면 여길 오시면 되겠다. 다만 불맛이나 짜장면에 고춧가루 필수로 뿌려서 드시는 분이나, 매콤 칼칼한 짬뽕 국물을 원하시는 분들은 여기에 맞지 않겠다. 확실히 호텔 경력이 있으셔서인지 전체적인 간 자체가 깔끔했다. 그러니까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 근데 자극을 원하시는 분들은 입맛에 안 맞으시겠다. 아마 싱겁다고 하실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여기 어르신들 비중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동네 중식당도 좋아하고 이런 고급 중식당 느낌도 좋아해서 각자의 매력으로 즐겼다. 어쩔 땐 깔끔하게 먹고 싶고 어쩔 땐 맛 강하게 먹고 싶기도 하니까. 양은 확실히 많아서 전체적으로 가성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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