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 끝에 방문하여 먹어본 용산 아이파크몰 휴락담 서래함박
먹거리가 다양한 것이 좋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선택지가 많을 경우 또 쉽사리 결정을 못하는 것 같다. 물론 막 뭔가를 결정을 잘 못하는 편은 아니긴 한데 먹거리는 또 다른 포인트라 생각한다. 이상하게 배가 고플 때는 뭔가 아무거나 먹기 싫어서 그런지 몰라도 선뜻 결정이 쉽지 않더라. 이날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여기 푸드코트까지는 아니지만 먹거리가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둘러보다 보면 꽂히는 데가 있겠다 싶었다. 정 없을 경우 여기 한 번 가보고 괜찮다 느꼈던 가게가 있으니까 거길 가면 괜찮겠다 싶기도 했고. 근데 한두 바퀴 정도 돌았을까. 선택이 쉽지 않았다. 아래 사진들은 여기나 가보자 하고 문 앞까지 도착했다가 안 들어간 가게들이다.
일단 이 플랜튜드의 경우 풀무원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가게로 상당히 괜찮은 곳이다. 자연식이어서 맛도 있는데 배부르게 먹어도 소화까지 잘 된달까. 메뉴 구성도 괜찮고. 다만 이날은 면이 아닌 밥을 먹고 싶었는데 밥 종류가 많진 않아서 들어가려다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그 다음은 편백집. 생각해 보니 이날 속이 편한 것을 먹고 싶었나 보다. 이 편백집도 딱 깔끔할 것 같아서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근데 이게 2인 기준이었고, 1인 상은 불가능하다고 말씀 주셨다. 그래서 여기도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이렇게 가게 두 곳을 실패하게 되니 딱히 갈만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이 서래함박이라는 곳이었다.
원래 서래마을이라는 곳에서 휴담락이라고 하여 방송에도 나오고 꽤나 인기가 많았던 곳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는 그 휴담락은 사라지고 백화점 내에 입점하여 판매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게 정확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검색해본 결과에 의해선 그래 보인다. 사실 요즘 백화점들도 예전과 다르다. 그냥 유명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들을 한데 모아 이 백화점에 온 사람들이 각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즉 쇼핑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문화 체험까지 포함하는 그런 복합 공간으로서의 느낌 말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백화점 같은 곳을 그냥 쇼핑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구경하기 위해서 방문하기도 하니까 이런 변화가 잘 맞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는 이 휴락담 서래함박 역시 여기 용산 아이파크몰 지점은 아니지만 현대백화점 지점에 이 메뉴 하나로 억단위 매출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곳의 경우 입점 자체가 쉽지 않긴 하지만, 요즘 백화점끼리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오히려 입점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더 주고 있다고 하니까 여러모로 다 좋은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백화점 같은 대기업에선 이런 비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백화점 입장에선 고객들이 좋아하니까 좋고, 고객들은 이런 가게들이 여기에 다 있으니 방문할 이유도 있고 선택지가 많아서 좋고, 가게 입장에선 혜택을 받고 입점했는데 별도 마케팅 없이도 사람들이 몰리니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이런 게 상생인가 싶기도 하고. 물론 이렇다고 해서 모두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세번의 방문 끝에 먹게 된 용산 아이파크몰 휴락담 서래함박. 여기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요즘 이상하게 함박스테이크가 먹고 싶었다. 근데 함박스테이크 가게를 파는 곳이 은근히 막상 찾아보면 없다. 올해 초였나. 서촌 한옥마을 근처에 가서 우연히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웨이팅이 있는지 몰랐는데 한참 전에 왔다가 뒤늦게 30분 기다려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딱 도쿄의 유명한 레스토랑을 따라한 콘셉트이었는데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공간 자체가 조금 불편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 경험 때문이었는지 요즘 이상하게 함박 스테이크가 먹고 싶더라. 원래 평소에 잘 생각도 안 나던 음식인데. 그래서 이날의 선택이 나에겐 나름 나쁘지 않았다. 생각이 들면 한 번은 먹어야 하니까.
서래함박 전체적인 결은 모든 메뉴가 똑같겠다. 소스가 뿌려지고 함박이 올라가고 또 밥이 나오고. 야채와 샐러드 그리고 국이 제공되고. 다만 어느 토핑이 올라가느냐에 따라 가격과 구성이 조금 달라진다고 보면 되겠다. 계란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소세지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고 아보카도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겠다. 또 각종 튀김이 올라가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처음 방문한 가게의 경우 그 가게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 시그니처 메뉴가 이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이유고 내가 방문하게 만들어주었으니까 말이다. 그 시그니처 메뉴가 마음에 들면 재방문하여 다른 메뉴를 먹어보는 것이겠고.
그래서 제일 저렴한 여기 용산 아이파크몰 휴락담 시그니처 메뉴 서래함박을 픽했다. 단일 메뉴 하나로 억단위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니까 그 맛이 궁금해졌다. 일단 함박 스테이크 두께는 합격이었다. 딱 이렇게 두툼한 함박을 먹고 싶었다. 요즘 밀키트 같은 것도 잘 되어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 중이신데 이런 두께는 안 나오겠다. 그리고 두께에 비해 부드러운 것도 합격이었다. 숟가락이 아닌 포크를 활용하여 위에서부터 아래 있는 밥까지 부드럽게 자를 수 있어 한입에 먹기도 편했다. 그렇게 소스 묻혀가면서 뚝딱 해치웠던 것 같다. 중간중간 목이 막힐 때 샐러드를 먹어주거나 같이 나온 국물을 마셔주었다. 맛있었다. 다만 살짝 아쉬웠던 점은 밥이 함박 스테이크 열기 때문인지 좀 질었다는 것과 전체적인 감칠맛이 아쉬웠다는 것? 뭔가 치즈 토핑이라 그런지 먹다 보니 심심한 기분이 없지 않아 있더라. 그래도 한 끼 식사로 충분히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