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 경력 24년의 총괄 쉐프님이 운영하시는 중식당 발산 화양연화
어떻게 보면 누군가는 이상하게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사실상 아예 안 마시거나 티를 안내는 편이다. 그게 뭐냐 하면 카페인보다는 디카페인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카페인 섭취하면 그날 잠은 다 잔 것이니까. 누군가는 반감기가 있다고 해서 4시간, 8시간 지나면 카페인이 다 사라지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는데, 사람마다 이렇게 소화라고 해야 하나. 해독도 아닌 것 같고. 아무튼 그런 성질이 사라지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고 한다. 추가로 요즘은 대부분 그러신 것 같은데 액상과당보다는 제로를 찾는다. 이건 뭐 누구나 다 그런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아니겠다. 사실 제로 특유의 그 인공감미료 맛 때문에 원래 기존 음료를 드시는 분들도 많긴 한데 워낙 이젠 제로가 대중적으로 되어서. 마지막으로 알코올보다는 논알콜을 찾는 편이다.
왜냐하면 카페인과 마찬가지로 술이 안 맞아서. 술을 조금만 마셔도 온 몸이 빨개지는 편이고 사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술 자체가 맛있다는 것을 모르겠다. 특히 가끔 달달한 칵테일이나 시원한 생맥주 정도는 마시는 편인데 정말 소주나 위스키 같은 것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 막 부드럽게 넘어간다고 하는데 와인들도 부드럽다고 하는 것들 다 술맛이 느껴지더라. 근데 모스카토처럼 달달한 음료수 같은 것은 또 괜찮은 것을 보면 적당히 달달하고 가벼운 느낌이 나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런 술을 마셔도 몸에 반응이 오는 것은 똑같다. 다만 그나마 맛을 더 맛있게 느끼느냐 못 느끼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뭐 당연한 이야기로 담배도 하지 않는데 이건 니코틴이 안 맞는다기보단 그냥 안하게 된 것 같다.
중식당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생각하실 수 있는데 나름 관련이 있어서 작성해보았다. 누군가에게 어느 날 칭따오 레몬맛 논알콜을 추천받았다. 사실 이거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정말 칭따오 맛과 동일한데 논알콜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었는데 계기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인터넷으로 한 박스를 주문해서 먹어봤다. 논알콜이라고 해서 아예 알코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디카페인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고, 제로 알코올은 시중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논알콜 제조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 기존 맥주와 동일한 맛을 구현하는데 알코올까지 다 없애야 하니까 나름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난 또 그냥 쉽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튼 오늘 소개할 발산 화양연화에 혹시나 논알콜 칭따오를 판매하고 있나 살펴봤는데 별도 논알콜은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날 술을 평소 안 마시는 것도 있지만 이런 곳에 오면 그래도 맥주 한잔까지는 해주는 편인데 못할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논알콜이나 마셔볼까 했었는데 없더라. 근데 심지어 아예 칭따오 자체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하시더라. 분명히 칭따오 포스터 같은 것들은 붙어있는데. 이것도 뭐 거래처 같은 시스템이 따로 있나? 아무튼 이때는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여기 제목에 적은 것처럼 타지에서 서울 놀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꼭 데려가게 되는 중식당인데 예전에 분명히 칭따오 병맥주를 종종 마셨다. 아마 뭐 계약 기간 같은 것이 만료되어서 이제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좀 아쉽더라. 아마 나까지 아쉬울 정도면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엄청 아쉽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발산 화양연화의 경우 정확히 방문한 횟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10회는 넘게 방문했던 것 같다. 그만큼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랑 왔었다. 지금은 연락을 안하는 사람과도 왔었고 처음 보는 사람과도 왔었고 친구와도 왔었고 등등. 사실 여길 처음 왔을 때만 하더라도 누군가와 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그 뒤로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아무튼 여기도 그것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꽤 오랜 시간 이렇게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겠다. 2025년에도 블루리본을 달은 것으로 보이는데 중식 경력 24년의 쉐프님이 운영하시는 가게답게 퀄리티도 계속해서 유지해주고 계신 것으로 보이고. 아무튼 하도 많은 메뉴를 먹어봐서 뭘 먹을까 하다가 이날은 가지튀김과 고추잡채 꽃빵을 주문해서 먹었다.
사실 가지튀김은 매번 올때마다 거의 먹은 것 같고 고추잡채 꽃빵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근데 이 고추잡채 꽃빵 맛있더라. 적당히 감칠맛 있고 자극적이면서 이 하얀 순백의 꽃빵과 정말 잘 어울렸다. 다만 이 메뉴판에 꽃빵 추가 메뉴가 있었는데 괜히 있는 것이 아니겠다. 빵 양이 조금 부족하더라. 사실 추가 없이 아예 풍족하게 제공되는 것이 괜찮은 소비자 입장이지만 뭐 이유가 있으시겠지. 오히려 꽃빵을 남기시는 손님도 있을 테고. 아무튼 익숙하지만 맛있는 가지튀김과 감칠맛 살아있고 매콤한 고추잡채 꽃빵을 번갈아 먹어가면서 이날의 식사를 즐겼다. 사실 맥주 한잔해줘야 하는데 안 하니까 어색하더라. 칭따오가 있었으면 먹었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뭐 이 날은 날이 아니었겠지. 그렇다고 해서 여길 이제 안 온다는 것은 아니고 아마 올해 안에 또 갈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꼭 맥주 한잔 같이 해줘야겠다. 술이 있어야 맛이 더 사는 그런 중식당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