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현지인도, 자전거 타는 사람도, 관광객도 만족하고 돌아가는 춘천 가보자순대국
하루에 정말 짧은 시간만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다. 뭐 오전만 한다거나 점심 장사만 한다거나 하루 딱 4시간만 운영을 한다거나. 그런 곳들의 경우 뭐 나름 각자의 사정이 있겠다 싶다. 예를 들어 상권 자체가 저녁에는 유동 인구가 없어서 낮 장사만 한다거나, 메뉴 자체가 저녁 메뉴여서 오전과 낮에는 사람이 없어서 저녁 장사만 한다거나. 사실 이렇게 저녁 장사만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겠다. 아예 전체 시간을 오픈해두거나 아니면 저녁 장사만 하거나. 근데 간혹 가다가 아침에만 장사를 한다거나 낮도 아니고 오후 1~2시까지만 장사를 한다거나 그런 곳들이 있다. 그런 곳을 보면 왜 저녁 장사를 안할까, 낮에만 하는 이유는 뭘까 호기심이 생긴다. 그리고 괜히 맛집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발전이 되더라.
오늘 소개할 이 춘천 가보자순대국 가게 역시 나름 특이한 시간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딱 장사를 한다. 오후 2시까지이기 때문에 낮 시간까지 포함이지만 사실상 아침 장사만 한다고 보면 되겠다. 점심시간까지만 챙기고 딱 그날 영업을 종료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무다. 사실상 춘천에 거주하는 현지인 아니고서야 일주일 중 방문할 수 있는 시간은 토요일 딱 하루 밖에 없겠다. 뭐 연차를 내고 가면 금요일이나 다른 날도 갈 수 있겠지만 사실 춘천이 강릉이나 그런 곳처럼 먼 곳도 아니고 막 2박 3일까지 추가해서 방문하기엔 개인적으론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까지는 생각이 발전이 되지 않았다. 근데 뭐 사람은 다양하고 항상 주어지는 환경은 제각각이니까 단정 지으면 안 되겠다. 내 기준에선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전 춘천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일요일엔 장사를 안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토요일에 날을 잡고 방문했다. 사실 토요일 가장 우선순위는 여기였다. 그래서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혹시나 장사를 안 할까 싶어 전화를 했었는데 사장님께서 기분 좋게 받아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근처에 농협 마트도 있어서 거기에 주차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는 춘천 전 지역이 그렇듯이 근처 길가에 주차를 하면 되는데 여기 가게 앞 통로가 골목길 스타일로 좁은 편이어서 이왕이면 농협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오는 것을 추천드린다. 따로 별도 마련된 주차장은 없다. 춘천의 경우 워낙 주차장이 잘 되어있긴 한데 여기 앞에 학교가 있어서 별도 주차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춘천 현지인도, 관광객도, 자전거 타고 쭉 올라가는 사람들도 모두 다 방문하는 춘천 맛집 가보자순대국. 한 20분 정도 웨이팅을 하고 들어올 수 있었다. 워낙 회전율이 높아서 1시간까지 기다리거나 그런 곳은 아니고 적당히 10분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다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오는 가게는 맞았다. 들어가기 전에 웨이팅을 했었고, 다 먹고 나서도 계산을 하고 나오니 웨이팅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근처 가볍게 산책을 했었는데 그다음에도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확실히 인기 있는 곳은 맞았다. 아마 평일 오전에 오면 이런 기다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날은 토요일이었고.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평일 오전엔 도대체 어떤 고객층이 있어서 이 시간에 장사를 하시는 것이지?
만약 아시는 분들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여기 근방 직원분들이 많아 그분들을 위해 이때 장사를 하시는 것인가? 사실 일반적으로 여기가 뭐 유흥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전에 방문하긴 힘든 것 같은데 참 궁금하다. 근데 사장님께서 이렇게 장사가 잘 되심에도 불구하고 오전과 오후 2시까지만 딱 장사를 하시는 이유가 있겠다 싶다. 아무튼 그렇게 순서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났다. 아마 대부분 들어오시면서 그런 생각을 하실 것 같다. 이거 돼지 잡내 같은 것인가? 이렇게 냄새나면 나는 못 먹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들 말이다. 나의 경우 냄새에 굉장히 취약한 편이다. 누군가는 그 특유의 잡내들을 오히려 맛있게 즐긴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 그러면 아예 못 먹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극찬한 부산 돼지국밥 가게에 갔을 때도 실패한 적이 종종 있다. 그 젓갈 냄새가 나기도 하고 그 특유의 꾸린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이길 수 없겠더라. 근데 밖에서 기다릴 땐 몰랐었는데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가게 내부에 특유의 냄새가 났다. 그래서 도대체 이 냄새가 뭘까 살펴보았다. 근데 이게 순대국에 들어가는 부속물이나 그런 고기 냄새는 절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조금 더 관찰해 보니 약간 식초 베이스의 그런 소스 같은 냄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렇게 순대국을 주문해서 받아봤는데 위에 고추기름처럼 뭔가 둥둥 떠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새우젓과 양념장을 조금 풀고 국물 맛을 봐봤다. 근데 여기에 반전이 있었다. 국물 자체가 너무 깔끔하고 담백했던 것. 이게 이 소스 비쥬얼이면 절대 이 맛이 나면 안 되는데 너무 깔끔했다. 이 국물 맛은 하얀 베이스의 국물에서 느껴져야 하는 맛인데 빨간 국물에서 느껴지니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렇게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여기 기본적으로 밥이 말아져 나오는데 위 사진처럼 따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따로국밥을 택했다. 그리고 안에 있는 각종 고기들을 흰쌀밥 위에 올려서 새우젓과 함께 먹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깍두기를 먹어주었다.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들어오면서 느껴졌던 냄새는 금세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먹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여기 춘천 가보자순대국 비쥬얼 뭔가 비슷한 음식이 있었다. 그렇게 떠올리게 된 것이 바로 내장탕이었다. 위에 빨갛게 둥둥 떠다니는 것도 그렇고 흡사 내장탕과 비슷한 맛과 비쥬얼, 향이었다. 그래서 이게 순대국이 맞나 싶어서 메뉴판을 살펴봤는데 메뉴판에는 정상적으로 순대국으로 적혀있었다. 아마 모티브가 내장탕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웠다. 고기에서도 잡내 하나 없이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나름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는 그런 가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