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가게에서 먹는 것보다 가성비가 몇 배는 뛰어난 길거리 곱창트럭
길을 걷다 보면 푸드트럭처럼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트럭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가장 간단하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그 찹쌀 들어간 360도 회전은 통닭인 것 같고, 그다음이 타코야끼 종류이지 않을까 싶다. 그 뒤로는 오늘 소개할 곱창도 있고 호떡도 있고 그렇겠다. 붕어빵의 경우에는 트럭에서 판매하는 것은 못 본 것 같고 아예 노점 형식으로 있고. 개인적으로 몇 번 사 먹기도 했던, 인기 있는 타코야끼 가게가 있었다. 거기도 엄밀히 말하면 트럭은 아니었는데 아무튼 왔다 갔다 하는 형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언제 오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나중에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판매를 하고 계시더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가게와 다르게 이렇게 이동하는 가게들의 경우 뭔가 확실히 그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때론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런 감정 변화도 있어서 더 그런지 몰라도.
그래서 한때는 붕어빵 열풍이 불어서 붕어빵 가게들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어플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확실히 그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은 맞겠다. 나의 경우에도 겨울에 붕어빵을 먹고 싶은데 이 붕어빵은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 몇 개월만 지나도 그 시즌이 다시 돌아올 텐데 올 겨울에도 열심히 먹어줘야겠다. 편의점이든 빵집이든 붕어빵을 판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바로 만들어 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겠다. 아무튼 이렇게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경우 사실 붕어빵을 제외하고 많이 먹어본 경험은 없다. 그나마 타코야끼가 그다음을 잇고 아주 작은 횟수로 호떡을 먹어본 경험이 있겠다. 노량진 컵밥거리의 경우도 워낙 유명해서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사실 여긴 뭔가 항시 있기 때문에 매장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오늘 소개할 푸드트럭 같은 것과 비교하긴 뭐 하겠다.
이 곱창트럭의 경우 매번 이 장소에 있었다. 그래서 언제 한번 지나갈 때 먹어야겠다 싶었다. 근데 이날 마침 일정이 좀 애매했다. 저녁에 어디 잠시 들려야 했고 공복인 상태였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지나가는 길에 이 트럭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날이다 싶었다. 가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앞서 말한 계속해서 돌아가는 통닭을 판매하는 트럭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언제 한 번은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근데 이게 막상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니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결제까지 쉽게 안 이어진달까? 그렇게 이 곱창트럭도 몇 번이나 지나쳤었는데 이번은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사실 이때도 잠시 차를 세울 곳도 애매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집에 갈까 싶기도 했는데 이날이 아니면 또 언제 먹겠나 싶어서 이렇게 바로 포장 주문을 해봤다. 대부분의 푸드트럭이 그렇겠지만 다 포장 주문이다.
잠시 통화 중이어서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근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후다닥 포장을 해서 돌아가시더라. 나의 경우 이런 경험 자체가 아직은 적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나 싶었는데 진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셔서 놀랐다. 그리고 내가 주문할 때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4~5분이면 된다고 하시더라. 그니까 와서 말만 해도 4분이면 찾아갈 수 있으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갈 수 있음을 알 수 있겠다. 그리고 전화번호도 있으신 것으로 보아 미리 전화로 말하고 찾아갈 수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이게 하루 매출이 꽤 클 수도 있겠다 싶다. 아무튼 그렇게 전화를 끊고 주문을 했다. 이런 곳의 경우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소자는 양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 것 있지 않나? 아귀찜 같은 것 시켰을 때 콩나물만 많은 것. 그런 느낌은 싫어서 혼자 먹을 예정이지만 중자로 주문했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곱창순대볶음이 나오는 동안 잠시 구경을 했다. 조리하는 과정이 막혀 있어 볼 순 없었지만 그래도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언제 언제 오시는 것이냐 여쭤보니 매주 월요일, 일주일에 딱 한 번만 오신다고 하더라. 7일 중 하루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포장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아주머니가 딸과 함께 오셨다. 그래서 사장님한테 저번에 왜 날짜가 바뀌었는지 여쭤보시더라. 원래 휴일에 술 한잔하면서 안주로 이 곱창볶음을 매번 사드시는 것 같은데 그때 타이밍이 안 맞아 못 드셨다고 하더라. 근데 오늘도 딸이 먹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나온 것이라고. 엿들으려고 엿들은 것은 아닌데 워낙 사장님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셔서 옆에서 기다리다 저절로 듣게 되었다. 사실 맛집이 별 것 없는 게, 단골손님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맛집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라 생각한다.
사람 입맛 크게 다를 것 없다 생각한다. 나한테 맛있으면 대부분 다른 사람도 맛있다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매운맛이나 느끼한 맛 등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식 기준으로 맛있으면 웬만하면 다 맛있겠다. 근데 이렇게 단골 손님이 많은 것을 보면 이 곱창 트럭만의 이유가 있긴 하겠다. 그렇게 정확히 5분 정도 지났을까. 내가 주문한 메뉴가 완료되어 포장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위에 야채가 많기도 하고 이런 음식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그러려니 싶었다. 근데 먹으면서 놀랐다. 순대나 곱창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이게 빨갛게 양념하여 볶음 형식으로 나와서 잘 구분이 안 가는 것이지 들어있는 곱창 양이 상당했다. 그리고 순대도 구석에 이렇게 많이 몰려있고. 사실 순대국 만원 정도 내고 먹어도 순대 많아야 세 개 정도 들어있고, 그나마 곱창 들어가 있는 곳들이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아 웨이팅이 있고 그러는데 그런 곳들과 비교하면 정말 혜자는 혜자였다.
물론 그런 매장과 이런 푸드트럭을 비교할 순 없겠다. 애초에 구조적인 차이가 있으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이 곱창 트럭을 찾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매장과 다른 포인트일 테니까. 근데 정말 양이 상당했다. 흡사 우리가 서울 도심에서 식당을 가다가 지방 소도시 시장에서 음식을 먹을 때 드는 생각과도 비슷한 차이랄까. 오랜만에 음식을 먹으면서 신선한 충격 같은 것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괜찮았다. 사실 곱창과 같은 음식은 가격이 저렴할수록 나름 리스크가 큰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슨 잡내가 느껴지든 잘 먹는 사람은 예외인데, 나의 경우 음식 냄새에 굉장히 민감하다. 근데 이날 양념이 그렇게 센 것도 아니고 매운 것도 아닌데 잡내 하나 안 느껴지더라. 이게 그냥 생각 없이 먹은 것도 아니고 '잡내 한번 나봐라!' 약간 이런 마인드로 먹어봤는데도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단골 손님들이 가득한 이유가 있었다. 단순 가성비가 아니라 맛도 있으니까 굳이 포기할 이유가 없겠다. 후식으로 제철인 메론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앞으로 종종 먹어줘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