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많은 타코야끼 가게들이 있지만, 더 높은 퀄리티를 만나볼 수 있는 긴다코
일본에 가면 꼭 길거리 음식 중 하나로 이 타코야끼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만한 간식이 없기도 하겠다. 일단 맛있는 것은 당연하고 근데 적당히 배부르고 이게 튀긴 것과 구운 것 그 사이 어느 지점에 있어서 뭔가 더 매력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한국 길거리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메뉴여서 더 그런 것 같다. 약간 일본 여행을 왔음을 알리게 해주는 메뉴 같달까. 그래서 일본에 놀러 갈 때마다 지점에 상관없이 이 타코야끼를 찾아서 즐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예전에 친구와 오사카에 놀러 갔을 때 그냥 걷다가 시장 쪽에서 위치한 곳에서 먹었을 때였다. 거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줄이 너무 밀리니 제재를 받아 찍지 못했던 곳인데, 주문한 메뉴를 받고 구석에 둘이 앉아서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엄청 뜨거웠지만 그냥 그 감성이 좋았던 것 같다. 현지인들과 같이 두루두루 앉아 짧게 먹고 나왔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근데 사실 거기가 엄청난 맛집이라기보단 그냥 우리가 오랫동안 걸어 허기가 지기도 했고, 혼자 먹을 때보다 여럿이서 먹을 경우 평소보다 더 잘 먹긴 하니까 그런 여러 요소가 잘 결합이 되었다 생각한다. 물론 그곳이 장사가 잘 되는 곳이기도 했다. 사실 도톤보리에 위치한 타코야끼 가게의 경우 워낙 입지가 좋아 사람이 몰리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여긴 그런 곳은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현지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난 맛집일 수도 있겠다. 관광객은 우리 밖에 없긴 했으니까. 정말 지나가다 저기 가볼까 해서 가봤던 곳이라. 그래서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지만 정말 막 이미 유명한 곳을 미리 찾아두고 거기만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연히 들린 곳이 나만 아는 맛집 같은 곳으로 기억에 남을 때가 있으니까. 실제로 그 확률이 더 높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맛집 찾아두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전혀 안 잡을 경우 오히려 그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나중에 알게 되면 꽤나 아쉬움이 밀려온다. 나의 경우 유명한 지역이나 음식 같은 것을 다녀온 뒤에 알아 아쉬운 적이 많았다. 실제로 가기 전에 귀찮기도 하고 오히려 우연히 얻은 경험이 더 값진 경우가 많아서 정보를 많이 안 알아보는 편인데 모르는 게 많으면 확실히 놓치는 것이 많더라. 놓친다고 표현하는 것이 애매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뭔가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경험하고 돌아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말이 잠시 길어졌는데, 내 여행 스타일은 그렇고 오늘 소개하고 싶은 일본 길거리 음식의 경우 타코야끼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인들 사이에서 너무 유명하기도 하고 아마 대부분 다 드셔보셨을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 말이다.
근데 오늘은 조금 이색적인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일단 여기는 관광객이 오는 곳이 아니다. 관광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찾아서 올만한 메리트가 있는 곳도 아니니까. 근데 일본 현지인들이 퇴근길에 주로 찾는 곳이다. 나의 경우 숙소로 들어오는 골목길에 이 긴다코가 있어서 두번 정도 들렸는데, 퇴근 시간이 되면 직장인들이 정장 입고 가방 메고 들어와 이 타코야끼에 하이볼 한잔하고 돌아가더라. 전체 좌석이 스탠딩이라 서서 가볍게 먹고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일본인들은 이 음식에 진심이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이게 밥은 아니니까. 그래도 먹으면 해산물도 들어가 있고 반죽도 되어있어서 어떻게 보면 영양분은 더 괜찮은 음식이 될 순 있겠지만 적어도 밥은 아니니까. 뭐 햄버거와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식사 대용이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나에겐 그냥 디저트와 같은 느낌이라서 그렇게까지 생각이 발전은 안 되는 느낌이다.
이날은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이동을 하기 전에 뭔가 살짝 배고픈 것 같아서 타코야끼로 가볍게 속을 달래주자 싶어서 이렇게 잠시 들렸다. 4알만 판매하고 있어서 딱 적당했다. 6알만 혼자 먹어도 은근 배부른데 이 정도는 정말 간식 개념이라 추후에 식사하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주문 후 서서 기다렸다. 이게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판에 일괄로 구워져야 하기 때문에 타이밍이 잘 맞으면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안 맞을 경우 다 구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그 기다리는 과정이 이렇게 구경하며 보내면 즐거워서 매번 그리 힘들었던 기억은 없었다. 이 타코야끼 만드는 것도 손목에 꽤나 무리가 간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 하면 직업병처럼 손목에 뭐가 생긴다고. 하긴 우리는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딱 5분, 10분 정도 보는 것이지만 저분들은 하루종일 만드실 테니 쉽지 않긴 하겠다. 그래도 일본 타코야끼 가게에 오면 뭔가 에너지 있는 즐거움 같은 것들이 있다.
여기 긴다코 GINDACO 타코야끼의 경우 프랜차이즈다. 그래서 일본 어디에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얼마 전 스타필드를 갔었는데 한국에도 입점이 되어있더라. 내가 여기만 찾는 이유는 다른 것 없다. 일본인 와이프를 두고 있는 사람이 자긴 타코야끼가 먹고 싶을 때 여기만 간다고 하더라. 제일 맛있다는 것은 모르겠지만 퀄리티가 일정하고, 사실 자기 입맛에는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현지인 입맛은 관광객 입장에서 믿고 가야하기 때문에 나도 그 뒤로 여기만 가고 있는데 사실 내 입장에서도 다른 곳들과 비교하여 여기가 훨씬 괜찮더라. 맛이나 퀄리티, 양 모두 고려해서 말이다. 그래서 찾기 쉽기도 하고 굳이 안 갈 이유가 없어서 긴다코 매장이 눈에 보이면 여길 방문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여전히 유명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가게들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근데 여기 긴다코의 경우 문어 크기도 일정하고 해서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서서 먹는 곳에 오면, 매번 좁은 가게에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은 공간 활용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스탠딩으로 앉을 곳 없이 먹지만 가방을 걸칠 수 있는 공간을 나의 행동에 방해되지 않도록 잘 구비를 해뒀으니까. 얼마 전에 백종원 역전우동 프랜차이즈에 가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좁을 수록 저런 공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본을 모티브 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타코야끼에 진심이라는 일본인들이 주로 찾는 곳인 긴다코라는 매장을 오늘 소개해봤다. 한국에도 매장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안 가보신 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들쭉날쭉한 타코야키가 아니라 일정한, 관리된 퀄리티의 맛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이날 나는 하이볼이 아닌 시원한 물과 함께 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일본인처럼 하이볼과 함께 즐겨봐야겠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