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만한 난이 나와 깜짝 놀라고 시작하는 3대 인도 커리 맛집 에베레스트 레스토랑
체감은 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커리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먹고 와보니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바로 커리 관련한 인기가 상당히 줄었다는 것. 물론 백화점이나 거리에서 장사 중인 인도 커리 집들을 보면 사람들이 안에 있긴 하다. 근데 중요한 것은 매장 수가 되겠다. 매장 수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은 찾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단 의미가 되겠고, 그나마 찾는 사람들이 몇 안 남은 매장에 몰려 사람이 많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지금부터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커리 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고 나 역시 홍대에 위치한 커리 뷔페를 방문하여 대기까지 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한 번만 방문한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고 실제로 갈 때마다 사람이 많았고.
근데 요즘은 주변에서 커리를 먹는다는 사람을 찾기 힘들기도 하고 매장도 그만큼 보이지 않기도 하겠다. 그나마 커리를 먹고 싶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나름 식단을 신경 쓴다는 것이다. 좀 클린한데 소화 잘 되고 적당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커리 이야기를 종종하더라. 개인적으로 커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커리 자체도 좋긴 한데 그보다 같이 나오는 난이 좋더라. 식감도 좋고 뜯어서 먹는 재미도 있고. 다만 먹는데 손을 써야 하기 때문에 좀 불편하긴 하지만 나름 그 먹는 방식 그대로 적당히 재미가 있어서 괜찮다 생각한다. 아무튼 이날 오랜만에 3대 인도 커리 맛집 중 하나인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을 방문했는데 사실 여길 와야겠다 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냥 지나다니면서 뭘 먹을까 보다가 여기가 딱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인테리어부터 좀 먹고 들어가는 곳이기 때문에 눈에 안 띌 수가 없었다.
오픈런까진 아니더라도 거의 그런 느낌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방문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근데 나오면서 보니 그 넓은 매장이 거의 가득 차 있더라. 물론 여기가 몰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인기를 정확히 판가름 할 순 없지만 아무튼 커리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전에 3대 커리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리스트가 쭉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키워드 하나 안 잡히는 것으로 보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은 맞겠다. 생각해 보면 방송에서도 예전에 막 항아리에 난을 붙여서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장면을 찾기도 힘든 것을 보면 방송에서 역시 이게 사람들 관심이 없으니까 안 내보내고 있구나 싶다. 아무튼 자리를 안내받고 바로 주문을 했다. 여기의 경우 한국분도 계시지만 주로 외국분들이 응대를 해주셨다. 아마 주방 안에서 조리 역시 메인은 현지인 분들이 해주시겠다.
주문한 커리와 난이 나왔다. 그리고 시작에 속을 좀 달래주고자 샐러드도 하나 주문했다. 사실 커리를 하나만 주문할까 싶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인도 커리 집에 오면 꼭 커리 바닥까지 다 먹은 적은 없더라. 그래서 이날 아침 첫 끼니기도 하고 많이 못 먹고 또 남길까 싶어서 커리를 하나만 시킬까 하다가 두 개를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커리 사이즈가 상당히 적더라. 그와는 반대로 난의 경우 굉장히 크게 나와 놀랐고.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의 경우 이날 첫 방문은 아니었는데 과거에 커리가 이렇게 작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 날따라 유독 작게 느껴졌다. 여기도 적당히 비용 절감을 한 건가.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느끼기에 커리 양이 상당히 작아졌다. 사실 커리가 다시 과거의 인기를 되찾으려면 하나만 주문해도 두 명이서 충분히 나눠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인 이상 방문 했을 때 2개를 시켜야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커리와 난만 먹는 사람은 없고 라씨부터해서 이것저것 다른 것들도 먹을텐데 그럼 비용이 너무 비싸지니까.
간혹 이런 커리 가게에 가면 어떤 커리를 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럴 때 강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메뉴가 치킨 마크니라는 것이다 이건 어느 프랜차이즈를 가든 기본적으로 있는 메뉴인데, 호불호 없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종류 중 하나다. 이날 오랜만에 인도 커리 가게를 방문했기 때문에 이 치킨 마크니 맛을 오랜만에 접하고 싶어서 바로 주문했다. 이게 버터 베이스로 담백하고 고소하게 달달하게 먹을 수 있어서 난과 함께 먹을 때 꽤나 괜찮다. 그 이후에는 그냥 기호에 맞는 것 하나 고른 다음에 나름 도전해 가며 내 입맛에 맞는 커리를 발견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다만 양고기가 들어간 커리의 경우 냄새가 날 수 있으니, 이 부분 민감하신 분들은 야채나 생선 쪽으로 선택하시는 것이 낫겠다. 나의 경우 고민하다가 냄새 때문에 그냥 새우가 들어간 커리로 택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이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의 경우도 2002년 런칭하여 벌써 20년이 넘게 운영 중에 있겠다. 사실 지금 딱 떠오르는 경쟁사 프랜차이즈로 아그라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그라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일단 아그라의 경우 나름 여기 에베레스트보다 트렌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종 할인도 그렇고 세트 메뉴 구성도 그렇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 난을 기존과 다르게 각종 야채와 함께 시원하게 먹는 메뉴인데 요거트 소스의 달달함과 과일, 난이 어우러지는 맛이 꽤나 괜찮았다. 그래서 사실 커리나 난의 퀄리티 이런 것은 거의 비슷하다 생각하고, 그 메뉴 때문에 아그라에 한 표를 주고 싶다. 근데 아그라도 안 간 지 거의 일 년이 넘어서 잘 모르겠는데 가성비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가봐야 명확한 비교가 가능하겠다. 아마 올해 안에 한 번은 가보지 않을까 싶다. 그때 다시 포스팅하며 정확히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손으로 난을 찢었지만 커리와 함께 먹을 때는 숟가락과 포크를 이용했다. 사실 손으로 툭툭 무심하게 찍어 먹는 것이 오리지널이겠지만 장갑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렇게 반반씩 섞어서 먹었다. 근데 이렇게 먹으면 확실히 먹을 때 뭔가 더 흘리고 불편하긴 하다. 그래서 뭐 아예 손으로 먹고 씻는 것이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피자 도우와는 다르게 이 난의 식감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적당히 바삭한데 또 안은 쫀득쫀득하달까. 그래서 갈릭난의 경우 정말 난만 먹어도 고소하게 느껴져 맛있을 때가 있다. 아마 집에서 만들 수 없어서 그 희소성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날의 경우 분명히 갈릭이나 버터가 발라져서 나오긴 했는데 뭔가 두 가지 맛의 차이가 안 느껴져서 커리가 필수긴 했다. 다만 커리 역시 간이 다소 약한 느낌이어서 내 입맛이 변한 것인가 싶더라.
이날 같이 식사한 일행의 경우 에베레스트 레스토랑을 처음 방문했다. 내가 소개했을 때 서울 3대 인도 커리 맛집 중 하나라고 소개했는데, 지금은 그런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면 이 소개를 앞으론 정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찾는 사람이 없는데 혼자 3대 맛집 중 하나라고 소개하는 것도 웃기니까. 분명히 예전엔 그런 키워드도 찾기 쉽고 사람들도 공감을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무튼 일행이 자기가 혜화에 잘 아는 맛집이 하나 있다고, 나중에 거길 가보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또 거기를 가보면 아마 올해 남은 삼 개월 중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 인도 커리를 즐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그라도 꼭 가봐야 하니까. 그래도 오랜만에 인도 커리와 난, 샐러드를 맛있게 잘 먹었다. 라씨는 안 마셨지만 다 먹고 난 뒤에 더부룩함도 없고 속 편하게 괜찮았다. 가성비는 살짝 아쉬웠지만 커리 음식 자체의 메리트는 괜찮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