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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원 백반도 놀라운데 나오는 찬이 10가지나 되는 용산 팔도강산

디프_ 2024. 6. 11. 20:56
요즘 물가에 7천원 가정식 백반이 아직도 있다!?

 

 

평소 점심에 백반을 즐겨 먹는다. 아무래도 속이 편하기도 하고 실제로 맛있기도 하더라. 예를 들어 뭐 양식이나 일식을 먹을 경우 정말 그 메뉴로만 단일로 먹게 되는데, 가정식 백반의 경우 손이 갈 곳이 여러 개로 많아서 먹는 재미도 있고 또 물리지도 않고 그렇더라. 그리고 정말 잘하는 백반집은 집에서 먹는 것보다 웬만하면 맛있기도 하고. 근데 이 가성비 좋은 백반집도 요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예전엔 그래도 7천원 하는 곳들을 종종 보긴 했는데, 요즘은 8~9천원을 기본으로 가져가는 것 같더라.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격이 올라도 퀄리티는 그래도 유지가 되더라. 마진을 올리기 위해 더 안 좋아졌다거나 그러면 좀 아쉬웠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원래 갔던 백반집들은 여전히 구성 괜찮고 맛있었다. 근데 오늘 소개하는 곳은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에 놀랐고, 또 나오는 구성에 놀랐다.

 

이 가게의 경우 저 간판에 적힌 상호명으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다. 용산 팔도강산을 검색하셔야 정확한 매장 위치를 알 수 있다. 사실 골목 끝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연히 찾아 방문하기도 힘든 구조다. 근데 여기 매번 올 때마다 사람들이 꽉 차 잇다. 웨이팅까진 아니더라도 피크 타임엔 바로 입장이 불가하여 문 앞에서 잠시 기다리기도 한다. 근데 한번 먹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앞서 말했듯이 가격이 미쳤다. 7천원이라니. 그렇다고 해서 찬이 1~2가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나온다. 웬만한 8~9천원 하는 곳들보다 오히려 퀄리티 좋게 나온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메인 재료가 하나인 것도 아니고 여러 개인 경우도 있어서 솔직히 가성비는 꽤나 괜찮다고 생각한다. 가족끼리 가게를 운영하시는 것 같았는데, 의자에 앉는 입식이 아닌 바닥에 앉는 좌식 구조라서 사실 매번 올 때마다 조금 힘들어 보이시긴 한다.

 

물론 가격과 양도 중요하다. 근데 단순 가짓수만 많다고 해서 사람이 몰리진 않을 것이다. 여기 기본적으로 찬들이 다 맛있다. 특히 뭔가 학교 도시락 싸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이 4종이 담긴 반찬통은 정말 다 맛있다. 소세지는 뭐 사실 익숙한 맛인데, 저 볶음김치와 불맛이 나는 제육 같은 것이 은근 밥도둑이다. 매운 것도 아니고 짠 것도 아닌데 감칠맛이 살아있어 맛있다. 고기 한 점 먹으면 불맛이 확 느껴지는데 그 부분이 꽤나 매력적이었고, 볶음김치는 사실 평소 자주 먹고 싶은데 은근 먹기 힘든 반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삼겹살 먹을 때나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는 것 같은데, 그것도 저 맛은 안 나겠다. 매일 밥 먹을 때마다 있으면 그래도 딱히 땡기는 반찬이 없을 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찬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가? 아무튼 이 4종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외에 추가로 4가지 찬이 더 있다.

 

이 4가지 찬의 경우 정말 집밥을 먹을 때 만날 수 있는 찬 구성이겠다. 그래서 딱히 뭐 특별하다거나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근데 기본적으로 여기 사장님께서 손맛이 좋으시기 때문에 이 밑반찬들도 다 맛있다. 딱 비쥬얼을 봐도 정확하진 않지만, 사오신 것은 아니고 직접 담그신 것으로 보인다. 근데 이 파김치가 아삭아삭하니 식감 살아있고 맛있더라. 그렇게 살짝 입가심을 하고 있으면, 매번 올 때마다 나오는 순두부찌개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메인 음식이 나온다. 이날의 주인공은 닭볶음탕이었다. 사실 여기서 찌개만 나와도 괜찮았을 것이다. 왜냐면 이미 불맛이 나는 고기가 있으니까. 최근에야 안 사실인데 일반적으로 가정식 백반 가게들의 경우 고기 한 종류는 꼭 나오더라. 근데 그게 한 종류만 나오고, 두 가지 이상 나오는 경우에는 가성비 좋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 근데 여기의 경우 일단 고기가 이날은 2개였으니 가격도 7천원으로 저렴한데 여러모로 괜찮았던 날이겠다.

 

근데 이렇게 매일매일 로테이션이 돌아가며 나오는 백반 집의 경우에도 개인적으로 기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기복이 있다는 것이 가게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내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게 있다는 것이겠다. 예를 들어 어느 날은 내가 맛있는 음식들만 나오면 굉장히 기분이 좋은데, 어느 날은 전날 저녁에 먹었던 메뉴가 나온다거나 아니면 싫어하는 음식이 나올 경우 만족도가 떨어지게 되겠다. 근데 사실 나오기 전에 오늘 뭐가 나오는지 알기도 힘들뿐더러 그런 복불복과 같은 은근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또 많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이런 백반집을 찾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단순 메인 재료 외에도 다른 찬들이 맛있으니까 찾을만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이날 순두부찌개와 함께 여러 찬을 한입씩 먹으면서 공깃밥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적당히 담백하고 자극적이고 조합이 좋았다.

 

불맛 나는 고기를 위에 올려서 먹는 흰쌀밥이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요즘 저녁에는 현미 햇반을 챙겨 먹고 있다. 뭐 건강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햇반 데워 먹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더라. 어차피 많은 양을 먹는 것도 아니고. 식단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점심에 그나마 이런 밥들을 편하게 먹는데 그래서 뭐 지금 적당히 유지가 되는 것 같다. 또 너무 한쪽으로 치우면 안 되니까. 이렇게 7천원 백반도 놀라운데 나오는 찬이 10가지나 되는 용산 팔도강산 점심 한 끼를 뚝딱 해치웠다. 나의 경우 자주 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이 근처에 큰 회사가 하나 있는데 많은 직장인들이 주기적으로 여길 방문할 것 같다. 근데 아마 언젠가는 여기도 가격이 최소 8천 원으로 오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봐도 7천원은 주변과 비교해서 너무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요즘 이런 생각이 드는 가게 자체가 별로 없는데, 한편으론 이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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