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요즘은 찾기 힘든 정통 스타일의 옛날 중국집 용산 만리향

디프_ 2024. 6. 6. 20:35
어렸을 때 먹었던 동네 중국집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용산 만리향

 

 

한국에서 노포 인기가 많아진지는 어느덧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다. 옛날에 말했을 때는 최근 1~2년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거의 4~5년 정도 지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요즘 종종 듣는 말이 있다. 택시 기사님이나 아니면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을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되면, 종로나 그런 곳에 사람들이 많아서 신기하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왜 그런 곳에 젊은 층이 가는 것인지 의아해하시더라. 나의 경우에도 저번에 어머니와 이모들이랑 맛집을 갈 때, 이모들이 '뭐 덕분에 젊은 사람들이 가는 곳을 가겠네' 이렇게 말하셔서, 그런 곳 아니라고 노포 스타일이라고 말해주었다. 나의 경우에도 평소 세련되고 깔끔한 곳 가는 곳도 좋아하지만, 뭔가 오늘은 정말 맛집 가고 싶다고 느끼면 노포 같은 곳을 찾아가는 것 같다. 뭔가 더 재밌고, 나만 아는 그런 맛집을 찾는 느낌이랄까.

 

근데 사실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옛날과 다르게 한국이 많이 성장을 했고, 자영업도 개인 창업자도 많지만 프랜차이즈도 많다. 그리고 대기업에서도 요식업 시장에 진출을 한다. 그니까 잘 관리가 되고 품질 좋은 레스토랑과 같은 식당도 많다는 것이다. 거기는 기본 이상 해주니까, 솔직히 손님 입장에서 그런 곳을 가도 편하고 맛있고 서비스 좋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으니 굳이 막 숨어 있는 가게를 찾아갈 필요가 없겠다. 실제로 숨어 있는 가게를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이런 곳들과 비교하여 만족도가 더 높지 않을 수도 있고. 간단한 예로, 백화점이나 스타필드와 같은 몰을 가더라도 전국 각지에 있는 맛집들이 입점해 있으니 굳이 더운데 밖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겠다. 점점 뭔가 삶이 편해져 가긴 하는 것 같은데, 반대로 좀 고생하면서 먹는 낙도 있으니까 노포만의 낙도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둘 다 같은 음식이지만 결이 다르달까.

 

성시경 유튜브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주로 노포를 방문하는 컨셉이시니까.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도 그런 노포 가게 같은 곳 중 하나다. 얼마 전 홍콩반점 포스팅을 했었는데 확실히 결이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같은 중국집 음식이지만, 먹고 싶을 때 방문하는 그 감성이 다르다. 둘 다 맛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홍콩반점의 경우 확실히 프랜차이즈 느낌이다. 맛이 일정하고 깔끔하고, 가격은 어느 정도 있고 좀 트렌디하고. 근데 오늘 소개할 요즘은 찾기 힘든 정통 스타일의 옛날 중국집 용산 만리향 가게 같은 경우는 맛이 예나 지금이나 같겠다. 뭐 요즘 트렌드가 매콤하다고 하여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맛이 있다. 그래서 단골손님들이 생기고 유명해지고 그런 것이겠는데, 아무튼 뭔가 요즘 너무 화려한 맛들과 대비하여 여기만의 느낌이 있는 맛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여길 방문 한다.

 

탕수육이 들어간 세트를 주문하였고, 가격은 17,000원이 나왔다. 2인 기준으로 약 8,500원으로 봐주면 되겠다. 세트 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탕수육이다 보니 양이 그렇게 많지 않겠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부어져 나온다. 아마 소스 따로 달라고 하면 그렇게 주시긴 할 텐데 웬만하면 주시는 대로 먹는 편이다. 뭐 고급 레스토랑 같은 곳도 아니고, 또 이게 여기 스타일이니까 이렇게 주시는 것이겠지. 그리고 요즘은 기본 탕수육이 다 찹쌀 탕수육인 것 같다. 사실 한때 찹쌀 탕수육 초창기에 너무 꽂혀서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다. 인천 부평까지 가서 막 먹었던 경험이 있다. 근데 이제는 하도 먹어서 그런지, 이렇게 튀김이 바삭한 탕수육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어느 중식집에 가면 기본 베이스가 찹쌀 탕수육이면 아쉬울 때가 있더라. 그래서 요즘은 어느 가게를 가기 전에 사진을 살펴보고 탕수육이 찹쌀 탕수육 느낌이면 일부러 다른 곳들을 가기도 한다.

 

일행은 짬뽕을 주문하였고, 나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사실 중식집에서 내가 볶음밥을 먹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짜장면 아니면 짬뽕을 먹겠다. 근데 이날은 전날 밤에 라면을 먹어서 또 연속으로 면을 먹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볶음밥을 택했다. 근데 역시나 여기 전통 그대로 우리가 어렸을 때 먹었던 볶음밥 스타일 그대로 나와서 좋았다. 요즘은 뭐 어떤 리뷰를 보니까 볶음밥이 볶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재료만 위에 올려져 나와서 짜장 소스에 비벼 먹게만 해서 제공되는 가게도 있다고 하더라. 확실히 뭔가 예전과 달라지긴 했다. 그리고 요즘 배달로 주문하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짬뽕 국물도 용산 맛집 만리향은 기본으로 제공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짜장면을 주문하면 메추리알이 기본적으로 있듯이, 그냥 여긴 이렇게 짬뽕 국물이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겠다. 그렇게 모든 메뉴가 나오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고슬고슬하게 볶아진 볶음밥과 위에 올려진 각종 해산물, 야채 재료들을 짜장소스와 함께 먹어주었다. 소스가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으나, 간이 세서 위에 적당히 올려 먹으면 괜찮았다. 그니까 학교 급식 때처럼 막 비벼 먹는 것이 아니라 덜어서 먹는 개념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중간중간 단무지도 곁들여주고, 탕수육도 먹어주고 짬뽕 국물도 먹어주면서 여러 조합으로 즐겨주었다. 확실히 이게 기름기에 볶아져 그런지 깔끔한 느낌은 아니었다. 근데 그렇다고 하여 기름이 절여진 느낌도 아니고 말 그대로 우리가 상상하는 볶음밥 맛 그대로였다. 다만 단무지나 짬뽕 국물 같은 것은 필수고. 사실 짬뽕 국물을 먹는다고 해서 이게 갈증이 해소되거나 그렇진 않겠다. 왜냐면 짬뽕 국물 자체도 짭조름하니까. 그래서 단무지나 은근히 담백했던 탕수육과의 조합이 꽤나 괜찮았던 것 같다. 입안을 리프레시해주는 느낌이랄까.

 

일행은 짬뽕에 밥을 말았고 나는 그냥 기존 그대로 열심히 먹어주었다. 2인 기준으로 17,000원이면 꽤나 가성비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기본 짜장면에서 각기 메뉴를 바꿨기 때문에 추가 요금이 조금씩 붙긴 했었을 텐데 정확히 얼마를 계산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추가 요금이 붙긴 했겠지? 이 부분도 확실하진 않겠다. 근데 요즘은 집에서 배달 음식 먹는 것보다 확실히 밖에서 먹는 것이 더 저렴한 것 같다. 애초에 배달 앱 자체에 붙어있는 금액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싼 경우도 이제 많아졌고, 최저 배달 금액을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시키다 보니 혼자 먹거나 그럴 경우 오히려 더 비싸게 붙더라.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 먹으면 과식도 하게 되는 것 같고, 일부러 밖에서 먹고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나름 소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오면서 벌기도 하고, 여러모로 괜찮은 것 같다. 아무튼 이날 요즘은 찾기 힘든 옛날 정통 스타일 중식집을 방문해서 기분 좋게 먹고 싶었던 맛을 먹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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