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60년 전통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전주 김판쇠 우족탕

디프_ 2024. 6. 5. 20:22
전주 현지인들은 10년, 20년 단골이 기본이라는 60년 전통 전주 김판쇠 우족탕

 

 

지난 연휴에 짧게 전주를 다녀왔다.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개인적으로 알차게는 못 보냈어도 나름 의미 있게 다녀온 것 같다. 가기 2주 전인가 숙소를 살펴봤다. 근데 방이 없는 것이었다. 사실 이때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떠나지 않는 것이 맞는데 연휴가 있어서 그냥 가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뭔가 투자를 많이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딱 하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하게 되어서 바로 거기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다. 연휴가 있으니 전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갈 때 여기저기 들리고 싶었다. 근데 당일 아침 출발하려고 보니 평소 3~4시간이면 가는 거리가 6~7시간이 걸리더라. 운전을 평소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부랴부랴 KTX를 서치 해보았고, 딱 괜찮은 것을 발견하여 KTX로 급 변경하여 출발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주 KTX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들린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전주 김판쇠 우족탕이다. 여기의 경우 60년 전통을 갖고 있으며, 3대째 가업을 이어받고 있다고 한다. 여길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현지인 소개로 알게 되었다. 사실 전주에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현지인이 아니긴 한데, 유튜브에 전주 맛집 소개 되어있는 리스트에서 전주 사는 사람이 댓글을 남겨주었었는데, 그 댓글을 보고 오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현지인 소개로 온 것은 맞긴 맞겠다. 개인적으로 너무 광고 같은 느낌보다 이런 느낌이 좋아서 여길 가장 먼저 오게 되었다. KTX에서 호두과자를 먹어서 배가 안 고프긴 했지만 그래도 밥을 먹어주는 게 맞긴 하니까. 어차피 계속해서 걸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소화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택시비 한 1만 원 정도 나왔나. 가게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사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만큼 여기가 로컬 사람들만 알고, 일부 관광객이 오기야 오겠지만 그리 많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대부분 전주한옥마을 근처를 갈 테니 말이다. 그렇게 매장에 도착했는데, 약간 식사 시간대가 아니었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매장 내부에서 한 60% 정도만 찬 느낌? 그렇게 주문 후 먹고 있는데 피크 타임이 되어오니까 100%가 꽉 차더라. 다행히 여기 매장 뭐 2층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대기가 발생하진 않았는데 아무튼 엄청난 사람들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간략하게 살펴보니 여기 10년, 20년 단골은 기본으로 깔고 있는 가게처럼 보였다. 뭐 10번 정도 가서는 단골이라고 명함도 못 내미는 그런 정말 역사가 있는 로컬 맛집이었다. 그렇다 보니 정부에서 주는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한 것 같다.

 

일단 뭐 전주 음식이 맛있는 동네인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근데 어느 유명해진 관광 도시가 그렇듯이, 정말 맛있는 곳을 가고 싶으면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 아니라, 오래된 것 같은 백반집을 가면 거기가 맛집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개인적으로 전주에 올 때마다 맛없게 먹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확실히 그리고 이번에 느낀 것이 개인적으로 입맛이 전라도 입맛과 비슷한 것 같다. 이건 나의 추측이긴 한데, 전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간을 세게 먹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소스를 엄청 애용하는 편인데 나보다 많이 먹는 사람은 사실 주변에서 잘 보지 못했다. 근데 여기서 후추랑 소금 같은 것으로 간을 조절하시는 어느 테이블 모습을 봤는데, 내 기준에도 과도할 정도로 후추를 팍팍 넣으시더라. 그것을 보고 내가 주변에서 소스 이야기를 하도 해서 그렇지 유별난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근데 난 이 지역에 살아본 적이 없는데..

 

60년 전통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전주 김판쇠 우족탕, 특이 아닌 기본으로 시켰다. 가격은 15,000원. 그리고 위와 같이 기본 구성이 나온다. 근데 특이한 것이 정식도 아닌데, 저렇게 사이드로 고기와 우족에 포함되어 있는 부위 같은 것들이 조금 더 나오더라. 나중에 사장님에게 어떻게 먹는지 여쭤보니 간략한 설명과 함께 알려주셨다. 저 파의 경우에도 국밥에 넣는 것인 줄 알았는데, 테이블마다 구비된 초장과 파를 섞고 그 소스로 사이드에 나온 고기를 찍어서 먹어주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고기들의 경우 메인 국밥이 나오기 전에 입가심 용으로 먹어주는 것인데 국밥이 이미 나와버렸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소면은 서울에서 먹는 것과 동일하게 국밥에 넣어주면 되겠고. 아무튼 기본적인 설명은 이렇게 해주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간 조절은 따로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진짜 처음 가는 가게가 있으면 뭔가 모를 것 같으면 사장님에게 여쭤보는 것이 최고다. 그래야 제대로 먹을 수 있겠다. 만약 이날 여쭤보지 않았으면 이 초장 매력을 전혀 몰랐겠다. 개인적으로 초장의 경우 회를 먹을 때 제외하고는 잘 안 먹는 편이다. 뭐 어느 조합에 어울릴지 잘 상상이 가지 않아서. 근데 이날 초장과 파를 섞은 소스에 각종 고기나 부속물을 찍어서 먹으니까 너무 맛있었다. 그 특유의 신맛과 적당한 달달함이 입 안에서 어우러지는데 식감도 재밌고 새콤하고 달콤하고 맛있어서 저절로 리프레시가 되고 무엇보다 감칠맛이 돌더라. 솔직히 반했다. 너무 맛있었다.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너무 맛있었다. 확실히 어느 곳이든 첫맛이 제일 기억나듯이, 개인적으로 이번 전주 1박 2일 여행 중에서 여기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아마 다음에 전주를 가게 되더라도 이 가게를 또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사장님 팁 역시 최고였고.

 

개인적으로 소스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이때부터 모든 것을 이 소스와 곁들였던 것 같다. 근데 이게 조합이 너무 좋았다. 따로 겉도는 느낌이 아니라 너무 잘 어울렸다. 사실 처음에 초장을 조금만 부었었는데 그다음엔 아주 가득 채워서 리필을 하였다. 근데 역시 단골손님들은 무시 못하는 것이, 그 이후에 천천히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혼밥을 할 때에는 내가 사진을 찍어서 정신없기도 하지만 따로 대화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주변을 구경하게 된다. 근데 바로 내 옆에 혼밥을 하러 오신 한 손님분이 계셨다. 딱 봐도 여기 근처 사시고 한두 번 방문하신 모습이 아니었다. 근데 정말 앉으시자마자 초장을 엄청 가득 부으시더라. 근데 이미 난 이때 이 맛을 알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뭔가 계속해서 나처럼 여러 소스를 곁들으시는 단골 분들을 보니 내심 반갑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항상 주변에서 뭐라 했었는데.

 

중간에 맛을 좀 변화 주고자 소금을 넣었다. 그리고 자리마다 집게와 가위를 주시는데, 이렇게 안에 들어간 고기를 적당히 잘라서 먹으라고 놔주시는 것이었다. 이게 가격이 15,000원이어서 다소 비싸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 나오는 구성이나 내용물을 보면 전혀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그리고 우족탕 메뉴 자체가 사실 서울에서 먹기 쉽지 않기도 하고 파는 곳도 없기도 하니까 그 희소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판단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여기가 맛집이기도 하고. 그리고 사장님께서 내가 외지인인 것을 아시고 콜라를 서비스로 주셨다. 근데 스리슬쩍 딱 테이블에 놔주시더라. 그래서 너무 먹고 싶긴 했는데 참았다. 사실 여행 중에 카페인이 들어와도 상관은 없는데 이날 잠이 부족해서 좀 낮잠을 자고 싶어서 참았다. 아무튼 여러모로 인심도 좋으시고, 확실히 이 가게에 오면 잘 되는 이유가 느껴지는 그런 가게였다.

 

그렇게 흰쌀밥과 함께 열심히 60년 전통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전주 김판쇠 우족탕 먹어주었다. 이게 특 메뉴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성인 남자 기준으로도 일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특은 정말 배가 고플 경우에만 먹는 것이 좋아 보인다. 물론 내 기준이긴 한데 아무튼 들어간 고기 양이나 사이드나 너무 실하게 잘 들어있다. 아마 내가 이날 소스를 많이 먹어서 뭐 그것 때문에 배가 찬 것일 수도 있긴 하겠다. 이 감칠맛이 계속해서 손을 가게 만들더라. 그리고 밥은 일부러 조금 주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필요하신 분들은 먹으면서 추가 요청 드리면 되겠다. 근데 이럴 때 또 우족을 열심히 먹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국물까지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먹고 싶었던 우족을 실컷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초장의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어서 또 좋았다. 너무 만족스러웠고 다음에 언제 전주를 갈지 모르겠지만 가게 되면 여긴 무조건 재방문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