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회부터 지리탕까지 제주도민 말 믿고 가길 잘한 올레길회센타

디프_ 2022. 7. 2. 13:55
제주도민 분들만 주로 찾고 있다는 우리 동네 맛집 올레길회센타

 

제주도처럼 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야 하는 곳들의 경우 술을 마시기가 힘든 편이다. 뭐 대리를 불러서까지 먹는 사람도 크게 못 본 것 같고 이 지역이 대리가 활성화 되어있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아예 근처 가까운 곳으로 숙박을 하여 택시를 타고 이동하든가 아니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든가 그런 곳들에서 대부분 술을 드시는 것 같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포장을 해와서 숙소에서 먹기도 하거나 아니면 밖에서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먹거나. 가장 좋은 방법이 택시라 생각하는데 여기가 또 시내가 아니라 은근 숨어있는 곳으로 가면 잘 잡히지가 않는다. 시간도 늦어지고 그러니 말이다. 이날이 그랬다 일단 올 때는 택시가 바로 잡혀서 어찌어찌 왔다. 근데 갈 때 택시가 정말 잡히지 않아 한 30분은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걸 겨우 타 숙소로 돌아왔던 것 같다.

 

근데 제주도에서도 도보로 뭐 몇십 분 이내 도착한다고 해서 함부로 걸으면 안 된다. 생각보다 길이 잘 되어있지 않은 곳들이 많아 저번에 공항 근처 시내에서 어느 곳 걸어가려다 횡단보도도 없고 뭐 어디 내천 같은 곳 지나가고 고생했다. 오늘 소개할 여기 올레길회센타 역시 거리로는 가까웠는데 그때 그 생각이 나서 걸어오지 못했다. 돌아갈 때는 너무 어둡기도 했고. 아무튼 나름 고생을 하며 찾아온 가게다. 처음 찾을 때도 포털에 검색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전화는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게 상호 마지막이 센타였다. 난 계속 센터로 검색했었고. 나름 이게 그런 진입 장벽이 있어서 관광객들은 보다 쉽게 찾아오지 못한다는 점이 있겠다. 나처럼 전화까지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까. 그 때문인지 내가 매장에 방문했을 때는 정말 동네 제주도민 분들만 계셨다. 좀 놀러 온 것 같은 테이블은 우리 밖에 없었다.

 

아 그리고 이 근방 횟집들의 경우 대부분 다 비싸다. 나의 경우 솔직히 그냥 광어, 우럭 같은 것 4~5만 원 선에서만 먹으면 충분한데 정말 그렇게 파는 가게들이 없더라. 대부분 모듬이나 아예 10만 원 이상 금액으로 한 종류만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가게가 아닌 것 같은 곳을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었는데 여기도 막상 와보니 내가 봤었던 메뉴는 없고 그런 10만원 단위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근데 오히려 이게 여기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만약 저렴한 금액대를 찾지 않았다면 여기가 아닌, 사람들이 익숙하게 찾고 알 수 있는 그런 가게를 방문했을 테니 말이다. 물론 그 가게들이 맛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기가 너무 만족스러웠어서 일단 여기 기준으로 저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사진들을 같이 살펴보시면 아마 공감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 싶다. 양도 양이고 신선함도 신선함이고 퀄리티며 뭐 하나 빠지지가 않는다.

우리의 경우 고민을 하다가 모듬으로 주문했던 것 같다. 사장님께서도 그렇게 추천을 주셨다. 그리고 횟감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었는데 막 고등어나 이런 것들 좀 초보자들이 힘든 것을 빼고 무난하게 광어, 우럭 선으로 요청드렸던 것 같다. 정확힌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모든 종류들이 회 초보자들이 먹기 편했다. 내가 괜찮았으니까! 일단 메인이 나오기 전에 이렇게 스끼다시들이 펼쳐졌다. 사장님께서 처음에 메뉴를 추천해주실 때 이렇게 하면 후회 없을 것이라고 너무 자신 있게 말씀 주셔서 믿고 주문해봤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길 잘했다 싶다. 뭔가 신뢰도 있는 가게는 정말 사장님 따라 주문해서 먹으면 되겠다. 다만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아무튼 이 가게의 경우는 믿을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 먹지 못하는 멍게나 이런 것들도 같이 도전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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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말 믿고 오길 잘한 올레길회센타 밑반찬 종류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2인 상차림인데 이 정도다. 그리고 낯설게도 돈가스가 나오는데 아마 아이들이 오는 가족 단위에서는 저게 나름 비밀 병기 역할을 해서 또 그런 구성도 괜찮은 것 같다. 솔직히 딱 여기까지만 보고 이것만 다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아 메인도 나오기 전인데 다 먹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름 조절한다고 했는데 하나하나 다 맛은 봐봐야 할 것 같아서 돈가스까지 먹고 그랬는데 다 너무 괜찮았다. 막 무슨 전문점처럼 바삭바삭 퀄리티를 느낄 순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손이 간 것을 보면 기본적인 퀄리티들은 다 지켜지고 있는 것이겠다. 그리고 이렇게 매운탕 코스 전에 뜨끈뜨끈한 홍합탕까지 나오고! 개인적으로 해산물 초보기 때문에 전문가분들에 비해 잘 못 즐기긴 했지만 이 정도면 나 역시 만족스럽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소라나 조개류 역시 평소에는 잘 안 먹는다. 삶은 조개까지는 잘 먹는 편인데 뭔가 날 것은 잘 손이 안 간다. 익혀져야 그나마 식감도 괜찮고 그렇더라. 근데 여기 대부분 익혀서 주셔서 시도할 수 있긴 했는데 소라는 익혀도 잘 안 먹는 편이다. 먹기 귀찮기도 한데 그 내장이나 그런 것 구분도 잘 못하겠고 잘못 먹으면 그 특유의 쌉싸름함이 다가와서 힘들더라. 근데 여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장님을 신뢰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 먹어봤다. 간장게장도 개인적으로 비린 맛이 좀 많이 느껴져 못 먹는 편인데 이렇게 시도도 해보고. 근데 뭐 하나 표정 일그러지는 것 없이 다 맛있게 다가왔다. 낯선 맛이 느껴지더라도 그냥 '아 이게 이런 맛이구나' 싶은 정도랄까? 나의 경우 밑반찬 추가 요청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테이블을 보면 뭐 더 달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도 한병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한병 시켜서 한두 잔 먹으면 딱 맞는다. 어제도 오랜만에 동창회 모임을 해서 칭따오 한병 시켜서 셋이 나눠 먹으니 딱 괜찮더라. 아무튼 그렇게 메인인 회가 나왔다. 빛깔 좋다. 그리고 양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 이게 두께가 생각보다 있는 편이다. 회라는 것이 얇게 썰으면 넓게 펼쳐지고 두껍게 썰으면 굉장히 적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이 양도 2인 기준 딱 괜찮았다. 밑반찬들을 우리가 덜 먹어서 그렇지 아마 다 전체적으로 공략하면 3인도 충분한 양이겠다. 아무튼 그렇게 회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아마 광어와 우럭이었을 것이고 돔 종류도 뭐 조금 있다고 말씀해주신 것 같은데 이렇게 다 흰 바탕은 솔직히 썰려진 모습만 보고는 개인적으로 모르겠다. 아시는 분들이 계시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회를 보고 개인적으로 군침이 안 도는 편인데 지금 이때의 이 맛을 알아서 그런지 군침이 돌고 있다. 그리고 회를 먹을 때 아마 먹는 방식도 다 나뉘실 것이다. 그냥 드시는 분들도 있고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는 분들도 계시겠고, 막장이나 간장에 찍어드시는 분들도 있으시겠다. 개인적으로 원래 초장파였다. 근데 이렇게 먹으면 초장 맛만 강하게 난다고 초보자라고들 말하더라. 맞는 말이다. 초장 맛이 세다. 근데 그 초장도 다 사라지고 나면 회 맛이 느껴지긴 한다. 한 70%는 맞는 말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제 초장에서 벗어나 막장만 공략하고 있다. 이상하게 막장이랑 먹어야 그 향도 같이 살고 더 맛있게 느껴지고 그렇더라. 근데 요즘 뭐 가는 가게들의 경우 막장이 대부분 나오긴 하는데 정말 안 나오는 곳들도 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초고추장에 먹긴 하는데 간장엔 도저히 안 되겠더라. 간장은 개인적으로 나름 고수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게 본인에 맞는 방식으로 즐기면 되겠다.

쌈도 평소엔 잘 안 먹지만 회를 먹을 땐 같이 즐기는 편이다. 나름 먹는 방식을 다양하게 해야 더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이상하게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삼겹살이나 소고기는 예외인데 회는 그렇더라.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한쌈 크게 싸서 쌈장 올리고 마늘 올리고 고추 올리고 하면 그 각각의 맛이 느껴지면서 정말 입 안에서 행복감이 느껴진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에 소주 한잔하셔야 하는데 나는 뭐 그런 맛까지는 모르니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갑자기 회 먹고 싶어 지네. 근데 요즘은 날이 더워져서 확실히 그 겨울이나 봄, 가을 선선한 날씨에 먹는 것만 못한 것 같다. 횟감 자체는 싱싱하게 살아있을 수 있어도 뭔가 그 찰진 탄력적인 맛이 떨어진달까. 뭐 내가 그때 먹었던 그 부분들만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날이 시원할 때 먹어야 더 맛있는 것 같다. 내가 제주도 갔을 때가 4월 말이었으니까 이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괜찮았다.

 

묵은지랑 해서 먹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찍어먹기도 하고 그랬다. 한 가지 방식만으로 계속해서 먹을 필욘 없으니까. 그렇게 먹으면서 나름 맥주도 한잔하면서 정신없게 시간을 보내고 그랬다. 수다 떨 시간도 별로 없이 먹기만 해도 바쁘더라. 맛있었다. 역시 낯선 곳에선 그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물론 그게 실패할 때도 있긴 하지만 이날만큼은 완벽히 괜찮았다. 먹고 있다 보니 어르신들도 한두 분 오셔서 식사 탕 종류 하나 시키고 사이드 같은 거 구이 시키고 그러셔서 술 한잔하고 가시고 그러더라. 그런 모습이 굉장히 익숙해 보였다. 그런 것들을 보고 나니 여기 올레길회센타 정말 잘 찾아왔구나 싶었고 맛집 맞구나 싶었다. 내가 먹어도 맛있는데 그건 내가 여행 온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여기 제주도민 분들도 잘 즐기고 계신 것이니까 말이다.

이쯤부터 엄청나게 배가 불렀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천천히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아마 맥주까지 마셔서 더 빠르게 올라왔나 보다. 근데 그것도 아닌 것이 앞서 스끼다시부터해서 메인 회까지 나름 거의 다 먹어가니까 배가 찰 수준이긴 했다. 근데 그 와중에 이렇게 버터 전복구이가 또 나와버렸다. 계속해서 그 버터의 고소한 향이 올라오니까 이걸 안 먹어볼 수가 없었다. 이거 먹으면 너무 헤비 할 것 같은데 싶었지만 저절로 손이 갔고 숟가락으로 분리를 하고 있었다. 만약에 질기면 좀 뱉어야겠다 싶은 마음가짐으로 한입 크게 넣었다. 근데 이것 역시 너무나 부드러웠다. 전복도 무조건 부드러운 곳이 아니라 부드럽게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따로 있다. 이게 신선도 때문인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더라. 여기의 경우 너무 부드러워서 질기지 않게 입 안에서 잘 먹을 수 있었다.

 

이제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랐다. 튀김과 구이가 나오고 그리고 지리탕이 나왔다. 여기서 또 여기가 맛집이라는 기준이 하나 더 나타나는데, 그게 바로 이 지리탕이다. 대부분 횟집에 가면 매운탕 종류가 하나고 빨갛게만 나올 것이다. 때로 따로 지리 가능하냐고 요청드려도 안된다고 하시는 곳들도 많다. 근데 여긴 지리가 선택이 가능했고 이렇게 하얗게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마무리로 얼큰하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 많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하얀 국물도 은근 매력 있다. 일단 전혀 느끼하지 않고 사골 국물처럼 깊은 맛이 나기도 하고 고춧가루나 그런 자극적인 맛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그 국물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즉 재료 자체가 신선해야 이 맛을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의미겠다. 이미 배가 너무 불렀지만 이 국물에 밥을 안 먹을 순 없었고 다 먹진 못하더라도 밥을 조금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공깃밥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알았는데 이렇게 전복밥처럼 또 뭐가 나오네? 옥수수 콘치즈도 그렇고. 정말 이때 모듬 소자로 주문해서 먹은 것 같은데 퀄리티나 양이 장난 아니다. 분명히 다 맛있을 것을 알겠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는 것이 아쉬웠다. 그 와중에 그래도 맛은 봐야겠다 싶어서 하나씩 계속해서 먹어나갔다. 뭔가 흔한 말로 식폭행 같은 느낌이랄까. 분명히 맛있는 것을 먹고 있는데 난 배가 불러 너무 힘들었는데 또 먹고 싶었다. 이게 멍청한 건가? 소화기관이 안 좋아서 매번 과식하면 고생하면서도 이럴 땐 또 먹게 된다. 근데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를 쉽게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찾아오겠나 싶은 것도 있어서 그런 희소성에 무게를 두고 좀 무리해가면서 먹게 되었다. 맛이 없으면 안 먹었을 텐데 너무 맛있기도 했고.

 

그렇게 지리탕이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끓기 시작했고 흰쌀밥을 한 숟갈 떠서 이렇게 국물에 적셔 먹기도 하고 그냥 국물만 떠먹기도 하고 그랬다.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마 생선에 간이 되어있어서 그 맛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한데, 애초에 이 맑은 탕 자체가 탕 본연의 맛을 느끼면 충분하기 때문에 별다른 간은 필요 없었다. 물론 사장님께서 처음 나온 것을 보니 후추도 좀 치시고 간을 알아서 잘해주셔서 그런 곳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솔직히 지금 이 지리탕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때는 너무 배가 부른 상태라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먹을 수 없었다. 아마 횟집 가서 양이 부족하신 분들은 여기 가시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족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 싶다. 개인적으로 방문했던 횟집 중에 손가락에 드는 퀄리티와 양이었다. 가격 자체가 좀 있어서 가성비까지 말할 순 없겠지만 다른 곳들과 비교하면 충분히 메리트 있는 곳이다.

밥 한 숟갈을 겨우겨우 떴지만 이렇게 안에 있는 생선살까지 발라먹진 못했다. 지인 중에 여기 탕 안에 담긴 살을 끝까지 다 발라먹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생각나기도 했다. 잘 먹는 친구라 항시 끝까지 다 맛있게 먹는다. 아무튼 이렇게 회부터 지리탕까지 제주도민 말 믿고 찾아온 올레길회센타 너무 잘 먹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뭐 하나 부족한 부분 없이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여기 제주도 간다는 친구들한테 꼭 추천하곤 했다. 다만 제주도 포스팅을 하면서 말하듯이 놀러 가는 위치가 맞지 않으면 방문하기 힘들겠다. 산방산이나 그 근처 가시는 분들은 여기 꼭 가보시면 좋겠다. 차로 20분 정도 이동하는 것은 괜찮으니 말이다. 아마 후회 없이 제주도 회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배도 충분히 차고 말이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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