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곱창 마무리는 볶음밥이 아니라 누룽지였다!?

디프_ 2021. 12. 11. 23:46
곱창 기름기 깔끔하게 마무리 해준 누룽지가 자꾸 생각나는 마포 용강소곱창

이 가게 예전에도 한번 와본 적이 있다. 근데 메인 메뉴를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아마 전골류를 먹으러 왔었을 것이다. 아닌가. 이 옆이었나. 아무튼 비슷한 가게 두 군데가 붙어있어서 헷갈린다. 근데 헷갈린 이유가 여기서 걸어서 한 5분 거리에 있는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어서 매번 이 메뉴가 먹고 싶을 때면 여길 지나쳐 그 가게를 갔다. 그래서 그냥 지나갈 때마다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그냥 지나치고 그랬던 것 같다. 이날도 역시 비슷한 루트로 원래 가던 단골집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근데 너무 오랜만에 방문한 것일까. 가게가 사라지고 없어졌다. 정말 요즘 슬픈 일 중 하나가 오랜만에 찾은 가게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상황도 상황이고 시기가 시기인만큼 정말 맛있는 가게들도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추억의 장소를 하나씩 잃는 것 같아 슬프다. 근데 또 이 자영업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그만큼 대체재도 많이 생겨나서 또 참 이게 아이러니하다. 오늘 소개할 마포 용강소곱창 가게가 또 그런 곳이다. 개인적으로 이제 여기 단골이 될 것 같다.

 

사실 곱창 메뉴 자체를 건강에 안 좋을 것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렇게 자주 먹진 못하고 있다. 물론 어릴 때야 자주 먹곤 그랬는데 이제서야 그나마 좀 신경쓰고 있달까? 그렇다고 하여 평소에 막 건강하게 챙겨먹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월 1회 이상은 안 먹으려고 하고 있다. 딱히 이유는 없다. 그래서 이날 오랜만에 먹는 날이어서 단골집을 간건데 사라졌길래, 그럼 매번 지나쳤던 여길 가보자하고 와봤다. 솔직히 여기도 아는 사람만 오는, 단골 맛집이란 이야기를 종종 들었기에 그냥 기회가 되면 와보고 싶긴 했는데 매번 가는 곳만 가다보니 이제서야 이렇게 오게 됐다. 근데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 깔끔하고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원래 가던 가게가 사라진 슬픔이 생각보다 쉽게 잊혀졌다. 오히려 더 나은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 좀 기분 좋은 마음으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비쥬얼을 같이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메뉴판에 따로 사진은 없었지만 여기 모듬 메뉴가 따로 있었다. 처음엔 없는 줄 알고 그냥 곱창 기본으로 깔고 막창을 추가해야 하나 대창을 넣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모둠이 있길래 그것으로 주문했다. 저 스크린에서 저절로 넘어가는데 처음 주문했을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다. 막창만 뉴질랜드산을 판매하시고 나머진 다 국내산이라 적혀있었다. 여느 곳이 그렇듯 처음 초벌 되어서 나왔고 염통을 먼저 먹고 곱창이나 대창은 조금 더 구워지면 먹으라고 안내를 해주셨다. 저 겉에 있는 식빵은 기름기 흡수용이지 따로 먹으면 안 된다고 들었다. 근데 드시는 분들도 간혹 있다고 하니 굳이 막 엄청 안 먹어야 하는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난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콩나물국은 막 얼큰하다기보단 깔끔한 베이스라 속을 달래주는 용도로 접근하면 좋겠고 부추는 그냥 먹어도 새콤하니 맛있고 같이 구워 먹어도 되겠다. 난 때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일부는 같이 굽고 일부는 따로 먹고 그랬다.

 

먼저 쫄깃쫄깃한 염통을 공략했다. 솔직히 오늘 소개하는 곱창 포함해서 다른 메뉴들 전부 잘하는 가게를 가야 한다. 잘 못하는 가게를 갈면 질길 수도 있고 잡내가 날 수도 있고 그렇다. 솔직히 가격 자체는 저렴하지 않은데 맛이 없으면 낭패이기 때문에 잘 찾아가야 하는 메뉴 중 하나인데 오늘 소개하는 곳은 정말 잡내 없이 깔끔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오기 전까진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와서 먹어보고 나니 '왜 여태 안 왔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맛집이랄까. 그리고 여기 소스도 괜찮았다. 청양고추들이 같이 들어간 것 같은데 느끼함도 잡아주고 적당히 매콤하고 좋았다. 그뿐만 아니라 파김치, 부추, 양파절임까지 모두 좋았다.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뭉쳐놔서 더 취향 저격인 것도 있겠다. 이런 찬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메인 메뉴랑 조합도 너무 좋고!

근데 여길 포스팅하는 이유는 다른 것에 있다. 솔직히 대부분 이 메뉴 마무리를 즐기실 때 대부분 볶음밥을 시키실 것이다. 갑자기 어디서 봤던 그 글이 생각난다. 외국인이 '한국인들은 고기를 먹으면서 밥을 먹는데 또 식후로 볶음밥을 먹는다'는 글 말이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많다. 고기와 함께 흰쌀밥을 먹다가 마무리로 볶음밥을 먹는 그런 것들 말이다. 근데 요즘은 볶음밥을 따로 안 먹긴 한다. 그전에 먹고 싶었던 메인 메뉴를 많이 먹으니 딱히 생각이 안 나더라. 근데 이날은 뭔가 마무리를 해줘야 할 것 같았고 그냥 여느 때처럼 볶음밥을 먹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주문 전에 따끈따끈할 것 같은 누룽지가 보였고 그거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물론 먹기 전까지 정말 큰 기대 없이 그냥 날 추우니까, 밥은 좀 헤비하니까 가볍게 접근해보자 딱 이 마인드였다. 근데 여기서 완전 반전이 있었다.

근데 그 이야기는 조금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 너무나도 먹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먹고 있는 곱창 이야기를 더 해봐야겠다. 솔직히 모듬으로 시켜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여기 가격은 뭐 다른 곳이랑 비슷한데 절대 양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추도 새콤달콤하니 너무 맛있었다. 여기 찬들이 내 입맛에 너무 맞아서 더 반하고 여길 더 맛집처럼 느낀 것일 수도 있겠다. 원래 나만 아는 그런 가게들이 장사가 잘 되길 원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알려지질 않길 바라는 편인데 여기가 딱 그런 느낌이었다. 평일이긴 하지만 메인 식사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이 없었다. 우리 말고 한 테이블 있었나. 근데 매번 지나칠 때마다 이 가게가 북적인 것은 못 본 것 같다. 단골손님들은 여러 번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말이다. 근데 여긴 이 맛이면 분명히 지금보다 장사가 더 잘되야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또 뭐 모르지. 내가 봤을 때만 좀 한가해 보인 것일 수도 있겠다. 근데 이런 생각이 들만큼 정말 맛있는 곳이긴 하다. 마포 용강소곱창!

 

부추도 곁들이고 두툼한 대창부터 쫄깃쫄깃한 막창, 부드러운 곱창까지 계속해서 먹었다. 그렇게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먹는 동안 잡내 하나 없고 질긴 부분 하나 없이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오히려 뜨거운 것을 급하게 먹느라 입이 델 뻔했다.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한데 오랜만에 먹다 보니 더 그 맛에 반한 것 같다. 왜 맛있는 것들은 몸에 안 좋을까? 몸에도 좋으면서 맛있는 음식은 정말 드문 것 같다. 뭐 연포탕이나 장어 등이 생각나긴 하는데 그만큼 가격이 나가긴 하니까! 조만간 장어나 연포탕 먹으러 한번 가야겠다. 연말이기도 하고 요즘 몸이 좀 허한 것 같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기도 해서! 솔직히 일상에서 맛있는 것을 접할 때 대부분 튀긴 것들을 먹게 되는 것 같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치킨이나 피자 같은 것들이다 보니. 요즘은 또 호떡이 먹고 싶어 지더라. 근데 기름에 튀겨진 호떡 파는 가게가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 같다. 붕어빵 가게는 많아도!

갑자기 이야기가 샜다. 근데 여기가 오늘 포스팅에서 제일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바로 누룽지! 솔직히 누룽지 자체를 파는 곱창 가게도 많이 없는 것으로 안다. 정말 이 조합은 내가 아마 여기서 처음 봤던 것 같다. 근데 그만큼 이 메뉴를 먹기 위해 가던 가게만 가고 이곳저곳 잘 안 다니긴 해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근데 정말 최고였고 마무리로 딱이었고 '왜 다른 가게들은 이 메뉴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볶음밥도 괜찮긴 한데 그건 맛있음이지 깔끔함은 아니다. 아무래도 그 기름에 볶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근데 누룽지는 뜨겁고 깔끔한 국물부터 해서 뭔가 입 안에 남아있는 느끼함을 싹 내려주었다. 그리고 여기 양파절임부터 채나물까지 같이 먹으면 정말 속을 든든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 아 지금 포스팅하면서 사진 보니 또 먹고 싶어 진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시 가봐야겠다. 만약 이 포스팅을 보신 분들 중에 다른 가게에 이 메뉴를 팔면 한번 드셔 보시면 좋겠다. 생각보다 조합이 괜찮아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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