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따뜻한 날씨를 그리워하며 작성하는 일상네컷

디프_ 2021. 11. 24. 22:48

예전엔 선호하는 계절이 따로 없었다. 봄, 가을이 좋긴 했지만 그냥 무더운 여름도 그 여름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었다. 물놀이를 간다든가, 나시를 입는다든가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이불 속에 있는다든가 하는 그런 소소한 행위들 말이다. 그리고 겨울도 마찬가지였다. 춥긴 해도 눈이 내리고 두꺼운 옷을 입어 불편하긴 해도 실내에 들어와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면 잠이 새근새근 잘 오고.

 

근데 이 날씨에 대한 것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 더 명확해졌다. 이젠 추운 겨울도 싫고 더운 여름도 싫다. 추운 겨울은 일단 아침에 너무 움직이기가 귀찮고 두꺼운 옷을 입고 행동하는 게 불편해져서 번거롭다. 무더운 여름은 너무 찝찝하고 옷이 달라붙는 것도 싫고 야외에서 땀이라도 나면 그냥 집에 들어가 씻고 싶어 진다. 원래 시간이 흐를수록 무뎌지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더 예민해져 가고 있다.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 일상 포스팅은 그래서 무더운 여름도 아니고 지금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도 아닌 선선한 가을과 상쾌한 봄을 그리워하며 적고 있는 것이다. 4계절이 원래는 명확한 나라였지만 점점 여름과 겨울이 강해져 나중엔 두 가지 계절만 남아있을 것이라는 말들이 조금씩 들려오는데 그 반대가 될 순 없을까?

 

만약 저렇게 된다면 꽤나 슬플 것 같다. 요즘은 더워도 심하게 덥고 추워도 심하게 추우니까. 아무튼 날씨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요즘 일상은 변화가 매우 많다. 원래 변화가 많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 요즘은 그냥저냥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자발적인 변화라기보단 다른 요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어 그런 것 같다. 모든 선택은 스스로 해야 만족하는 편인데 뭐 이런 경험도 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요즘은 의도적으로 일부러 내 습관과는 다른, 반대되는 선택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른 것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도출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어떤 부분은 더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말에 귀 기울여 사는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고자 한다. 나도 나를 알기에 이게 일순간이고 다시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도움 되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 싶다.

 

개인적으로 고집이 센 편은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 말에 잘 수긍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집이 정말 세다고 생각한다. 일단 내가 누군가의 의견을 잘 듣긴 한다. 그리고 공감도 하고 얻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딱 거기까지다. 내가 내린 결론은 웬만하면 잘 바뀌지 않는다. 왜냐면 난 그게 옳은 줄 아니까..

 

그래서 지금 이 마인드셋을 망가트리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내 말이 항상 정답은 아니고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이미 어느 부분에서의 수치는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다만 알고 있었지만 그 체감이 요즘 강하게 오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되는 행위들을 시도함으로써 개선하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당분간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안락한 나의 바운더리를 확장 혹은 깨트리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항시 새로운 변화는 얻을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을 발견하고 안 좋은 것들을 개선해나가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온했던 2021년이었는데 말에 다소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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