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꼼장어 양념 매콤해서 입맛 확 돈다!

디프_ 2020. 11. 3. 20:05

맛있게 매운 꼼장어


오랜만에 쓰는 블로그 포스팅이다. 나태해졌다거나 블태기가 온 것은 아니고 그냥 소재 고갈 때문이었다. 여행을 안 가다보니 확실히 한계가 있었다. 주로 먹었던 것만 포스팅 하다보니 외식을 그렇게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세끼는 챙겨먹지만 매번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올릴 것이 없더라. 그래서 그냥 일상에서 접하는 것도 일단 다 찍어야 하나 싶었는데 또 막상 그러기가 쉽지 않다. 기분도 그렇고 환경적인 요소도 그렇고. 그래서 나름 요즘 고민 중이다. 일단 기회가 오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둘 예정이고 최대한 공유하고자 노력해야겠다. 내가 귀찮아서 안 쓰는 것이 낫지 없어서 못 쓰면 그냥 억울하기도 하고 김 새기도 하고 그러니까 안되겠다. 아니면 주제를 하나 더 늘리던가 하고! 근데 그것은 또 그 나름대로 쉽지 않은 것 같아 현황 유지를 하고 싶은데 뭐 잘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일년에 몇번 정도 방문하면 좋고 갈 때마다 좋은 기억을 안겨주는 곳이다. 엉털네라는 곳으로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여기랑 같은 가게인지는 모르겠다. 매번 여기만 왔어서 개인 운영이신지 프랜차이즈인지 모르겠더라. 그렇다고 내가 이런 류의 가게를 많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이지만 평일엔 그나마 한가했고 좀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길 방문해서 별로라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가게 메뉴판의 모습이다. 원래 '첫 주문 기본 2인분 이상' 저런 표시가 별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혼술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나? 갑자기 생겼다. 둘이 와서 양도 많지 않은데 1인분만 주문하고 갈리는 없고 말이다. 솔직히 1인분 먹으면 인건비가 더 나갈 것 같긴 하다. 아 그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양념 특성상 불판을 수시로 갈아줘야한다. 그래서 불판은 손님이 알아서 갈 수 있도록 구역마다 상자 안에 담겨져 있다. 나의 경우 판 한번 올리면 그 다음에 바로 바꿔줘야할 것 같던데.. 물론 내가 잘 못 구우는 것일수도 있겠다. 근데 양념이 판 위에 다 타서 들러붙어서 안 바꿀 수가 없더라. 셀프로 바꾸기 때문에 눈치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심리적으로 편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론 괜찮았다. 이날 꼼장어 2인분을 주문했고 추가로 열무국수와 계란찜 하나를 주문했다. 난 열무국수에 설레였다. 여기 시원하고 굉장히 맛있다. 그리고 솔직히 1인분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이 재료들 가격이 비싼 편이라 다른 곳들도 이 가격이 평균적인지는 모르겠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스타일 가게를 별로 다녀보지 않았다. 그래서 잘 모른다. 근데 내 기본적인 시선으로는 다른 곳들과 비교하여 1인분 가격이 저렴해 보이진 않는다. 물론 난 맛있기 때문에 매번 와서 만족하고 돌아가는 편이다.


와 글을 실컷 적었는데 지웠다. 그냥 주문만 하면 알아서 맛을 주셨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중간맛이 나오는 줄 알았다. 근데 바로 아래 기본은 매운맛이라고 적혀있구나. 보지도 못했고 여태까지 그냥 주문만 했었다. 나 매운맛을 먹어왔던거구나! 그럼 다시 이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개인적으로 우선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고 말하고 싶고 매콤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근데 여기 매운맛 입이 얼얼하고 딱 매운 느낌이 나긴 하는데 중요한 것은 맛있는 매운맛이라는 것이고 추가로 계란찜이나 열무 국수 등 입 안을 진정시켜줄 서브들이 있어서 괜찮았다. 무엇보다 그냥 맛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캡사이신 같은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다. 신라면 정도를 충분히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기본으로 주문하는 것도 괜찮겠다. 또 이런 것 먹을 땐 어린 아이들과 함께가 아니고서야 굳이 순한맛 먹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근데 소금구이는 어떤 스타일이지? 한번도 먹어보지 않아 궁금해진다. 원산지 표기를 보면 쌀 국내산, 고춧가루 국내산과 중국산 혼합, 열무김치 국내산, 배추김치는 중국산을 활용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주문하고 불은 거의 바로 넣어주셨고 음식의 경우 좀 시간이 걸려서 나왔다. 일반적인 퇴근 시간보다 한 30분 정도 일찍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불금을 즐기고 계셨다.



물, 야채, 석쇠, 콩나물의 경우 처음엔 가져다 주시지만 추가로 원하면 셀프바에 가 퍼오면 된다. 근데 개인적으로 콩나물국 맛있다는 것을 잘 모르겠다. 별도 양념은 안되어있고 그냥 시원함 때문에 먹는 것 같은데 내 입맛에 맞진 않았다. 여기서 챙길 것은 그냥 초고추장이면 되는 것 같다. 꼼장어 그냥 먹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저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근데 이 초고추장 역시 그냥 시제품이 아니라 별도 양념을 하시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매콤하다. 그래서 같이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 이것 역시 캡사이신 같은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불판 위의 재료가 구워지는 동안 푹신푹신한 계란찜을 먼저 즐겼다. 공복이기 때문에 속을 좀 달래줄 필요성이 있었다. 여기 계란찜 비쥬얼적으로도 좋지만 그냥 이렇게 넘쳐 흘러서 더 좋단 말이지. 별 양념도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맛있다. 집에서는 아마 이렇게 못 만들겠지? 먹는 방법은 따로 없다. 숟가락으로 팍팍 퍼 먹으면 된다. 안에가 텅 빈 것이 아니라 깊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양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식전 입맛 돋구기로 딱이다. 아 그리고 이 음식 나름 굽는 팁이 있다. 삼겹살이나 소고기처럼 한점 한점 뒤집으면 안된다. 초기에 그렇게 구우니 사장님께서 이 요리는 그렇게 구으면 안된다고 직접 보여주셨다. 쉽게 말하자면 대패 삼겹살 굽듯이 집게로 판 위에서 휘휘 흔들어주면 된다. 그럼 길던게 이렇게 짧게 쪼그라들면서 안에 있던 하얀 것들이 나온다. 여기서 빛깔을 봐가며 먹으면 된다. 처음엔 지금 먹어도 되나 싶은데 한두번 겪다 보면 '이제 먹으면 되는구나!'하는 감이 온다.



2인분이 그렇게 양이 적은 것도 아니다. 여러번 먹을 수 있다. 그니까 다른 고깃집들과 달리 한 사람당 1인분이 정확하게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기호 차이에 따라 양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는데 내 기준으론 그랬다. 남자들끼리 여러명 와도 이렇게 서브들 주문하면 딱 그정도가 적당하다. 괜히 처음부터 많이 시켰다가 남길 수도 있으니 먹으면서 조절하도록 하자. 생각보다 배가 차는 음식이다. 아무튼 그렇게 한판을 해치우니 아까 주문한 열무국수가 나왔다. 이 열무국수가 제일 늦게 나왔다. 아마 주문하고 면 삶고 내어주시는 것 같은데 진짜 신기한게 여기 면발 탱탱하게 정말 잘 나온다. 이거 만들기는 쉽지만 그만큼 퍼지기도 쉽지 않나? 여기 와서 열무국수를 먹을 때마다 항상 탱탱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국물이 시원해서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에 탄산 음료가 별도로 필요없다. 만약 탄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여기 와서 콜라나 사이다 말고 이 열무국수로 입 안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시원하고 맛있다. 이것 역시 저 냄비가 크지도 않지만 작지도 않은 크기이기 때문에 양이 괜찮은 편이다. 메인 메뉴 먹으면서 3인까지 나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 근데 국수 먹느라 불판 위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 앞서 말했듯이 양념이 되어있기 때문에 금방 탄다. 사실 누가 구워줬으면 좋겠을 정도로 살짝 귀찮긴 하다.



아 지금은 먹는 상태가 아닌데 왜 사진만 봐도 입맛이 돌지? 군침 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또 먹고 싶다. 난 위가 좋은 편이 아니라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안되는데 내 입은 자극을 원하고 있다. 밍밍하면 괜히 맛 없고 생기도 안 돌고 그렇다. 실제적으로 건강엔 밍밍한 음식들이 더 좋을텐데 말이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은 몸이 아니라 뇌와 생각으로 움직이는 것 같긴 하다. 근데 뭐 맛집 소개하는데 이런 과학적인 이야기를 할 필욘 없겠고 그냥 맛있다. 기본이 매운맛이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간이 괜찮지만 나의 경우 여기 초장을 찍어먹는 것을 더 선호해서 이렇게 꼭 찍어먹고 있다. 근데 이게 내가 초장을 찍어서 더 맛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스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찍는 행위를 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히 더 자극도가 있긴 해서 좋아한다. 그냥 먹으면 좀 심심한 기분이란 말이지. 사진을 푸짐하게 좀 못 찍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 글을 읽으며 맛있음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근데 생각해보니 이 음식도 나름 호불호가 있었구나. 징그러운 비쥬얼 때문에 못 먹는 사람을 종종 봤다. 뭐 식감 자체를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사실 식감 자체는 생으로 먹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것은 없는데 안에 들어있는 저 하얀 것의 탱탱함 때문에 조금 이질적일순 있겠다 싶다. 근데 나는 워낙 익숙해서 그런지 크게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그 찰짐이 좋았다.



아 그리고 이날은 금요일을 기념하는만큼 오랜만에 맥주 한잔 해줬다. 병맥주 기준으로 한병 시키면 한 세잔 정도는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2인 기준으로 한잔씩 먹고 나머지 반잔씩 채우면 딱 맞는다. 그리고 난 딱 이정도 주량이 좋다. 벌써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지만 그래도 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때 나머지 반잔을 먹으면 그냥 뭔가 깔끔한 기분도 들고 속도 차고 좋더라. 이 엉털네 꼼장어 가게에서는 기본적으로 뭔가 아는 가게이기 때문에 술이 냉동고에서 꺼내온 것처럼 차가웠고 양념류를 먹다가 탄산 있는 테라 한잔 벌컥 벌컥 들이키니 기분이 그렇게 좋았다. 술을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래서 술을 먹는건가 싶다. 물론 내 기준으로 식거나 차갑지 않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긴 하다. 시원한 맛에 먹지 않나? 나의 경우 탄산음료도 항상 얼음과 함께 먹기 때문에 잘 마시지 못하는 술은 항상 차가워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더 강하다. 입맛 확 돌게 먹는 팁 하나를 말하자면 열무국수를 개인 접시에 던다. 국물도 호로록 할 수 있을 정도로 숟가락으로 던다. 그리고 빨갛게 잘 구워진 살점을 몇점 집고 입에 넣는다. 다 먹어갈 때쯤 열무국수를 국물과 함께 호로록 먹는다. 그리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맥주를 한잔 딱 한다! 그럼 진짜 맛있고 세상 다 가진 기분이다. 물론 배부르면 그렇진 않고 초기에 이러면 진짜 행복하다.



안쪽에도 이렇게 자리가 있지만 우선 통로쪽부터 자리를 채우셨다. 시간이 좀 일러서 저기 안까지 차진 않았지만 아마 내가 방문했을 때보다 1시간만 더 지났어도 다 차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 내가 안지가 꽤 오랜 시간이 되었는데 여태까지 장사가 꾸준히 잘 되는구나. 이번 위기도 맛집들은 잘 넘긴 것 같다. 물론 아닌 곳도 있겠지만 말이다. 먹다 보니 어느새 접시가 바닥을 드러냈고 마지막은 여태 놓치고 있었던 마늘과 함께 구워 먹었다. 요즘은 마늘을 그냥 버터와 함께 구워서 따로 먹기도 한다. 사실 그렇게 먹으면 건강에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플라시보 효과(?)를 노린다는 생각으로 잘 먹고 있다. 알싸하고 그 특유의 마늘 달달함이 좋다. 괜히 건강에도 좋은 것 같고 말이다! 마지막을 마늘과 함께 구웠다고 해서 향이 배였다거나 식감이 달라졌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맛은 그대로였고 맵기도 동일했다. 딱 알맞게 주문했기 때문에 남김없이 다 먹었고 다 먹을 때쯤에 배가 정말 불렀다. 행복했다. 가격은 약 4만원 정도가 나왔다. 불금 저녁으로 맥주까지 한잔한 가격 치고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를 하나만 먹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에 또 와야지! 올해는 말고 내년 초쯤에 이 매콤함이 생각날 때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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