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맥주 안주 소세지 짭쪼름하니 자꾸 손이 간다

디프_ 2020. 5. 27. 21:57

소주 마시는 친구들은 싫어하는 맥주 안주 소세지


확실히 직장인들이 모여있는 곳은 평일 장사다. 저번에 왔을때 목요일인가. 그때는 테이블이 거의 꽉 차 있을 정도로 만석이었는데 이날은 금요일이라고 이렇게 자리가 텅텅 비어있다. 물론 시간이 그때와는 다르게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나갈때까지 테이블이 차지 않더라. 들어온 시간은 대략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나간 시간은 7시 30분 정도? 원래 이때면 어느정도 차야할텐데 다시 한번 직장인 근처 식당의 생태계를 깨닫게 됐다. 예전에 여의도에서 출퇴근할때 알긴 했는데 안 간지 좀 됐다고 잊어먹었다. 그래서 사장님이 서비스를 챙겨주셨나? 나중에 사진에서 나오겠지만 계란찜을 하나 주셨다. 공짜라 그런가 더 맛있었다. 내 포스팅에서 술이 함께 나오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다. 뭐 치킨 먹을때 술 사진이 나오는 경우는 있지만 정말 이런 술집이라고 해야하나. 이런 곳에서 음주를 즐기는 것은 정말 나에게 흔치 않는 일이기 때문에 겸사겸사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솔직히 뭐 특별한 것 없는데 여기 그냥 인테리어도 좋다. 적당히 나무스럽고 옛날 분위기랄까. 날이 좀 어둑해지면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술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는 그런 느낌을 잘 모르지만 그냥 막연하게 느꼈고 기본 밑반찬이라고 해야하나. 먹거리로는 저 땅콩과 이렇게 황도를 주셨다. 황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름 많은 것으로 아는데 다른 곳들은 과일 안주 메뉴로 팔기도 하던데 여긴 기본으로 주셨다. 물론 리필 되는지는 모르겠고 내용 자체도 심플하긴 하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보단 본 메뉴로 배를 채우는 것을 좋아한다. 퇴근하고 바로 왔기 때문에 저녁 느낌으로다가 배를 채울 수 있는 메뉴가 필요했다. 그래서 처음에 치킨을 주문할까 하다가 근래에 너무 자주 먹은 것 같아 치킨은 제외하고 바베큐 두부김치와 맥주 안주로 제격인 모듬 소세지를 주문했다. 바베큐 두부김치는 저번에 방문했을 때도 먹었는데 다른 메뉴는 처음이다. 밖에서 정말 오랜만에 시켜먹어본다. 집에서도 막상 잘 안 먹는데 괜히 기대됐다. 비엔나를 가끔 먹긴 하는데 그 마저도 잘 안 먹게 되더라. 이유는 잘 모르겠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메뉴가 나왔다. 미리 준비를 해두셨나. 아니면 원래 이렇게 준비가 빨리 되나?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비쥬얼은 예상 밖이긴 했다. 정말 심플하게 소세지들만 이렇게 모아서 주셨더라. 하긴 난 뭘 기대했지? 야채 볶음 같은 것을 기대하진 않았는데 그냥 뭔가 살짝 아쉬웠다. 불판은 뜨거웠는데 막 열기가 느껴지지도 않고 그냥 내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가끔 주문한 음식이 너무 빨리 나와도 괜히 걱정을 한다. 내가 성격이 이상한 것 같은데 그렇더라. 이때 딱 그랬다. 그래도 맛만 좋으면 되겠지하고 이렇게 하나 집어봤다. 이 메뉴 자체가 기본적으로 짭쪼름함을 가지고 있으니 처음엔 별도 소스 없이 그대로 먹어봤다. 그리고 나름 종류가 3~4개 정도로 있는 것 같은데 각각의 명칭이 있을텐데 잘 모르겠다. 근데 후랑크였나. 맨 끝에 둥그렇게 곱창처럼 말려있는 것 저거 언젠가 한번쯤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먹을 수 있어 좋긴 했다.



모듬 소세지 전체적으로 기본 간이 되어있었는데 난 역시 소스를 좋아한다. 처음에만 그렇게 먹다가 결국 같이 나온 소스들을 찍어먹게 되더라. 하나는 마요 소스 느낌이고 하나는 칠리 소스였다. 음 개인적으로 맛에 대한 후기를 말하자면 솔직히 치킨 시켜먹을걸 그랬다. 저 메뉴판에 적혀있는 문어와 같이 나오는 순살 굉장히 맛있다고 하던데 한입 먹고 나서 딱 그거 먹어볼걸 싶더라. 이유는 앞서 말했던 것과 비슷하다. 불판에 열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메뉴가 금방 나와 방금 조리된 느낌을 받지 못했다. 뭔가 식어있는 느낌이랄까. 약간 데워준 느낌..? 근데 내가 이런 음식들을 많이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원래 소시지가 베어 물었을때 통통 튕기는 그런 느낌이 있지 않나? 탱탱한 느낌! 그게 전혀 없더라. 푸석푸석하게 씹혔다. 그 고유의 맛들이 살아있긴 했는데 식감이 나에게 안 맞았다. 식감이 그렇다보니 맛도 안 살아나는 느낌. 좀 아쉽더라. 사실 맥주 안주 메뉴로 이만한 것도 없는데 여기선 좀 아쉽더라. 그래도 괜찮았다. 애초에 소주를 잘 마시는 것도 아니고 소주와 어울리는 음식들도 나에겐 상관 없었다. 맛있기만 하면 다 괜찮더라. 애초에 술을 잘 못하니까.



그렇게 한입 두입 홀짝이고 있을 때쯤 바베큐 두부김치가 나왔다. 얘는 전에 한번 먹어봤기 때문에 날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비쥬얼 역시 훌륭하고 양 역시 많았다. 확실히 가성비 있는 메뉴고 나에겐 저녁 식사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입 먹어봤는데 역시 사람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저번에 왔을때 너무 맛있었는데 이번엔 그때 그 맛이 안 나더라. 사실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재방문한 것이었는데 그때 그 감성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유를 추측해봤는데 6시 30분에 저녁을 먹은 것과 8시 30분에 저녁을 먹은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뭐 어디서 어떤 표현이 있었는데 맛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복이라고. 아마 내가 그때 그 상태였나보다. 이번엔 좀 덜한 상태고. 그래도 맛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처음 먹었을 때에 비해 아쉬웠던 정도다. 근데 뭐 조리 과정이라든가 메뉴가 달라진 것은 아닐테고 그냥 나의 변덕이겠지.



그래도 끝까지 다 잘 챙겨먹었다. 처음엔 김치가 덜 익은 느낌을 받았는데 먹다 보니 또 나중에 내가 원하던 그 맛이 나오더라. 간도 짭쪼름하게 잘 되어있고! 아 그리고 사실 원래 이 날은 소주를 마실 생각이었다. 그 뭐였지. 파란병에 진로였나. 요즘 사람들이 자주 마시고 새로 나온지 얼마 안된 그것! 병 자체가 굉장히 시원해보이고 한번 마셔보고 싶더라. 그래서 '아 오늘은 금요일이기도 하고 소주 오랜만에 마셔볼까?' 싶었다. 근데 막상 먹으려고 하니 또 손이 안 가더라. 분명히 한두잔 먹고 남길 것 같은데 챙겨갈수도 없고, 챙겨간다고 하여 마실 것도 아니고.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그냥 평소에 홀짝이던 맥주로 다시 손이 가더라. 소주 계열은 그냥 다음에 이자카야 같은 곳에 가서나 탕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물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술 먹은 다음날은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 몸도 받지 않아서 그런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평일에 회식을 하고 새벽까지 술 마시다 다음날 멀쩡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신기하다. 물론 속까지 멀쩡하진 않겠지만 확실히 알코올은 받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평소 주량은 맥주 500cc 주문하면 한 400정도 마시나? 그정도 마시면 취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가 그냥 딱 기분이 좋더라. 그 이후에 마지막 한 모금은 온도가 좀 식은 것 같기도 하고 맛있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딱 그정도가 좋은데 이날은 오랜만에 마시기도 하고 요즘 콜라를 끊어서 탄산이 그리웠는지 처음에 생각도 못하고 벌컥 벌컥 마셨다. 원래 술은 생각하고 손이 가서 의도하고 마시는 편인데 이날은 정말 반주 마냥 생각없이 마셨달까. 물론 마셔봤자 양은 정해져 있는데 문제는 속도였다. 그렇게 마시고 나니 머리가 아프더라. 원래 이정도로 머리가 아프지 않는데 내 기준 너무 빠르게 마셨나보다. 때마침 계란찜이 나왔고 뜨겁고 국물이 살짝 있는 것으로 속을 달랠 수 있긴 했는데 머리까진 달래지 못했다. 결국 이날 자기 전까지 머리가 조금 지끈지끈 거렸다. 그래서 다음날 '아 그냥 술 다시 안 마셔야겠다.' 생각했다. 애주가들에겐 이게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그만큼 음주가무를 잘 못 즐기다보니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나에겐 딱 가끔 즐기는 치맥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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