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오메기떡 감저 팥빙수 시원한데 너무 배부르다

디프_ 2020. 5. 24. 16:00

처음보다 살짝 아쉬웠던 오메기떡 감저 팥빙수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3년전, 제주도에 혼자 약 일주일간 놀러왔을때 이 근처에서 묵었었다. 원래라면 이동하면서 숙소도 바꿨어야 했는데 난 그 여행을 계획한 이유 중 하나가 영화에서 나온 게스트하우스 한 곳이 너무 예뻐서, 일 다니면서 나중에 여기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럴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실 뭐 퇴사하자마자 바로 다음날인가 떠났었기 때문에 계획을 세운다거나 이런 것들을 할 여유가 없긴 했다. 그 숙소는 협재 해수욕장 근처였고 오늘 소개하는 이 쉼표라는 카페도 협재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곳이다. 다행히 3년이 지난 오늘에도 같은 위치에 있더라. 처음 여길 방문했을 때는 뭘 알아보거나 그런 것 없이 그냥 방문했다. 숙소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길래 걸어다니다 들어가봤다. 와 근데 뷰가 정말 예쁘더라. 이따가도 사진이 나오겠지만 앉아서 같이 온 사람들과 수다를 떨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풍경도 바라보고 하면 시간도 잘 가고 딱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난 이 당시 혼자 오기도 했고 뷰를 즐길 자리도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어 그럴 수 없었지만 그런 감성을 살리기엔 제격이었다.



카페 바로 앞에 놓인 협재 해변의 모습. 여기 바다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이 푸른색, 에메랄드빛 바다 색깔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 근처에서 머물렀을때 여기에 조용히 앉아 노을이 지는 모습을 구경했었는데 정말 예뻤다. 그때 정말 여유롭고 기분 좋았었는데.. 벌써 시간이 꽤 흘렀구나. 그때와 같은 자리에 서서 잠시 풍경을 즐겼다. 요즘은 예전에 방문했던 곳을 우연히 혹은 의도하여 재방문하곤 하는데 다른 곳들은 많이 변해도 여기만은 그대로였다. 딱히 바다 한 가운데에 뭐를 개발하거나 그럴 순 없겠지만 쭉 오래오래 이 모습을 유지하였으면 한다.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해가더라. 물론 나도 변해가고 있지만! 아 그리고 바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바다에는 못 들어가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분들이 있어 말하자면, 이때가 2월이라 우선 사람이 없었던 것이고 한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지 않을까 한다. 생각해보니 6월에도 많이 못 본 것 같긴 한데.. 근데 신기하게 이따 사진에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으나 내가 방문했던 이날 2월, 바다에 한분이 가만히 앉아 물살을 즐기고 계셨다. 너무 신기했다. 낮이라 물 속은 더 따뜻했나? 정말 혼자 가만히 앉아서 바다를 즐기고 계시더라. 가족과 같이 오신 것 같았는데 가족분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장난치면서 말이다. 좋아보였다.



그렇게 잠시 밖을 즐기다가 안으로 들어왔다. 아 여기 주차공간은 근처에 바로 공용 주차장이 있긴 한데 그 장소도 넓지 않아 완전 만석이다. 주차하다가 고생할 수 있으니 그냥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 주차하는 것이 편하겠다. 나는 전에 여기 근처에서 묵었던 경험을 살려 묵었을 당시 주차했던 곳에 주차했다. 그 공간은 널널하더라. 거기도 개발이 그때부터 막 들어가려고 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때 또 혼자 놀러왔을때 추억 생각나고 나름 흐믓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기분 싱숭생숭하더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살짝 슬프고 뭔가 그렇다고 해야하나. 말로도 잘 정리 못하겠다. 근데 뭐 현재가 중요한거니까! 아무튼 안으로 들어와 메뉴 주문을 했다. 평소라면 카페모카 같은 것을 마셨겠지만 이번엔 저번에 먹었던 것을 똑같이 먹고 싶었다. 바로 여기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오메기떡 감저 팥빙수! 근데 시간이 흘러 요즘은 별로 홍보 안하는 것 같다. 아직 여름이 제대로 안 와서 그런가? 나 예전에 왔을땐 네이버에도 그렇고 무조건 이 얼음 빙수 이야기가 많던데 지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순간 안 파나 했는데 다행이 메뉴판엔 있어 주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메뉴 주문을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가격은 1만 4천원! 여태까지 포스팅 경험으로 보아 이 가격에 누가 이 메뉼 시켜먹나라고 반문하실 분들을 위해 살짝 말하자면, 관광지는 대게 원래 좀 비싸다. 이런 곳들을 일반 동네 가격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그리고 이따 양을 보시면 알겠지만 2인 기준이다. 솔직히 밥을 먹고 난 뒤라면 3인이 먹어도 충분하겠다. 아무래도 떡 때문에 배가 금방 차게 되더라. 처음 혼자 왔을때도 이 메뉴를 시켜먹었었는데 그땐 정말 엄청 먹는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반 정도를 남겨버렸다. 그리고 그게 자꾸 아쉬워 이번에 다시 오게 된 것인데 이번에도 결과적으로 거의 다 먹긴 했는데 조금 남기긴 했다. 그 오지 못했던 3년이란 시간 동안 제주도에 놀러간다는 친구들이 있으면 여길 꼭 가보라고 했었는데 가봤을지 모르겠다. 답변 오는 친구들은 없더라. 근데 이번에 이렇게 다시 와서 먹어본 경험에 의하면 함부로 추천하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처음 혼자 왔을때보다 이번엔 맛이 좀 덜하더라. 기대가 커서 그랬나?



여기 뷰는 2층과 3층이 대박이다. 일층은 유리 창문이 되어있는데 한 여름에는 열리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왔었을때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네. 2층과 3층은 다 오픈형이고 야외 테라스도 있기 때문에 날씨만 좋다면 거기에 올라가 티타임을 즐기도록 하자. 한 여름엔 오히려 더울 수 있으니 실내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진동벨이 울리고 우리가 주문한 메뉴를 받아왔다. 아 그리고 이 메뉴명에 대해 나처럼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를 하자면, 찹쌀과 팥 그리고 쑥으로 만든 제주 특산물 오메기떡과 감저(고구마의 제주어)를 얼려 갈아 만든 수제 고구마 팥빙수라고 한다. 생소한 재료들이 섞여있어 맛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실수도 있는데 나름 다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근데 떡 안의 팥과 고구마 특유의 단맛으로 인해 조금 많이 달게 느껴지실수도 있을텐데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게 잘 즐겼다. 근데 배가 부를때쯤엔 그 부분 때문에 마무리를 못하겠더라. 자꾸 단맛만 나서! 그리고 떡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실하게 잘 들어가있기 때문에 정말 식사용으로도 괜찮다. 디저트로 생각했다간 배불러서 다음 식사를 하지 못할수도 있다. 물론 사람이 많아 가볍게 즐기면 괜찮겠지만!



저 보라색이 얼음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겉에만 저런 색이 아니라 안까지 계속 저렇게 얼려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릇 자체의 깊이가 굉장히 깊은 편이다. 안까지 떡이 있진 않았고 둘러져있는 것이 전부다. 근데 저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떡 식감도 쫀득쫀득하게 잘 살아있으니 얼었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따로 보관하셨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디피만 해주시는 것 같았다. 맨 위에 동그랗게 놓여진 것은 녹차 아이스크림이고 그 아래에 팥과 견과류 등 이것저것 놓여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다. 사진이 좀 지저분해 보일 수 있겠으나 깨끗하게 먹긴 힘들더라. 워낙 평소에도 막 먹는 편이긴 한데 이런 음식은 더 그렇다. 숟가락질 한번에 모양 다 망가지고 위로 솟아있는 것들이 옆으로 후두둑 떨어지더라. 아 그리고 맛에 대한 후기를 말하자면, 처음 왔을땐 완전 신세계였는데 이번 두번째엔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 우선 처음 왔을땐 식사를 안했고 이때는 식사를 하고 왔다는 차이가 있긴 한데 괜히 기분탓인지 처음보다 퀄리티가 조금 떨어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6월보다 2월에 빙수를 시켜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만 아무튼 아쉬운 것들이 하나씩 보였다. 근데 기대감 유무가 큰 차이를 나타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내 후기는 그렇다. 그래도 바뀌지 않은 생각은 나름 관광지 특산물이니 경험삼아 먹어보는 것은 좋겠다는 것이다.



오메기떡 감저 팥빙수 저번에는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다행히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녹차 특유의 그 씁씁한 맛을 좋아하지 않아 마지막까지 이렇게 아이스크림 덩어리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원래라면 제일 먼저 사라졌을텐데! 그리고 이정도 먹어갈때쯤이면 슬슬 조금씩 물리더라. 그만큼 양이 많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뭐 양 자체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랬다. 예전이면 몰라도 요즘은 어디가서 못 먹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아 그리고 사진 중간중간 이렇게 풍경 사진을 올려봤다. 저 풍경 사진들은 여기 쉼표 카페 안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괜찮은 자리들은 이미 사람들로 다 차지되어있었다. 기다려서 앉을까 싶다가 카페 특성상 자리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겠고 그냥 밖에 나가 눈으로 담으면 되기에 1층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창가 옆에 앉아 음식을 즐겼다. 2월에도 이정돈데 6월부터는 정말 자리도 없겠다 싶다. 이미 근처엔 주차할 곳도 없긴 하던데. 아무튼 이번에도 처음보다 살짝 아쉬웠지만 배부르게 잘 먹었고 세번째 만남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다른 곳들도 가봐야 하니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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