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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두류공원에 서울 촌놈이 다녀왔어요.

디프_ 2017. 5. 16. 19:00

대구 두류공원에 서울 촌놈이 다녀왔어요.

(Korean travel blog)

 

대구 두류공원

 

 

대구에 놀러 간다고 하니 다들 이 두류공원에 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셨다. SNS를 운영하면서 예전에 이곳에서 이쁘게 사진 찍은 것을 보고 여기가 어디냐고 하긴 했었는데 다들 말을 해주셔서 이곳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행선지에서 거리가 좀 됐었지만, DAEGU에서 제일 가고 싶었던 1순위였기에 해가 질 무렵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류공원

 

 

도착하자마자 무슨 성벽 같은 것이 보였다. 뭔가 해서 알아보니 여름이면 이곳에서 분수처럼 물이 흐른다고 한다. 아쉽게도 나는 보지 못했다. 야경과 선선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슬슬 사람들이 모였고 그에 따라 치킨, 피자를 배달하는 오토바이들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 야당

 

 

좀 올라오다 보니 매우 넓은 공간에 펼쳐진 잔디들이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넓어서 놀랐다. 서울에 있는 한강은 솔직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는 하나 넓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목조목 붙어있게 되는데 환경에 따른 쾌적함이지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근데 이 대구 두류공원은 딱 트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보자마자 기분이 좋았다.

 

평소라면 지금 보이는 잔디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어야 했지만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설마 잔디 보호 기간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펴보니 내가 도착한 날 다음 주까지 잔디 보호 기간이라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팻말이 보였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쉬기 좋은 곳

 

 

아직 듬성듬성 빈 곳이 보이는 잔디. 군데군데 포켓스탑처럼 기둥이 서 있다. 처음에는 저게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진짜 포켓스탑처럼 일부러 만들어둔 것인가 하는 착각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 각 기둥에 고유번호가 있는데 사람들이 음식을 배달하면 저 기둥에 쓰여진 번호를 보고 음식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한강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와 시민들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하늘

공원

 

 

해가 질 무렵 또렷하게 보이는 달이 이뻐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저 멀리에는 이월드 타워도 보인다.

 

 

두류공원 배달

 

 

작년에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한강이나 공원에서 텐트나 돗자리를 펼쳐놓고 수다도 떨고 음식도 먹고 맥주도 마시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정말 보내고 싶었다. 일하는 곳 바로 옆에 여의도 공원이 있어서 시간을 내거나 업무상의 이유로 잠깐 갈 때마다 그곳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난 언제 평일에 저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매번 생각했었는데 이 두류공원에서 그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돗자리도 사고 신나서 실컷 왔는데 잔디로 출입금지라니.. 이렇게 그냥 돌아가야 하나 하다가 그래도 좀 걸어보자 하며 걷다가 위쪽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길거리 노점상도 잠깐 있었고 많은 오토바이들이 화려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펴놓고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낭만

 

 

돗자리를 펴고 누울 만 한 곳을 찾은 뒤 바로 실행에 옮겼다. 바로 옆자리에 술을 마시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 조용한 편은 아니었지만 걸을 대로 걸어 지친 나에게는 충분히 편안한 곳이었다.

 

새로 산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두는 상상을 하고 들고 왔었는데 틀어두면 더 정신 사나워질 것 같아 그냥 가방 속에서 꺼내지 않았다. 멍하니 하늘을 보기도 하고 눈 감고 쉬기도 하고 한가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KGB

 

 

아무리 더운 대구라 하더라도 5월은 5월이었다. 옷도 얇게 입었고 밤이 되어 슬슬 추워질 때쯤에 아까 편의점에서 사 온 KGB 맥주를 꺼냈다. 누군가에겐 그냥 음료수겠지만 나에겐 충분히 좋았다. 한입 한입씩 마시면서 또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다.

 

 

두류공원 사람들

 

 

아직 가운데에 들어갈 수 없어 한강과 비슷하게 바로 옆에 붙어있는 사람들. 소리는 들렸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다들 행복해 보였다. 나는 먼 곳에서 왔지만, 가까운 곳에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대구여행

 

 

두 세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뒤 내려왔다. 밤 10시 정도가 되니 사람들이 아까보다 더 몰려오는 듯했다. 다음에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돗자리를 펴놓고 치맥을 하며 놀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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