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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슈니첼과 까르보나라 조합 비싸게 먹어본 후기!

디프_ 2020. 4. 22. 20:49

광화문 빌즈에서 먹은 흑돼지 슈니첼과 까르보나라


광화문 빌즈. 한국에서 가본 건물 중에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이 많이 났던 곳이다. 사실 내부가 그렇게 넓지도 않고 특별한 것이 많지도 않다. 그냥 처음 딱 여길 들어왔을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서 또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별도로 포스팅도 한 것 같은데 아무튼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가게들이 그렇진 않지만 그냥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외국에서 돌아다녔던 곳들 같다고 할까.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근데 은근 자주 안 오게 되더라.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왔다. 이 건물의 이름은 디타워다. 처음 왔을때 방문했던 가게를 다시 갔다. 사실 이 가게 가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미리 많이 먹을 준비를 하고 왔다. 그리고 여기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이다. 이상하게 비싸더라. 아무래도 건물 세도 있겠고 특별한 메뉴들을 판매하니까 그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처음 왔을 때도 이런 것 다 반영해도 충분히 재방문 의사가 있을만큼 괜찮았다.



근데 이번엔 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메뉴 선택에 실패했다. 처음 왔을 땐 감자튀김이랑 머 이것저것 먹은 것 같은데 정말 너무 맛있었다. 근데 미리 인기메뉴가 뭔지 찾아보지도 않고 메뉴판을 보고 그냥 내가 정했는데 맛이 조금 아쉽더라. 그래도 이렇게 흑돼지 슈니첼과 까르보나라 리뷰를 올려본다. 나에겐 별로지만 누군가에겐 좋을 수 있으니! 주문을 할때 옆 테이블에서 여기선 핫케이크를 먹어야 한다고, 그게 정말 맛있다고 누군가 연신 말씀하시던데 그걸 먹을걸 그랬다. 근데 핫케이크는 이번주에 따로 먹으러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날 패스했다. 아쉬웠다. 자주 먹지도 않는 핫케이크 일정이 겹치다니!


평일임에도 매장 안에 사람이 많더라. 근데 처음 왔을 때 수준은 아니었다. 그땐 웨이팅이 있었다. 그 웨이팅도 기억이 남는 것이 별도 사람이 체크하지 않고 키오스크 같은 것에 이름과 번호를 적으면 예상 대기시간과 함께 앞에 사람이 얼마나 남았는지, 내 차례가 되면 별도 알림이 자동적으로 오고 그랬다. 너무 깔끔하고 좋았다. 그때만해도 그런 시스템이 구비된 가게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기억난다. 한 2년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많이 변했다.



빌즈 가게 분위기도 정말 좋다. 넓은 창문부터 해서 병들로 꾸며둔 인테리어까지 솔직히 인증샷 찍으시는 분들도 많더라. 근데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을 때 나를 제외한 누군가가 담기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내가 앉은 자리가 딱 중간이어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주변 사람들이 나왔다. 그 사람들에게도 민폐고 내가 원래 그런 사진 자체를 싫어하다보니 그냥 아예 안 찍게 됐다. 사실 먹고 빨리 나오느라 사진찍을 겨를도 없었다. 이상하게 식당에선 사진을 안 찍게 된다. 풍경 예쁜 곳이 좋다.


메뉴판이 잘 보일지 모르겠다. 자세히 보시면 아마 처음 들어보는 메뉴도 많을 것이고 잘 상상이 가지 않는 것도 있겠다. 일단 음료수부터 선라이즈라든가 여기 이름을 딴 빌즈 비트, 로우라든가.. 별도 쉐프가 있어서 메뉴를 다 개발하고 판매하시는 건가? 커피 모카 계열을 한잔 하고 싶었는데 이날 평일 밤이라 어쩔 수 없이 패스해야했다. 만약 이날 커피를 마시면 다음날 밤을 새고 출근해야겠지.. 순간의 욕심을 참아 다행이었다.



분위기 너무 괜찮지 않나? 정말 이 분위기 때문에 온다니까. 맛도 맛이지만! 생각해보니 요즘 날이 따뜻해지고 해도 다시 늦게 지고 있다. 원래 겨울이면 5시 30분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질라고 하는데 슬슬 6시가 넘어도 환하더라. 개인적으로 밤이 긴 것이 좋다. 직장인은 아침에 나가 해가 지면 집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낮에 뭔가를 한다는 기분이 들면 쉬는 것 같고 행복하더라. 개인적으로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이 평일이 있는 사람이다. 진짜 평일만 있어도 행복지수가 꽤 높아질텐데. 그렇다고 하여 주말을 포기할 순 없다니 결국 다 갖고 싶다는 말이겠다. 사람 욕심이 하나만 가져야지 다 가지려면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되더라. 이해는 하지만 포기는 못하겠다.


테이블 위에 손 소독제가 올려졌고 기본적인 후추, 소금이 있었다. 그리고 주문과 테이블 셋팅의 경우 일하시는 분들이 많아 바로바로 준비를 해주신다. 처음 들어오자마자 자리 안내까지 해주시고! 아 근데 손 소독제 다른 곳들과 다른건가? 뭔가 사용하자마자 알코올 향이라고 해야하나. 술 냄새라고 해야하나. 와인 비스무리한 그런 냄새가 확 나더라. 개인적으로 약간 불호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뭐 다 그렇듯이 금새 증발되어 사라지긴 했는데 첫 냄새가 너무 별로였다. 만약 내가 맡은 냄새가 진짜라면 의도한 것 같긴 한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주문한 흑돼지 슈니첼이 가장 먼저 나왔다. 아 근데 슈니첼이 순간 헷갈렸다. 예전에 체코 프라하에 놀러갔을 때 꼴레뇨라고 되게 통구이처럼 나오는 음식이 있는데 그건줄 알았다. 그래서 약간 이색적이다하고 설명도 보지 않고 주문했는데 그냥 이렇게 정말 돈까스처럼 나올 줄이야.. 설명을 보면 크레송, 갈릭 매쉬 포테이토, 앤쵸비 드레싱을 포함하여 총 2만 9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냥 김밥천국이라든가 일반적으로 지나다니는 가게에서 먹는 가격 기준으로 보면 약 3배 정도 차이 난다고 보면 되겠다. 3.5배까지 갈 수 있으려나. 아무튼 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데 비쥬얼이 내가 예상하던 것과 전혀 달라 처음에 좀 당황했다.


그래도 맛이라도 있으면 됐다 싶어 나이프로 먹기 좋게 잘라 한입 먹어봤다. 아 음료수의 경우 그냥 석류 소다 하나와 선라이즈라고 딸기, 요거트, 바나나와 생 오렌지 주스를 섞어서 만든 것 하나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7천 7백원과 8천 8백원이다. 음료수는 뭐 다른 곳들에 비하면 그렇게 비싸다고 말할 수 없겠다. 요즘 에이드 같은거 하나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5천원은 넘으니! 솔직히 메인 사진을 보면 비주얼적으로는 너무 예쁘다. 음료수들 색감도 좋고 내가 주문한 메인 메뉴도 데코를 신경써주셔서 그런가 굉장히 예쁘게 담겨져 있었다. 나야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지만 충분히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괜찮달까.



자른 단면은 이와 같다. 다시 봐도 정말 그냥 돈까스 같단 말이지. 뭐 이것저것 많이 다르겠지라는 기대감과 함께 한입 크게 먹어봤다. 처음은 본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고 싶어서 소스도 덜 발린 부분을 찾고 같이 나온 별도 샐러드라든가 포테이토도 같이 먹지 않았다. 그렇게 먹었는데 음 개인적인 후기는 조금 맛이 심심했다. 간이 약하달까. 좀 심심했다. 이 비주얼에 자극적인 맛을 기대하면 안되긴 하겠지만 감칠맛이라도 나야하는데 그냥 한조각 먹고 다시 먹고 싶단 생각은 안 들더라. 뭐 배를 채우기 위해 먹긴 하겠지만 막 손이 절로 가는 그런 맛은 아니었다. 좀 실망스러웠다. 처음 왔을땐 이러지 않았는데.. 나 그때 뭘 먹은거지?


그래서 이번엔 소스도 많이 발라보고 이것저것 같이 나온 것들을 곁들여 먹어봤다. 이러니 확실히 조금 더 먹을만 하더라. 으깬 감자 같은 것을 같이 발라 먹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져져서 나온 것으로 보아 찍어서 올려먹어도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먹어봤는데 포만감은 확 느껴지긴 하는데 역시나 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했다. 2%가 부족했다.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많이 부족했지만 그만큼 뭔가 조금 아쉬웠다. 근데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이 해답은 잠시 다른 메뉴를 소개한 뒤에 말하고자 한다. 나중에 알아서 사진이 뒤쪽으로 밀려있다.



또다른 주인공인 까르보나라가 나왔다. 처음 보기만 해도 느끼느끼 꾸덕꾸덕해보인다. 얘에 대한 맛 평가는 정말 정확하게 할 자신이 있다. 왜냐면 딱 먹어보자마자 내가 예전에 요리학원 1일 강습 그런 곳을 다녔을 때 직접 만들어본 맛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신기했다. 여기선 분명 전문 요리사가 좋은 재료들로 노하우를 반영하여 만들텐데 그냥 하루 강습가서 만들었던 나의 요리와 맛이 일치하다니! 막 무시한다거나 까내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엔 가끔 옳은 야매도 존재하니까 그냥 신기했다. 


일단 메뉴를 내어주실 때 잘 비벼서 드시면 된다고 말씀 주셔서 열심히 섞어봤다. 그러니 아래와 같은 비쥬얼이 나오더라. 처음엔 정말 예뻤는데 섞고 나니 그냥 흔한 면 요리처럼 보인다. 치즈는 금새 녹았고 저 주황색 같은 것도 사라졌다. 전체적인 색깔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다. 맛 후기를 말하자면 그냥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맛이다. 특별한 것 없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건강건강한 맛이랄까. 근데 그냥 느끼하다. 이 메뉴 역시 감칠맛은 잘 모르겠다. 여기 컨셉이 건강인가. 막 찾아보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 건강한 맛이다. 분명히 이 메뉴는 건강한 맛이 아닌데 전체적으로 다 건강한 맛이다. 자극적이지 않던데 음료수 마저! 레몬에이드 마셔볼까 하다가 신맛이 안 땡겨서 패스했는데 마셔볼걸 그랬나.



사실 막 그냥 오므토마토였나.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먹는 까르보나라가 그나마 조금 더 당기는 그런 맛이다. 사실 고급스럽고 비싼 요리가 맛있는 경우는 많이 없다고 하니.. 근데 유럽 여행 중에 먹었던 것들은 다 맛있었는데! 여기가 내 입맛과 안 맞는 것일수 있겠다. 역시 난 감자튀김을 좋아하는 것인가. 처음 왔을 때 뭘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게 괜히 아쉽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나 좀 찾아봐야겠다. 아무튼 이 메뉴는 베이컨과 함께 먹으면 계속 먹을 수 있긴 하지만 계란 노른자가 은은하게 자꾸 느껴지는 그런 맛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계란 요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싫어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흑돼지 슈니첼 비밀은 바로 아까 처음 테이블에 놓여져 있었던 후추와 소금이다.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자꾸 심심해서 그냥 이렇게 먹어야되나 싶었다. 포테이토나 찍고 음료수 한잔하고 샐러드 한번 먹고.. 소스를 듬뿍 찍어도 별다른 맛이 안나서 그냥 먹기나 하자는 마인드였다. 근데 잊고 있었던 소금과 후추가 보였고 바로 접시 한편에 덜었다. 그리고 찍어 먹었다. 먹자마자 '아 이 맛이지' 싶었다. 내가 소금을 좋아하나? 짠 음식을 그렇게 선호하는 것 같진 않은데 고기와 소금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만약 이 소금과 후추가 없었다면 음식 남겼을 것 같다. 그만큼 나에게 중요했다. 


다행히 마무리를 잘하긴 했는데 아마 다음에 또 오게 되면 위 메뉴들은 패스해야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내 스타일 아니었다. 비주얼은 훌륭했지만! 가격은 총 6만 6천원 정도가 나왔다. 2인 기준 저녁으로 솔직히 비싼 편이라 생각한다. 무슨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니고! 아 고기 먹긴 했는데 내가 말한 것은 불판 위에서 구워먹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분위기는 역시나 좋았고 뭔가 놀러온 기분이 들어 좋았다. 다음에 또 오긴 할 것 같은데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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