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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광양대창 여의도점 가성빈 모르겠고 분위기는 좋다

디프_ 2020. 1. 9. 21:33

좀 복잡하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던 세광양대창 여의도점

내가 첫 직장을 다녔던 곳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언제 한번 와야지 와야지 했는데 막상 잘 안 오게 되더라. 일부러 약속을 안 잡았던 것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여기 자체가 IFC몰 말고는 딱히 다른 할 것도 없고 포장마차 가려고 여기까지 오진 않으니.. 약간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이랄까. 이전 회사 동료들을 만나더라도 이 근처에서 약속은 안 잡았고 다 좀 나와서 잡게 됐다. 아무래도 불편한 경우를 만들지 않기 위함이 있었겠다. 그럼에도 내가 오랜만에 여길 방문한 이유는 바로 세광양대창 여의도점 때문이다.


여길 아시는 분은 아시려나? 개인적으로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어떻게 알고 이렇게 찾아왔냐면 여기가 교대점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줄 서서 기다리면서 먹는다고.. 근데 이게 여기 새로 생긴다는 것을 알고 오픈일자에 맞춰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 오고 싶었다. 대창이 먹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유명한 가게를 줄 없이 빨리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근데 11월 중에 오픈이라 했는데 정확한 일자를 알 수 없었고 결국 생긴지 한달이 다 지나서야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 가려고 하면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문을 열었다 하니 막상 약속이 잡히지 않았다.



아무튼 나름 우여곡절 끝에 방문하게 되었고 웨이팅을 했다. 대기하는 공간이 넓진 않았지만 아무튼 건물 안에서 기다릴 수 있었고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됐다. 회전율이 빨라 자리가 금방 빠진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앞에 한 3~4 테이블 정도 있었고 평일 저녁시간에 방문하긴 했는데 한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근데 이건 케바케이긴 한 것이 우리보다 3 테이블 정도 뒤에 온 사람도 대기 없이 우리랑 거의 바로 들어오더라. 한번에 들어왔다가 나름 한번에 쏵 나갔나보다. 아니면 단체 손님이 있었거나! 세광양대창 여의도점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니 어느정도 인원이 되면 차라리 예약을 하고 마음 편하게 방문하는 것이 낫겠다.


입구부터 약간 옛스러움이 묻어났는데 안에 들어오니 뭔가 적당히 시끄럽고 적당히 복잡했다.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아예 시장통 같은 분위기면 공간도 부족하고 뭔가 치이는 기분이 드는데 여긴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 빼곤 어느정도 테이블과 거리가 있었고 약간의 독립이 보장 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신나서 술을 마시고 음식을 즐기는 모습의 소음들은 적당히 들려왔다. 뭔가 함께이지만 독립된듯한 이상한 공간이었다. 근데 이건 내 개인적이 생각이고 누군가에겐 복잡할 수 있겠다. 근데 아무튼 이날은 복잡한 것을 원래 싫어하는 내가 나름 불편하지 않게,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였다. 



가뜩이나 퇴근하고 와서 배가 고픈데 웨이팅까지해서 우선 메뉴를 빨리 주문해야했다. 원래 평소라면 사진도 찍는데 이날은 메뉴부터 주문하고 찍어야함을 직감했다. 아무래도 처음 온 가게이기 때문에 하나씩 다 먹어봐야할 필요성을 느꼈고, 대창, 막창, 특양 각각 하나씩을 주문했다. 근데 나중에 보니 메뉴판에 모듬구이라고 우리가 주문한 것과 똑같이 파는 세트가 있더라. 사장님한테 이렇게 1인분씩 주문해도 되냐고 물어봤었는데.. 역시 알아서 판매해주고 계셨구나!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게 전부 직접 다 구워주시진 않지만 어느정도 불판부터해서 관리를 해주시고 계시다보니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정말 쉴틈 없이 움직이고 계셨다. 곱창이나 이런 메뉴를 맛있게 굽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자신이 없었는데 나름 반 정도는 관리 해주시고 반은 재량 껏 구워봤다. 우선 이날 먹은 것을 총 잘하자면 처음에 모듬구이 42,000원짜리 주문하고 추가로 대창을 더 먹고 싶어 12,000원을 주고 하나 더 시켰다. 그리고 앉자마자 크림 생맥주 2잔을 시켰고 마무리로 양 볶음밥 12,000원 짜리를 주문하니 총 가격이 75,000원이 나왔다. 사실 총 금액을 놓고 보면 2인이 먹었을 때 가성비가 있다곤 말 못하겠다. 근데 아무래도 메뉴 특성이 있으니 사람들이 저렴하게 느끼는 것이려나.. 내가 워낙 이날 이것저것 다 시키긴 했다. 역시 배고프다 밥을 먹으면 식탐이 도진다.


밑반찬은 복잡하지도 단순하지도 않게 딱 그냥 보통 정도로 나왔다. 역시나 눈에 들어온 것은 소스 중에 하나인 고추 절임이었고 동치미 국물은 살얼음도 있는 것이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이건 한번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개인적으로 동치미를 정말 좋아한다. 근데 무조건 살얼음이 있고 시원해야 잘 먹는다. 그냥 밍밍하면 솔직히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더라.. 생맥주도 한잔하며 음식이 적절히 구워지길 기다렸다. 생각보다 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 그리고 불 바로 위에서 테이블마다 연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고 뚜렷한 창문 같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부가 나름 쾌적했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으나 불편함이 없었다. 옷에 냄새가 배였는지 확인은 안했지만 이정도면 다른 곳들에 비해 양반이겠다 싶었다.


불판도 그슬리고 슬슬 먹어도 될 것 같아 먹어도 되냐고 여쭤본 뒤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양념이 되어있는 것은 안까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초보자의 눈으로 확인하긴 어렵다. 그래서 낯선 것을 먹을 때면 꼭 전문가에게 여쭤본 뒤 먹는다. 그분들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타이밍을 아시니까! 아까 세광양대창 1인분을 추가해서 먹었다고 했는데 그건 다들 바빠보이셔서 나름 한번 해봤으니 혼자 해본다고 했다가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한번 보시더니 좀 태웠다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고기를 그렇게 못 굽는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메뉴는 참 어렵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교대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여기 여의도점은 계속 사람이 북적였다. 내가 다 먹는 동안에도 밖에 대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뭐 저녁 시간 피크고 내가 워낙 빨리 먹고 나오긴 했겠지만 이 지역 특유의 정장, 오피스룩을 입고 음주를 즐기시는 팀 단위 분들이 많았다. 친구는 거의 안 보였던 것 같다. 여긴 뭐 평일 위주로 돌아가는 지역이니까.. 사실 여기 체인점이 가성비를 추구한다고 해서 소비력이 높은 여의도에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뭐 나도 진지하게 바라본 것은 아니지만 괜찮아보였다. 하긴 맛이 중요한거지 가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이번에 검색해보니 여기 체인점도 굉장히 많더라.. 교대가 제일 앞에 있는 것을 보면 거기가 1호점인가?


추가로 주문한 1인분도 해치우고 미리 주문해뒀던 양볶음밥도 때마침 나왔다. 사실 딱 이전까지가 베스트였고 얜 무리가 맞다. 알면서도 주문한 이유는 그냥 기다린 김에 먹고 싶었던 것 다 먹어보자는 심산이 컸다. 배를 채우기보단 욕심을 채운 시간이었다. 기다린게 아까 웨이팅만 기다린 것이 아니라 11월 오픈때부터 기다렸으니 이것저것 다 맛보고 싶었다. 전골도 먹어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갠 다음으로 미뤄뒀다. 그렇게 양볶음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오 얘 맛 괜찮았다. 양이 많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까 말했던 고추절임을 올려서 한입씩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줬다. 배가 부른데 계속해서 입에 들어가니 살이 찌지.. 휴 나도 알면서도 자꾸 실수를 반복한다. 실수는 차라리 모르고 하는 것이지 이건 알면서도 하는 것이니 바보가 따로 없다. 그래도 맛있으면 됐지라며 합리화해본다.


근데 먹다가 먹다가 얘는 결국 좀 남겼다. 한 4분의 1정도 남았던 것 같은데 사실 먹으면 먹을 수 있었는데 디저트도 빨리 먹고 싶었고 그나마 남은 양심의 가책이랄까. 밥을 먹을 때 꼭 마지막 한 숟갈을 남기는 사람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여기서 말한 디저트는 가게 입구에 서울우유 아이스크림 기계가 있는데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다 먹을 때쯤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는데 이렇게 준비가 되어있으니 뭔가 딱이었다. 밖으로 나갈 때 먹는 사람도 있었으나 아직은 겨울이니 실내에서 먹고 나가고 싶었고, 그렇게 한컵 떠와 먹은 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음.. 세광양대창 여의도점 후기를 말하자면 우선 제목에도 말했듯이 분위기는 좋다. 적당한 소음을 즐길 수 있는, 같이 흥이 날 수 있는 분위기다. 근데 가성빈 모르겠다. 두명이서 실컷 먹으니 약 8만원 돈이 나왔다. 사실 3인이 먹어야 괜찮은 양이긴 했는데.. 3명 기준으로 8만원이면 뭐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나? 아무래도 메뉴가 메뉴이니 말이다. 원가 같은 것은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맛에 대해 말하자면 먹다보니 처음엔 몰랐는데 좀 질겼다. 아마 배고플 땐 허겁지겁 먹어서 모르다가 슬슬 배가 차고 나니 먹기도 힘들고 단점이 보인 것이겠지.. 그래도 살짝 질긴 것은 맞는 것 같다. 재방문의사를 물어본다면 솔직히 반반이다. 모르겠다. 근데 이전처럼 찾아오진 않을 것 같고 근처에 있으면 가볼 것 같은 정도? 처음 이 가게를 알려준 단골처럼 막 매니아적으로 빠지진 않을 것 같다. 여긴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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