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상, 9월을 기억하며

디프_ 2016. 9. 29. 22:50

일상, 9월을 기억하며

(Daily Life)

 

일년에 한번 이상은 꼭 산에 가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적어도 한번이기에 구체적인 목표나 신념 비슷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1년에 한번도 산에 안간다면 슬픈 인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올해도 입사하기 전 3월에 친구와 함께 북한산을 다녀왔었다. 친구한테 둘레길이나 걷다오자고 구슬린 뒤 정상까지 올라가

한껏 욕을 먹기도 했지만,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은 뒤에는 뭐 나름 괜찮았다는 칭찬아닌 칭찬을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주말이였나 혼자 집에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문득 요즘 날씨도 선선해져서 산을 타고 싶어졌다.

어딜가기엔 시간이 늦었고 해서 정말 오랜만에 동네 뒷산에 올라갔다.

 

어릴 때 자주왔었는데 성인이 되고 오니 많이 변했다. 운동기구도 생기고 의자도 생기고 코스도 다양해지고..

흔들의자에 앉아 이것저것 생각도 하고 멍때리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보았다.

 

산에 오면 항상 '정말 좋다. 조만간 또 와야지'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왜 그렇게 산에 한번 가기가 힘든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친한 형을 만났다. 이 형은 일년에 두세번 보나..?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서울에 오는 방학때만 겨우겨우 짬을 내서 본다.

 

워낙 바쁘신 분이다보니 사정사정을 해야 만나주신다. 가끔 짜증이 날때도 있지만 만나면 재밌어서 금방 풀린다.

이 형도 그걸 알아서 그런지 내가 뭐라뭐라해도 별로 게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맥주도 한잔하고 내가 옛날통닭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한 친구가 추천해준 곳으로 갔다.

치킨이랑 전이랑 이것저것해서 2만원이였나.. 엄청 싸고 무엇보다 치킨이 맛있어서 좋았다. 처음 간뒤로 한 세번은 연속해서 갔던 것 같다.

 

이 형도 올해가 마지막 학기고 내년이 졸업이라 이것저것 고민이 많은 것 같다.

타지생활에 아무리 적응해도 힘들다는걸 약간은 알기에 이 형의 투정이 가볍게만 들리진 않았다. 힘냈으면 좋겠다. 다 잘 될거니까!

 

 

개인적으로 꽤 반복적인 삶의 패턴을 갖고 있다. 몇개월은 주변 사람들과 놀고 또, 몇개월은 혼자서 실컷 놀고..

요즘 또 혼자 있고 싶은 날이 다가온 것 같다. 오랜만에 아지트인 덕수궁에 놀러갔다.

 

덕수궁을 가는 길에, 돌담길에서 혼자 공연을 하고 있는 외국인을 보았다.

예전에는 공연 그 자체로만 즐기거나 보고 말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은 이런 공연을 보면 그들의 열정이 느껴져서 너무 멋있다.

 

내가 무언가에 저렇게 심취해있던 적이 있나 생각해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말 여태까지 살면서 없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덕수궁 관련해서는 추후에 포스팅할 예정이다.

 

추석을 맞아 하루는 차례를 지내기 위해 시골에 내려갔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밖에 나가보라고 강아지가 있다해서 나와봤다.

 

짖지는 않았지만 자세도 움츠리고 딱 봐도 겁이 많고 소심한 놈이란게 느껴졌다.

눈높이 맞춰주고 쓰다듬어 주니 애교를 부리고 난리가 났다.

 

같이 산책이나 한번 해볼까해서 나무에 고정되어있던 목줄을 손에 들자마자 난리법석이 났다.

예전에 일평생을 우리에 갖혀있던 소가 초원에 나오자마자 신나서 뛰고 기뻐하던 모습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 수준이였다.

 

기분이 좋기도 했고 한편으론 안 좋기도 했다.

촌한테 산책 좀 시켜주라고 말을 하고 오긴했는데 워낙 바쁘시다보니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다음 명절때까지 잘 있으렴 아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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