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사생활 6개월 차, 한 번쯤은 뒤돌아 볼 때

디프_ 2016. 10. 8. 15:00

 

일을 하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말 오랜만에 옥상에 올라왔다.

이제 날이 제법 추워져서 그런지 금방 어두워지는 것 같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나보다.

 

일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간다.

처음 2~3달은 어떻게 지나가는지 내가 하고 있는게 뭔지 전혀 모른체로 후딱 가버렸다.

 

안하던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감기며 몸살이며,

정신도 일에 적응하듯 편하게 살아온 몸도 그렇게 서서히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4~5개월정도때는 이제 서서히 내가 하고 있는게 뭔지 알아가고 있었다.

우루루 몰려오는 일도 다급히 처리해야하는 문제들도 도움없이 어느정도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었다.

업무를 알아가는 만큼 스트레스의 빈도가 줄어가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이때는 일을 다니고나서 집에 오면 밥 먹고 씻고 신문 읽고 침대에 쓰러지느라 4개월동안 하지 못했던 운동도 슬슬 시작했다.

뭔가 사람 사는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나중에 퇴사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게 운동이였으니까..

이때부터 일 외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도전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몹쓸 체력이 받쳐주는 한에서!

 

어느덧 6개월.

확실히 처음과는 달리 여유가 생겼다. 몸도 회사생활에 살짝 적응한 것 같다.

'주말이 다 지나갈때쯤이면 쉴만큼 쉬었으니 내일 출근해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쳇바퀴 굴러가듯이 아침 일찍 일어나 지옥철을 타고 밤이 되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지옥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는게 익숙해져버린 것 같다.

 

입사하기 전, 회사생활을 상상해봤을때 절대로 나는 안 그러겠다 다짐한 모습이었는데 내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이러다 이 생활에 너무 젖어버려서 예전의 나의 모습을 잊고 또 이대로 쭉 살아가게 될까바 가끔 겁이 난다.

 

그래서 한 번쯤은 뒤돌아 나의 생활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려한다.

주어진 일만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해야만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또 잘 해냈다.

 

입사하기 전, 내가 싫어했던 모습의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당장 내일, 다음달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어떤 계획하에 어떠한 삶의 모습을 갖고 살아가야하는지 당분간 고민해봐야겠다.

 

 

 

엄마와 단둘이 오랜만에 저녁 외식을 했다.

메뉴는 집 앞에 맛있는 곱창 집이 이사를 가버려서 한참 못 먹었던 곱창과 비슷한 막창으로!

 

원래 여기서 돼지막창만 먹었었는데 이 날 돼지가 다 떨어졌다해서

소막창을 먹어보았는데 가격만 비싸지 개인적으로 돼지막창이 더 맛있었다.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엄마의 폭풍수다가 시작됐다.

 

최근에 옛날 Tv프로그램에 나왔었던 짧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시골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신들의 손자에게 편지처럼 할 말을 영상으로 보내는 형식이다.

 

그 영상에서 한 할머니가 영상 촬영을 시작하마자 지팡이를 던졌다. 담당 PD가 지팡이를 왜 버리냐고 물었다.

할머니가 "안 늙었다 할라고"라며 쑥스럽게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이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할머님의 순수함이 느껴졌다. 갑자기 우리 엄마가 오버랩됐다.

요즘들어 우리 엄마만 봐도 벌써 너무 친구같고 가끔 이런 엄마가 어렸을 때 어떻게 그런 고생을 하며 살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영상을 보면 그냥 가볍게 즐기면 되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든다. 뭔가 약간 슬퍼진다.

시간이 지나도 엄마가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 지금 이대로 였으면 좋겠다.

 

 

연애를 하기 싫어서 안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 보니 안하고 있었던게 아니라 못하고 있었던 거였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주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게, 또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다.

 

그래도 이번엔 정말 어려웠으면 좋겠다. 그만큼 반성하고 또 그만큼 소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회사 점심시간!!

여의도에 구석구석 그렇게 많은 식당이 있는데 항상 점심시간이 되면 뭘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 날도 역시 고민하다가 며칠 전 받은 전단지가 생각나서 새로 오픈한 가게를 가봤다.

족발 그 돼지 특유의 향도 안나 맛있었고 점심정식치고 양이 많아서 좋았다. 저 찌개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였는데 얼큰해서 좋았다.

 

최근에 먹었던 점심 중에 제일 맛있어서 생전 안 찍던 사진을 한장 찍어보았다.

오픈 초기의 마음을 잃지 않고 한 두달 뒤에 방문해도 지금처럼 판매하고 있다면 장사가 꽤 잘 될 것 같다. 마진이 얼마나 남는진 모르겠지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