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은 한옥집 체험, 친구들과 하루 쉬기 좋다.
(Traditional Korean House Experience)
친구들과 정말 오랜만에 1박 2일로 놀러 왔다. 집에서 1시간도 아닌 거리에 혜화라는 번화가에 있으니 여행은 아닌 건가.. 여행이란게 장소보다는 마음가짐과 어느 사람과 함께냐가 중요한 것이니까 이건 여행이 맞다. 아무튼 이번 계획도 해외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잠깐 한국에 왔다가 다음주면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해서 급하게 떠나기 전 마지막 주에 추진되었다. 아마 이 친구가 아니였으면 우린 또 못 왔겠지. 오랜만에 정말 신났던, 분위기 좋은 아늑한 한옥집 체험에 대해 포스팅해보려 한다.
우선 이 집은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두 번째로 이용해보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다. 한옥집 체험을 할 수 있는 '풍경'이란 곳인데, 혜화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독채를 쓸 경우 어느 정도 인원수가 포함되어있어 마음 편하게 독채로 예약했다.
차 한 대는 숙소 앞에 주차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차는 호스트가 사는 아파트에 방문차량으로 주차를 해야한다. 주차를 아파트에 하게 되면 위 사진에 나오는 내리막길을 쭉 내려와야한다. 대충 한 10분정도 걸어야한다. 오는 길은 호스트께서 지도를 보내주시니 별도로 포스팅하지 않겠다.
혜화역에서 올 경우 아마 이 위 사진에 나오는 성균관대학교를 지나치는 것 같다. 성균관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길을 살짝 헤매긴 했지만 에어비앤비 풍경에 도착했다. '여행은 사람이다.' 참 좋은 문구가 나를 반겨준다.
간단히 이 곳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체크인은 2:30분 이후, 체크아웃은 11시다. 주방은 가정집 수준으로 왠만한 것이 다 있으며, 미리 무료사용이 가능한 전기그릴바베큐를 이용할 것인지 말해야한다. 쉽게 말해 음식재료만 챙겨오면 되고 세면도구도 칫솔만 가져오면 된다. 조식도 제공해준다. 아 그리고 이 곳을 이용하면서 애완동물도 같이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지만 애완동물은 동반이 되지 않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예약은 친구가 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또, 다른 사람들과 방을 공유해야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들만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좋았다. 솔직히 이때부터 약간 신이 났다. 여행을 오면 현실을 잊을 수 있어서 좋은데, 들어서자마자 뭔가 해방되고 놀러온 느낌이 났다.
문 옆에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판과 지도가 있다. 한국인들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다녀갔었다. 나올 때 쓴다는 것을 역시나 까먹어버렸다. 역시 생각날 때 행동해야 한다.
조금 더 들어와 사진을 찍어보았다. 마당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다. 서서 활동하기엔 좁지만 앉아서 수다떨기엔 넓은 느낌이다. 신발도 삼선 쓰레빠가 충분히 구비되어있어 돌아다니기에 편했다.
천장은 유리로 덮혀있어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여름에는 열리는지 잘 모르겠지만 겨울에는 추운 공기가 잘 들어오지 않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천장에 튀어나와있는 저 초록색. 저 부분이 좀 아쉬웠다. 사진을 좀 이쁘게 찍고 싶은데 전체적인 구도가 나오게 찍을만한 곳도 없고 하늘을 찍기에는 저 초록색 벽때문에 한옥 느낌이 나지 않았다.
약속시간보다 살짝 늦게 도착했는데 이미 친구들이 저녁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도 후딱 방 사진을 찍고 준비를 도왔다.
우선 옆쪽에 침대가 있는 방 2개가 있다. 정말 침대만 딱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방 크기다. 그래도 침대가 좀 큰 편이기도 하고 푹신푹신해보여서 좋겠다 생각했는데 다음 날 친구의 말로는 침대가 약간은 불편하다고 했다. 그렇게 좋은 매트리스는 아닌가보다.
거실이라고 해야하나. 침대가 커플방이었다면 이 곳은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잘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을 찍느라 Tv에 비친 나의 모습이 살짝 민망하다. 막상 보진 않았지만 확인해 본 결과 Tv는 모든 유선채널이 다 나온다.
내부 인테리어도 그렇고 바닥도 그렇고 모든 것이 전체적으로 한옥 느낌이 난다. 정말 친구들과 하루 쉬기 좋은 장소다.
푹신한 이불과 베개가 상당히 많아서 두개씩 깔고 잤다. 원래 밖에서 잠을 잘 못 자는 편인데 이 날은 잘 잤던 것 같다. 꿈을 많이 꾸긴 했지만.
주방과도 연결되어 있다. 뭔가 이 부분이 되게 편했다. 건너편 방을 갈 때 빼고는 마당부터 해서 전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앞서 들은 대로 정말 모든게 넉넉하게 다 있었다. 원래 여행을 갈 때 일회용 용기부터 해서 이것저것 사야할 게 많은데 이 곳은 별도로 준비할 게 진짜 없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아래 냉동고와 냉장고가 별도로 있어서 시원한 맥주나 음료를 마시기에도 정말 좋았다.
화장실도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휴지도 충분하고 수건 역시 새 수건으로 준비되어있어 좋았다.
점심도 안 먹고 왔기에 후딱 사진들을 찍고 상을 차린 뒤 약간 이른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여행하면 바베큐라 생각하기에 삼겹살과 목살, 항정살 등 여러 고기를 샀다. 한두 명 빼고 다 술을 잘 못 하기에 맥주 위주로 술을 샀고, 치킨은 바로 앞 치킨집에서 옛날 통닭과 양념 통닭 한 마리 씩을 구매했다. 정말 맛있었다. 사실 요즘 기름진 음식을 잘 안 먹고 있는데 오랜만에 방어해제하고 치킨부터 해서 실컷 먹었다. 전후 준비과정 없이 이 순간만 즐기라하면 정말 백번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좋았다.
전투적으로 먹었다면 슬슬 날도 어두워졌고 친구들과 그냥 맥주 한잔하며 얘기를 하려고 자리를 잡았다.
결혼한 친구가 둘이 커플로 샤오미 전동킥보드를 구매해서 타고 왔다. 재작년부터인가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내다가 샤오미가 저렴한 가격에 나온 것을 보고 살까 말까 했었는데.. 타보니까 정말 사고 싶어졌다. 완전 재미있다. 속도도 어느정도 나고. 거리에서 타려면 헬멧을 써야하는데 돈도 있겠다 올해에는 A/S도 잘 되는 국내 브랜드로 하나 구매해야겠다. 아무튼 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야식 메뉴인 오뎅을 사러 갔다.
이 오뎅탕도 나름 맛집이라 하여 포장해왔는데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맛있었다. 다들 배가 불러서 많이 안 먹을 줄 알고 조금 사왔는데 후회했다. 가게가 한국에는 잘 없는, 약간 일본 느낌이 났는데 다음에 기회되면 매장에 직접 가서 먹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술도 한 잔하고 오랜만에 수다도 떨고. 소중한 추억이 될 시간을 보냈다. 한 명은 일 다녀와서 피곤하다고 일찍 자버렸지만.
아침에 눈을 뜨니 햇볕이 방 사이로 들어왔다. 방문을 열었을 때 딱 햇살이 들어오는 모습이 정말 이뻤는데 사진에는 담지 못했다. 1층에서 살아본 기억도 없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햇살을 바로 맞는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이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뭔가 오랜만에 기분좋게 아침에 눈을 떴다. 평일에는 맨날 피곤해서 죽을라 하는데 말이다.
아침에 전날 못다 한 숙소 구경을 하다가 귀여운 짚신을 발견했다. 크기가 매우 작아 사람이 신는다기보단 관상용인 것 같다. 아기가 있으면 한번 신어봐도 될 듯한데 보기에 순간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친구 와이프가 차려준 아침! 늦잠을 자버려서 하나도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다 피곤했을텐데.. 근래에 여행을 다니면서 아침을 챙겨먹은 기억이 없는데 푸짐하게 잘 먹었다. 아침에는 빵이나 샐러드, 계란, 치즈 등 한국식이 아닌 약간 서양식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 친구들이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완전 맛있게 잘 만들어줬다. 요리 잘하는 여자가 이상형인데 친구가 순간 부러웠다.
어릴 때부터 살았고 떠나본 적 없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1박을 한 처음이었는데 '한옥집 체험'이라는 테마가 있어서 그랬는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다. 대화도 재밌었고. 오랜만에 철없이 잡생각 없이 잘 놀다왔다. 역시 여행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평소에 '정말 좋다. 행복하다.'라는 말을 진짜 안하고 사는데 이번 포스팅에서 그러한 말이 끊임없이 달려 지우고 수정한 것을 보고 진짜 내가 여행때문에 사는구나 싶었다. 빨리 또 떠나야겠다. 요즘 좀 재미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