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 추천, 북한산 등산코스 백운대로 떠나보자
(Weekend trip, Bukhansan mountain climbing course)
지난 토요일. 대충 1년 만에 주말 나들이 추천, 다시 북한산 등산코스 백운대로 놀러왔다. 언제부턴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산에 오자고 다짐한 뒤로는 매년 이맘때쯤에 등산을 하러 오고 있다. 매년 다른 친구들과 오곤 했었는데 이제는 대부분 학생이 아니다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올해는 정말 혼자와야하나 싶었다. 그러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친구가 알았다하여 같이 오게 되었다. 친구랑 같이 왔기에 정상까지 왔지 혼자 왔었으면 반쯤 왔을 때 아마 포기했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주말 나들이 추천, 북한산 백운대에 대해 포스팅 시작!
둘레길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큰 바위들이 보였다. 요즘 나름 운동을 해서 뭔가 체력테스트도 해볼 겸 자신 있었는데 숨이 차는 건 5분이 지나나 10분이 지나나 똑같나 보다.
저 멀리 햇볕 아래서 멍 때리고 있는 진돗개 한마리가 보였다. 앞으로 총 세마리의 백구들을 더 만나볼 예정이다. 이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 백구였다. 이유가 뭐지. 다 가족인건가..
본격적으로 등산 시작! 이런 길은 뭔가 익숙하다. 지금이야 등산객들이 쉽게 올라가도록 이런 길이 설치되어있지만 초기에 공사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그냥 오르기도 힘든데 장비들을 들고 와 이렇게 길을 만들어둔게 새삼 대단히 느껴졌다.
좀 걷자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작은 웅덩이가 보였다. 물이 엄청 맑았다. 사실 이 날 오랜만에 등산을 와서 그런지 좀 만만하게 생각하고 가방을 메고 오는 것이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챙겨왔었는데.. 목이 엄청 말랐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투명하게 맑고 고기들도 살고 있어 정말 깨끗해보였다. 조금 마셔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Bukhansan에서 만난 절에 사는 두번째 백구! 저기 개 집 옆에 개조심이라고 써있었지만.. 강아지를 좋아하고 모든 개는 순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크게 겁은 안났다. 사진에서 찍힌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갔을 때 꼬리를 흔들며 짖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주인 분이 나오셔서 진짜로 문다고 말씀하셨다. 바로 잘 있으라고 인사를 한 뒤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는 몰랐다. 설마 정상이 사진에 보이는 저기 끝일줄이야. 솔직히 지금도 확신은 없다. 길을 아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나있는 길로 땅만 보며 걸었었는데 이따 정상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북한산 등산코스 백운대보다 더 높이 솟아있는 산은 하나도 없었다. 제일 높았다.
가는 길에 화장실이 하나 보였다. 나름 여기가 잘 꾸며져있는 4분의 1지점인 것 같았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려면 이때 가는 게 좋겠다.
북한동역사관의 모습. 안을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냥 Bukhansan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건물같아서 사진 한 장을 찍어보았다.
정상까지 가는 길에 가파른 길은 2.6km 완만한 길은 4.1km로 나와있었다. 친구랑 늦게 만나서 출발을 늦게 하기도 했고 완만한 길보다는 가파른 길이 나을 것 같아 이 쪽으로 택했다.
좀 걸었을까. 좁은 길이 나있고 이렇게 탐방로가 붙어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힘들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었다.
나무 옆에 철로 만들어진 지게같은 것이 보여 사진을 하나 찍어보았다. 아마 부상자가 생기면 이 것으로 사람을 옮기는 것 같은데.. 여기가 그렇게 험난한 곳인가 살짝 겁이나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 봐봤다.
등반을 시작한 지 한 시간정도 지났나. 시계를 보면서 오르진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이 장소에서 처음으로 쉬었다. 한 20분정도 쉬었나. 노래도 듣고 하늘도 보며 멍때리며 휴식을 취했다. 올라오는 동안 더워서 옷을 벗었는데 쉬면서 몸이 으스스 추워져 다시 입고 뭔가 두통도 생겼다. 오랜만에 감기걸리나 생각했었는데 일단 왔으니 정상은 찍어야했다.
바위들로 길이 나있다. 저 바위들은 누가 일정한 모양으로 계단처럼 깎아둔건가. 언제부터 저렇게 돼있었던거지라는 궁금증이 살짝 생겼다. 뭐 산을 관리하는 분들이 하신거겠지만, 그래도 초기에 그 길을 찾아서 이렇게 유명한 등산장소로 만든 우리 등산객들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느정도 하늘과 눈높이가 맞아간다. 이때부터 정말 얼마 안 남은 줄 알았는데.. 그렇게나 한참 남았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하늘이 맑고 날씨가 좋아서 기분은 최고였다.
중간에 있는 쉼터. 여기서도 한 10분정도 쉬었다. 슬슬 허벅지도 땡겨오고 체력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운동 좀 해서 좀 다르려나 싶었는데 힘든 건 똑같은 것 같다. 산을 자주 타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두번타는데 잘 타는게 사실 욕심이기도 하고.
Bukhansan에서 만난 세 번째 진돗개. 뭔가 되게 평화로워보였다. 예전에 뉴스에서 Bukhan Mt.에 자연적으로 태어난 개들이 많아 문제를 일으킬수도 있다는 얘기를 봤었다. 이 개는 무리지어있진 않았고 나홀로 있었다. 행여 다가올까 싶어 우쭈쭈하면서 가보았는데 일정거리 이상 다가가니 뒤로 살짝 몸을 돌렸다. 먹을게 있으면 좀 줄텐데..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아도 마실 물 하나 안 들고 왔으니 당연히 줄 것 하나 없었다. 귀여운 백구..
익숙한 줄이 보였다. 예전에도 다리에 힘이 없어 그나마 있는 팔힘으로 몸을 지탱해가며 올라갔었는데. 그때 다음에 올 땐 무조건 장갑을 챙겨야지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빈손으로 왔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 줄이 모남없이 매끈매끈하여 맨손으로 잡아도 큰 무리는 없었다.
하늘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졌다. 눈이 부셨다.
아래를 한번 내려다보았다. 꽤 많이 올라왔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헥헥대며 올라왔다.
이 벽을 보자마자 예전에 왔던 게 생각이 났다. 예전엔 아마도 완만한 길로 왔었나보다. 그때는 여기보다 계단도 더 많고 올라오는 길이 길어서 힘든거지 경사때문에 힘들진 않았다. 드디어 이제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이 성(?)을 보면서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는데 나도 정확힌 모르겠지만 '옛날에 만들어진거겠지 요즘 누가 이걸 왜 만드냐'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인간에 대한, 인류에 대한 얘기를 좀 나눴었는데 재밌었다.
속이 뻥 뚫렸다. 그렇게 높아보였던 아파트와 건물들이 작은 레고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오밀조밀하게 보였다. 이때부턴 춥기도해서 콧물이 나고 그랬는데 기분만큼은 오랜만에 정말 최고였다.
백운봉암문까지 0.2km라는 푯말! 사실 올라오면서 많은 푯말들을 봤는데 잘 믿지 못하겠다. 아까 2km남았다하여 실컷 올라왔는데 그때부터 남은거리가 아까 본 거리와 똑같았다. 우리가 길을 잘 못 들은 건지 푯말이 잘못되어있는 건지 모르겠으나 신뢰도는 상당히 떨어져있었다.
하늘이 정말 깨끗하고 맑다. 정말 시원하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바위에 걸터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는 외국인. 올라오면서 느낀 건데 시간이 늦기도 했고 길이 험한 코스여서 그런지 한국인보단 외국인이 오히려 많은 느낌이었다. 당연히 한국인이 많았겠지만, 체감이 그럴정도로 정말 많은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외국에 여러 번 나가보았지만 시간은 없고 할 것은 많다는 이유로 힘든 산행을 한 적은 없었는데 이 분들은 여기에서 사는 분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관광객들이 방문할정도로 이 코스가 유명한가?
저기 바위 사이에 보이는, 작게 사람이 서 있는 곳이 오늘의 최종 목적지다. 아직 좀 먼 느낌이지만, 여태까지 온 것에 비하면 이정도는 뭐.. 충분히 괜찮았다.
점점 더 눈 앞을 가로막는 것들이 없어지고 있다.
태양과의 눈높이도 비슷해져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사진들을 좋아한다. 한 쪽 구석에 작은 빛이 있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 뭔가 이런 느낌들이 매력있어보인다. 이쁘다.
이제부터는 길이 좀 험하다. 근데 그만큼 짧은 코스이기도 하다. 줄에 몸을 지탱해가며 올라가야하는데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실제로 사고가 난 것을 봤다거나 들은 적은 없으니 그렇게 위험한 길은 아닌가보다.
주말 나들이 추천, 북한산 등산코스 백운대 정상에 드디어 도착했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2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 이상 더 걸렸으면 걸렸지 그 이하는 절대 아닐 것 같다. 맨 위 썸네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바람이 정말 강하게 불었다. 3월 산 정상은 아직 추운 것 같다. 금새 콧물이 흘렀다. 그래도 기분만은 정말 최고였다. 친구 역시 올라오는 동안 '이제 내려가자. 집에 가자' 수없이 말했었는데 정상에 올라오니 '아 이 기분에 사람들이 산에 오는거구나'라는 말을 계속 했다. 나 역시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올해는 평소와 다르게 일이란 것을 시작하면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정말 감회가 남달랐다. 이 순간을 더 즐기고 싶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평소 거리 감각이 없는 나로서는 836m가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잘 모르겠다. 산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그냥 올라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는 것만은 안다. 올해 등산을 한번 더 하게 될지 안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내년 이맘때쯤에는 꼭 다시 한번 와바야겠다. 이 포스팅을 본 분들도 꼭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주말 나들이 장소로 와보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