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조용한 카페 픽스유(Fix you)
(Gangnam station quiet cafe. Fix you)
평일의 어느 날. 교육도 받고 시장조사도 할겸 외근을 다녀왔다. 한달에 한번정도 있을까말까한 소중한 시간 외근..
개인적으로 내가 속한 부서에서는 외근이 어느정도 규칙적으로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내 생각과는 달랐다.
아주 잠깐 졸기도 했지만, 나름 유익했던 교육을 마치고 각각 드럭스토어를 돌며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걷고 마지막으로 Gangnam station 인근에 있는 롭스 매장을 마지막으로 들려 살펴본 뒤 그 바로 옆에 있는, 처음에는 롭스와 같은 매장인 줄 알았던 조용한 카페 픽스유(Fix you)에 들렸다.
입구에도 그렇거니와 내부에도 간판이나 이름같은게 없어서 롭스가 이 매장은 이런식으로 꾸며놨구나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해서 일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픽스유 Cafe'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나오고 나서야 발견한 이름.
기존에 봐오던 곳들과 다르게 픽스유는 뭔가 편의점과 카페를 합쳐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과자가 있었고 평소에 잘 접할 수 없는 세계과자 같은 것들도 이렇게 놓여있었다.
어릴 때 문방구에서 자주 사먹던 심심한 맛의 추억의 과자도 있길래 하나 사와서 먹었다. 맛있었다.
과자들을 사기 전, 맛볼 수 있게 이렇게 과자가 진열되어 있었다.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어 위생상이나 맛이나 별로 좋진 않겠지만 오랜 시간 걸어 배고픈 나는 몇개 집어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평소 접하지 못했던 과자를 구매하기 전에 이렇게 맛볼 수 있게 해놓는다는게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세계과자에 이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술을 잘 못해 KGB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곳에선 찾을 수 없었다.
작은 캔에 담겨 귀여워보이는 아사히를 빼고 다른 맥주들은 한번도 안 먹어본 맥주들이였다. 이 근방에서 자취를 하면 뭔가 심심할 때 자주와서 하나씩 사먹을 것 같은데 강남은 집에서 거리가 쫌 되기에...
여기서 제일 탐났던 맥주는 우측 끝쪽에 있는 복숭아가 그려져있는 캔맥주다. 일본에 놀러갔을 때 저건 꼭 먹어봐야한다해서 사먹으려했는데
이래저래 미루다보니 결국 먹지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숙소까지 걸어올 때 맥주 한캔하고 싶다고 친구가 사마셨었는데, 그렇게 맛있다고 한 기억이 난다.
환타만 눈에 익고 몇몇의 탄산수들을 제외하고는 이 곳 역시 처음 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근데 왠지 맛없어보이는건 왜 일까.. 기분 탓인가..
이 포스팅을 하면서 처음 봤는데 가운데에 있는 파란병! 저걸 따면 구슬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탄산이 생기는 사이다 같은 일본 음료인게 갑자기 기억이 난다. 예전에 아는 동생과 식당에 갔을때 저걸 한번 먹어봤었는데, 뭔가 먹으면서 재미가 있어서 인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강남역 조용한 카페 픽스유에서 파는 음료는 위와 같다. 뭘 마실까하다가 음료로 배를 채우기는 싫고 딱히 땡기는게 없었다.
뭔가 상큼한게 먹고 싶어서 맨 위 사진에 나와있는 것처럼 레몬 탄산수를 하나 사 먹었다. 생각했던 그 맛이라 좋았다.
본격적으로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의자가 편해서 좋았고, 매장이 넓어 탁 트인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사람이 없어서 좋았고 잔잔하게 좋은 노래들이 들려와서 좋았다. 혼란 속의 고요함처럼 바쁜 강남역 옆에 위치한 조용한 아지트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위의 이유들이 이 포스팅을 하게 만든 이유들이다. 무엇보다 편하게 누워있을 때 들려오는 노래들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천장부터해서 벽과 바닥까지.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요즘은 하도 독특하고 이색적인 곳들이 주목을 받아 오히려 혼란스럽고 복잡한 곳들이 많이 생겨나는데, 이 곳은 그냥 '깔끔한 Cafe'라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파는 메뉴들은 이색적이지만 말이다.
평일의 추운 날이라 사람이 없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만약 다음에 강남역 근처에서 카페를 가게 된다면 조용한 카페 픽스유를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