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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맛집 저렴한 막국수 '잘빠진메밀'

디프_ 2016. 12. 7. 22:56

광화문 맛집 저렴한 막국수 '잘빠진메밀'

(Gwanghwamun famous restaurant 'buckwheat noodles')

 

다른 회사지만 같은 시기에 입사해 비슷한 막내생활을 보내고 있는 동생과 오랜만에 만났다.

작년 겨울만 해도 이렇게 친하진 않았었는데 어쩌다보니 좀 친해졌다. 또 그와 같은 속도로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늙어가고 있다.

 

요즘은 누굴 만나든 일 얘기를 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회사 일은 회사 안에서만 끝내고 스위치 on/off 하듯이 회사 밖으로 나오면 모든 걸 잊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 되는 것 같다. 주변에 일 다니는 친구들이 이제 점점 많아지다보니, 만나면 각자의 얘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듯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피곤하지만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만난 우리!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다.

솔직히 알아보지 않고 이 친구가 아는 데가 있겠거니 하고 그냥 왔는데 둘다 딱히 아는 곳이 없었다.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찾아보았다.

 

저렴한 막국수로 유명한 광화문 맛집 '잘빠진메밀'이라는 곳을 찾았고 오게 되었다.

다양한 막걸리 종류부터해서 간판까지 꽤나 독특한 입구의 모양을 하고 있다. 뭔가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게 어울렸다.

 

 

매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날은 대기할 필요가 없이 바로 자리에 착석했었는데 이렇게 계단 아래에 의자가 있는 것을 보니 평소에는 어느정도 대기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계단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위치하고 있는 액자 속 작품들. 이뻐보이진 않았지만 장소와 어울리다는 느낌을 받았다.

 

 

퇴근하고 둘다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였기에!! 구경은 뒤로하고 메뉴부터 주문을 했다. 배고플 땐 식탐이 있는 편이라 평소 먹는 양도 잊은체 음식을 많이 주문하곤 한다. 이 날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선 메밀막국수 물과 비빔 각각 한개, 오색파전을 주문할까하다가 얇은 메밀전을 주문했다.

 

 

벽 한켠에 Sexy메밀이라하여 위와 같은 설명이 붙어있다.

'비빔막국수에는 양념장이 올라가니 원치않는 손님께서는 주문시 꼬~옥 빼주세요 라고 말씀해주세요.'

 

외국을 나갈 때나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을때나 평소 먹던 스타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주는대로 먹는 편이다. 그게 이 집이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할 것이고 맛집에서도 평소 내가 먹는 방식대로 먹을거면 굳이 이 곳을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시원한 물막국수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날은 왠지 모르게 비빔으로 매콤하게 먹고 싶었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었나..

 

 

주문을 마치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본격적으로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고개를 2초정도만 둘러보면 그 크기가 매장의 전부다.

매우 좁은 편이다. 데이트하는 커플들이 많아서 시끌시끌 왁자지껄하진 않았는데, 걸리를 즐기는 단체손님과 함께 한다면 꽤나 정신사나울 것 같았다. 근데 뭐 그게 또 이런 느낌의 장소에서만 찾을 수 있는 매력이기도 하니까.. 나쁜 경험은 아니라 생각한다.

 

아까 입구에서 보았듯이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도 광화문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매장임이 느껴진다. 테이블도 테이블이지만 특히 천장에 붙어 있는 저 문도 아니고 창문도 아닌 것 같은 뭔가 모를 것! 덩그러니 놓여있는게 뭔가 모르게 그냥 이쁘게 느껴졌다.

 

그 다음은 벽 한편에 붙어있는 세계 각국의 사진들. 좀 떨어져있어서 하나하나 자세히 보진 못했다.

처음엔 여기 사장님이 세계일주를 하며 하나하나 찍은 사진인가 했는데 놀러온 손님이 보여준 사진,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찍은 사진 등을 이렇게 인화해 인테리어 해놓으신 것 같았다. 예전에 한창 자취생들한테 이런 식의 인테리어가 인기였던걸로 아는데 나도 나중에 자취하면 이런식으로 꾸며놔야겠다.

 

 

드디어 나왔다. 100% 메밀 비빔막국수!

나중에 안 사실인데 메밀 반죽은 주방장이 직접 한다고 한다. 또 면발에는 밀가루가 포함되어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100% 메밀이라 하겠지만.

의심이 많아진 요즘 사회에선 뭐든지 믿음감 생기는 self가 유행이기에 주방장이 직접 하는 이 반죽이 이 가게의 인기에 한 몫할 것 같다.

 

먹어보았다. 음.. 뭔가 자극적이지 않고 그냥 깨끗한 맛이였다. 평소 짜고 달고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가게가 왜 맛집인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콘텐츠가 독특해서 맛집인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 날 매콤한 것을 먹고 스트레스를 살짝이라도 풀고 싶었는데 그 기회를 놓쳐버려서 예민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건강한 맛을 좋아하고 심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광화문 맛집일 것 같다.

 

 

그 다음은 저렴한 막국수 '잘빠진 메밀'의 물막국수를 먹어보았다. 아 이 동생이라는 막역한 친구사이기에 서로 하나씩 주문해 나눠먹었다.

이 역시 비빔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건강건강한 느낌!? 뭔가 어른들이 좋아할 맛이었다. 아니면 내 입이 자극적인 맛에 너무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같이 온 동생은 일본의 소바처럼 면에 이렇게 담가먹는 메밀을 생각하고 왔었는데 오고나서야 이렇게 음식이 나오는 것을 알고 좀 실망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친구도 엄청 긍정적인 의견은 아니었다. 그냥 뭐 그저 그런..? 완전 맛있다는 아니다라는 의견은 둘다 공통적이었다.

 

아 반개씩 나오는 계란은 정말 맛있었다. 동생이 안 먹길래 내가 다 먹었다.

 

마지막으로 틈틈히 면을 먹으면서 서브로 뜯어먹었던 메밀전이다. 생각했던대로 상당히 얇게 나온다.

앞에서 했던 말과 반대여서 이상하겠지만, 전이나 빵을 먹을때는 이런 심심한 맛을 좋아한다. 그냥 간장없이 전만 뚝뚝 뜯어서 씹을때 그 심심한 맛을 좋아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자극적인 것을 찾지만 간식을 먹을 때는 심심한 맛을 찾는.. 나의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나 궁금해진다. 메밀전은 생각했던 그 맛이었다. 맛있었다.

 

광화문 맛집 저렴한 막국수 '잘빠진메밀'

메뉴 가격 자체가 막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이 장소에서 이런 분위기에 이런 가격에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서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밀도 메밀이지만 막걸리를 주력으로 밀고 있는 듯 해보였는데 평소에 술을 자주 안 먹는 편이라 먹어보진 않았다. 그래도 오색파전이나 수육에 막걸리를 한잔하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수육과 막걸리를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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