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파는 곳 찾기가 힘들어 먹고 싶어도 먹기 힘든 호떡
노량진에서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어느 곳에 들렸다. 사실 여기는 처음에 그 식당을 가기 위해 지나갈 때부터 이따 디저트 느낌으로 와야겠다 싶은 곳이다. 결국 유혹을 못 이겨 급하게 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길 오려고 했었다가 정확한 표현이겠다. 개인적으로 뷔페에 갔을 때 물론 식사가 맛있기도 한데 그 식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빨리 디저트를 먹고 싶어서 식사를 후다닥 해치우곤 했다. 근데 이날도 약간 비슷했다. 원래는 그렇게까지 이 호떡을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식사 퀄리티가 워낙 별로여서 빨리 호떡이나 먹어야겠다 싶었다.
어차피 주차해 둔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있기도 했고 배도 어설프게 차서 빨리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 뛰어서 도착했다. 아까와 동일하게 어느 정도 대기 손님이 있었다. 막 유명한 붕어빵 가게들처럼 웨이팅 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포장마차 떡볶이 가게들처럼 바로 앞에 서있는 손님들이 계셨다. 뭐 여기 서서 식사를 하거나 그런 구조는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포장해서 가져가는 구조여서 자리는 금세 생겼다. 그렇게 바로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호떡과 국화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한편에 군고구마도 판매를 하고 계셨다.
단골손님인 것 같은 분이 오시자마자 딱 군고구마 몇 개 달라고 하시길래 덕분에 이 안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실 겨울철 빼놓을 수 없는 간식 중 하나가 또 군고구마가 되겠다. 예전에 집에 오븐이었나. 아무튼 가스레인지 하단에 고구마나 그런 것들을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래서 한참 많이 먹었었다. 근데 그 뒤로 막상 안 먹게 되더라. 있으면 먹으면 없어도 굳이 찾지 않는 간식이 나에겐 군고구마다.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좋아하시지만. 개인적으로 군고구마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흰 우유와 김치를 준비해서 같이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치는 감칠맛을 살려주고 흰 우유는 고구마 특유의 뻑뻑함을 없애주니까. 근데 사실 이날 나에게 유혹은 국화빵이었다. 붕어빵 가게가 많아지긴 했지만 그만큼 국화빵 찾기가 힘들어졌다. 붕어빵과 결은 비슷한데 국화빵의 경우 한입 사이즈라 그런지 더 순식간에 해치우게 되고 많이 먹게 되는 것 같다. 근데 최근에 정말 국화빵 가게가 없어서 먹고 싶어도 먹질 못했다. 그래서 이날 국화빵도 살까 싶었는데 일행이 극구 말렸다. 그냥 호떡만 먹자고 말이다. 먹으면 먹을 수야 있겠지만 굳이 평일에 과식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알겠다고 했는데 살짝 아쉬움은 있었다.
타이밍 좋게도 우리 호떡이 새로 만들어질 때였다. 그래서 기다리면서 국화빵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었다. 뭐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다. 판에 기름칠해주고 그 위에 반죽 올리고 그 위에 팥 올리고 다 구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리고 뭐 그러면 끝이겠다. 사실 이건 만드는 방법보다는 반죽의 간이나 팥의 달달함이 핵심 포인트가 되겠다. 물론 붕어빵 장사 하시는 분들 유튜브를 보니까 이게 타지 않게 알맞게 돌려주는 것도 중요해 보이긴 하더라. 근데 이 국화빵에 은근 팥이 많이 들어가서 순간 또 먹어볼까 싶기도 했다. 처음에 다 만들어진 것만 봤을 때는 팥이 별로 안 들어간 줄 알았는데 많이 넣어주시더라.
그래도 이날의 주인공, 붕어빵 못지않게 매니아층 확보하고 있는 겨울 대표 간식 호떡이 있으니까 괜찮았다. 사실 이 호떡도 국화빵과 마찬가지로 요즘 찾기 힘들다. 있더라도 내가 이날 먹은 것처럼 기름에 튀겨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워서 나오는 호떡이 대다수였다. 사실 구운 호떡도 괜찮다. 그 안에 달달한 내용물이 얼마나 들어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기름에 튀겼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왜냐하면 둘 다 바삭하니까. 근데 구운 호떡의 경우 군산 중동호떡이라고 유명한 곳이 있는데 여기서 엄청 많이 사서 먹었었다. 택배도 하셔서 매년 겨울 몇 년 동안은 계속해서 시켜 먹은 것 같다. 그래서 이 니즈는 충족되어서 그런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진 호떡이 그리웠다.
한때 호떡이 너무 먹고 싶어서, 마트에 가면 믹스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호떡들이 있는데 그걸 사다가 만들어 먹기도 했다. 물론 먹고 싶은 마음 반, 만들면서 놀고 싶은 마음 반이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노량진 호떡이 나왔고 종이컵에 하나씩 담아주셔서 들고 다니면서 먹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떡도 좋아하는 붕어빵처럼 피가 얇고 안에 내용물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좋아한다. 근데 대다수 이렇게 나오진 않는다. 내용물은 조금이고 피가 두꺼운 게 일반적이겠다. 여기는 반반이었던 것 같다. 호떡 반죽이 조금 두꺼운가 싶었지만 그만큼 달달한 속도 어느 정도 들어있었다. 다만 이렇게 세워서 먹을 경우 아래로 그 속이 쏠려서 처음엔 반죽만 먹다가 나중에 속만 따로 엄청 먹는 구조가 되긴 하겠다. 이 부분이 다소 아쉽긴 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바싹 기름에 튀겨진 호떡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