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화과가 엄청 많이 올라간 팥빙수는 또 처음 먹어본다
춘천에 갈 때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사실 디저트의 경우 식사 후에 매번 먹기 때문에 어딜 갈지 찾아보는 편인데, 여기를 가면 되니까 따로 찾아볼 이유가 없다. 바로 팥빙수 전문 매장인 춘빙고라는 곳이다. 이름만 보더라도 뭔가 일반적인 식당이 아닌 팥빙수 전문점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 빙이란 글자 때문인가? 아무튼 이미 재방문은 기본이고 한 3~4번 이상 가봤을 정도로 자주 찾는 곳이다. 사실 팥빙수를 워낙 좋아해서 근처에 판매하는 곳이 있으면 꼭 먹는 편인데 내가 원하는 옛날 팥빙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는 가게들이 이제 몇 없다. 다 설빙처럼 너무 화려하게 변해버렸다. 난 이런 고전적인 느낌이 좋은데. 아무튼 그렇게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어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위 사진이 뭔가 롯데렌터카를 알리는 것 같지만 그 뒤에 노란 건물을 봐주시면 되겠다.
춘천 팥빙수 춘빙고. 사계절 맛있는 빙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춘천의 여러 가게를 돌아다녀본 결과 이렇게 독립된 건물로 장사를 하는 곳들이 많았다. 물론 서울처럼 빌딩 같은 건물에 입점하여 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지만, 맛집의 경우 이렇게 단독 건물에서 장사를 하시더라. 사실 서울에선 이러기가 쉽지가 않다.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건물 안에 입점해 있거나 그런 구조가 되겠다. 단독 주차장을 구비하기도 힘들고. 근데 춘천에서는 그게 좀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손님 입장에서 주차도 너무 편하고 상대적으로 널찍널찍하니까 쾌적한 기분도 들어서 시작부터 좋은 느낌이 든다. 여기 춘빙고 역시 별도 단독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근처에 공용 주차장이 잘 되어있어서 거기에 주차를 하고 오면 되겠다.
최근에 서울 어느 곳에 주차를 했었는데 30분도 주차를 안했는데 주차비가 6천 얼마가 나오더라. 사실 이럴 경우 카페에 가서 음료 하나 사 먹고 주차 서비스를 받고 나오는 게 이득인데, 나의 경우 그냥 자동 회차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바로 움직이고 바로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서 새삼 놀랬는데, 춘천의 경우 주차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막 길가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부분의 주차장이 무료로 이용 가능했다. 주차 시설이 꽤나 잘 되어있더라. 그래서 나처럼 놀러 오는 관광객 입장에서도 괜찮고 현지인들도 편하게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가게 안에 들어왔고, 매번 옛날 팥빙수만 먹었었는데 이날은 무화과 빙수라는 것을 도전해보려고 했다. 사실 이전에 춘빙고 왔을 때 팥이 다 소진되어 못 먹었던 이력이 있었는데 그때 무화과 빙수는 먹을 수 있었다.
근데 그때는 첫 방문이어서 그런지 뭔가 오리지널 그대로를 먹고 싶었고 다음을 기약했다. 사실 여기 방문한 것이 3~4번인 것이 내가 서울에 살기 때문에 춘천에 방문하는 경험이 많지 않아 이 정도인 것이 되겠다. 팥빙수를 워낙 좋아하니까 아마 내가 춘천에 살았더라면 주 2회 이상은 기본적으로 오지 않았을까 싶다. 이게 물리는 맛도 아니고 여기가 맛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실 팥빙수 뭐 얼음에다가 그냥 팥만 올리면 되는 것 아니냐 말하실 수 있는데, 아니다. 이거 실력이 있는 요리다. 일단 좋은 팥을 공수해야 한다. 팥도 다 같은 팥이 아니다. 요즘은 기성 시제품 팥도 괜찮다고 하는데 이런 맛집들의 경우 팥을 따로 만들어서 올려주신다. 이게 확 차이가 난다. 신선도도 그렇고 부드럽기나 달달함 모두 차이가 발생하겠다. 근데 여기 춘빙고 팥 자체가 맛있다.
하긴 팥 자체를 전라남도 무안군 100% 국산 팥을 사용하여 직점 삶아 내어 주신다고 하니까. 그리고 그다음은 얼음이 중요하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옛날 팥빙수는 정말 물로 얼음만 만들어서 갈아서 나오는 것이 되겠다. 근데 요즘 트렌드는 우유 빙수라고 해서 우유 얼음을 얼려서 내어주신다. 사실 개인적으로 우유 얼음 빙수를 제일 맛있어하기 때문에 기존 물 얼음 빙수는 잘 못 먹는 편이다. 일부러 눈에 보여도 안 사 먹는 느낌? 근데 여기 춘빙고의 경우 이 두 개를 모두 잡았다. 사실 이런 팥빙수 가게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다. 나름 서울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곳들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그냥 전체가 우유 얼음이었지 이게 물 얼음과 약간 섞인 곳은 없었다. 근데 여기 춘빙고가 그랬고, 실제로 그게 너무 맛있더라. 나에게 나름 빙수계의 신세계를 열어준 가게다.
그 밖에도 비정제 원당인 100% 사탕수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는 풍부한 영양소, 천연 향미, 낮은 혈당 지수, 최소 가공 등으로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고. 아무튼 여기 춘천 춘빙고 팥빙수의 경우 올해 내가 발견한 가게 중 나름 탑급에 위치한 그런 가게다. 안 가보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셨으면 좋겠고, 옛날 팥빙수의 경우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누군가는 팥빙수 맛집에 간다고 하더라도 팥이 너무 달다는 식으로 별로일 수 있는데, 여기의 경우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심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다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일단 먹고 난 뒤에 깔끔하니까. 근데 옛날 팥빙수 외에 다른 빙수들의 경우 살짝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별로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이날 살짝 그랬다. 범인은 무화과 빙수였는데, 사실 처음 주문했을 때 2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무화과가 이렇게 통으로 엄청 많이 올라가 있을 줄 몰랐다. 무화과의 경우 나름 비싼 과일 아니었나? 내가 이게 얼마인지를 잘 몰라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은 아니니까. 근데 여기 정말 과장 안 보태고 무화과가 통으로 열몇 개는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빙수가 아니라 무화과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서울에서 무화과빙수를 판매하더라도 아마 이 양의 반도 안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가격은 오히려 그보다 더 비쌀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는데 내가 실수한 부분은 바로 빙수 베이스가 밀크티라는 것. 사실 밀크티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그 매력을 아직 잘 모르겠다.
근데 밀크티 마니아층이 또 좀 있으니, 녹차와 같은 그 쌉싸름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또 맛있게 드시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빙수 베이스를 우유 얼음으로도 바꿀 수 있다고 하던데 아마 알았으면 밀크티가 아니라 우유 얼음으로 바꾸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사이드로 옛날 팥빙수 하나를 시켜서 이날도 아쉽지 않게 빙수 니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빙수 위에 떡이 두 개가 올라가는데 이게 쫀득쫀득하고 은근히 맛있다. 사실 어느 빙수집에서는 이 떡을 냉동 보관하기 때문에 딱딱하게 나오는 곳도 있는데 여기의 경우 이렇게 찰기 있게 갓 만들어진 것처럼 나오니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 지금 포스팅하면서 또 먹고 싶어진다. 한겨울에도 재료 소진으로 품절이 발생하는 곳이니 일 년 내내 나도 열심히 찾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