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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냉면 만두 외길인생 마곡 순희네 한번 가보면 무조건 재방문 각!

디프_ 2024. 9. 10. 20:15
육수 한입 먹자마자 새콤달콤해서 너무 맛있었던 35년 전통 마곡 순희네

 

여름이 끝나가고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오늘은 냉면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따뜻한 음식보다는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항상 음료수도 차갑게 먹고 과일도 차가워야 먹는 편이고 그렇다. 물론 요즘은 속을 편하게 만들고자 의도적으로 따뜻한 음식을 먹곤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도적이겠다. 나의 기본적인 베이스는 항상 시원하고 차가운 음식이겠다. 이게 반발 심리가 있는 것인지 원래 몸에서 잘 받는 것은 차가운 것이 아닌 따뜻한 음식인데 역설적으로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고 있다. 근데 이런 심리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있는 것 같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 심리가 아닐까 싶다. 괜히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 부분은 다이어트를 생각하면서 느꼈다.

 

최근 연휴에 뭐를 해볼까 싶다가 짧게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해외는 좀 아닌 것 같고 제주도라도 다녀올까 싶었는데 딱 예약을 하려다가 결제 단계에서 진행하지 않았다. 다 좋았다.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오랜만에 제주도도 가고 싶었으니까.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딱 들어올 때 그 적막감을 굉장히 싫어한다. 원래는 이런 부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재작년에 처음 오사카 갔을 때 호텔 안에서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뒤로 그 비슷한 느낌을 싫어한다. 근데 대부분 혼자 가는 여행지에선 그 스타트가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긴 해야 하지만 아무튼 그 느낌이 딱 떠올라 그냥 가기 싫어져서 결제를 하지 않았다. 혼자 가서 물론 맛있는 음식 먹으면 맛있게 먹기야 하겠지만 그게 행복할지도 잘 모르겠어서. 아무튼 그렇게 제주도를 포기하고 여기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육체적이든 심리적이든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1박 2일로 딱 괜찮은 일정이었다. 사실 혼자 자면 더 좋긴 했을 것 같은데 앞서 말한 적막감 같은 것 때문에 여럿이서 자도 괜찮겠다 싶기도 했다. 여기가 무슨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도 아니고 조용조용할 것 같아서. 결국 도착해 보니 3인이서 같은 방을 쓰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나름 잘 머무르고 나왔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템플스테이 포스팅에서 자세히 작성할 예정이긴 한데, 아무튼 이때 딱 그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즘 살을 빼기보단 오히려 살을 찌우기 위해 이것저것 열심히 먹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음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지 못했다. 생각이 나면 먹으면 되니까. 근데 템플스테이에 도착해서 머무르자마자 음식이 제한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막 먹고 싶은 것들이 생각이 나더라. 특히 피자가 제일 많이 생각났던 것 같다. 오래 머무른 것도 아니고 고작 1박이었는데 말이다. 이때 참 심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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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음식, 차가운 음식 이야기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튼 개인적으로 겨울에도 차가운 음식을 잘 즐기고 있다. 이한치한엔 약한 편이고 이냉치냉엔 강한 편이다. 요즘은 계절과 반대로 실내가 따뜻하거나 춥거나 그렇기 때문에 사실 예전처럼 막 계절 특수성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여전히 콩국수는 계절 음식으로만 만날 수 있는 것 같긴 하고. 아무튼 그렇게 냉면이 너무 먹고 싶었고, 이렇게 35년 전통을 갖고 있는 마곡 순희네에 방문하게 되었다. 바깥에 있는 간판을 보면 33년 전통이라고 되어있는데, 33년을 영등포 어딘가에서 운영을 하셨다고 한다. 근데 여기 마곡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벌써 2년이 흐르신 것이라고. 그러니 총 35년이 맞겠다. 이날의 경우 평일 저녁이었는데 매장 내부에 사람이 없었다. 다만 먹으면서 보니 사람들이 종종 들어오긴 하더라. 마감 시간이 다 되어가기도 했고, 여기 마곡의 경우 워낙 직장인 상권이라 평일 저녁과 주말엔 조금 한산하겠다.

 

그래서 사장님들은 싫어하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여기 마곡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상권은 확보되어 있으니 맛집은 많은데 이 맛집들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한산하니까 나 같은 사람이 크게 웨이팅 없이 방문할 수 있어서. 물론 요즘은 아예 여기 사람 자체가 늘어난 것 같아 예전보다 손님 입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감소하긴 했지만 아무튼 서울의 다른 곳보다는 훨씬 낫겠다. 메뉴판을 살펴보고 칡 비빔냉면 하나와 만두 하나를 주문했다. 만두의 경우 크게 새우가 들어간 만두와 고기만두, 김치만두가 있었다. 비빔냉면이기 때문에 김치만두는 뭔가 매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고기만두를 픽했다. 뭔가 냉면만 먹기엔 아쉬울 것 같고 만두와 냉면 조합이 괜찮기 때문에 또 같이 싸 먹는 느낌으로도 먹고 싶었다. 사실 만두 자체를 안 먹은 지가 오래되어, 이렇게 주문하자마자 바로 쪄주는 만두도 먹고 싶었다.

 

이렇게 두개 주문해서 가격은 약 14,000원 정도 나온 것 같다. 사실 1인 식사 기준으로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일단 메뉴가 두 가지라는 것과 각 메뉴들의 퀄리티와 양이 상당한 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성비 좋게 잘 먹었다고 생각한다. 2인이 와서 냉면 각각 시키고 만두 하나 시키면 딱 맞을 것으로 보인다. 만두 자체의 사이즈가 크고 내용물도 실하게 들어있어서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35년 냉면 만두 외길인생 마곡 순희네, 처음 비빔으로 주문하면서 그래도 육수를 좀 즐기고 싶었다. 그냥 딱 비빔만 나오면 이젠 좀 서운하다. 그렇다고 해서 물로 시키기엔 개인적으로 비빔이 더 맞고. 다만 알아서 같이 주시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별도 말은 하지 않았다. 근데 여기 사장님께서 이렇게 따로 냉육수를 같이 주시더라. 요즘은 비빔을 시키고 여기에 냉육수를 적당히 부어서 비빔은 아니지만 또 물냉면은 아닌 것처럼 적당히 먹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내어주신 것 같다.

 

사실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기 마곡 순희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전통은 있지만 요즘은 정말 전통도 없으면서 이상하게 홍보하는 곳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근데 여기 일단 칡비빔냉면 다 비비고 만두 한입 먹고 육수를 한입 하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가게 한켠에 '저희 가게 냉면에는 겨자, 오이, 무채, 다대기가 들어갑니다. 빼실 분들은 미리 말씀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았다. 근데 필요가 없었다. 여기 육수부터해서 냉면까지 간이 아주 알맞게 되어있었다. 사실 나의 경우 따로 제조를 맛있게 하는 비율을 몰라서 이렇게 해주는 곳이 좋은데 비비기만 하고 먹기만 하면 되니 너무 좋았다. 그것도 딱 알맞게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기본적으로 양념이 된 상태로 나오다 보니 간이 좀 있는 편이다. 사실 육수를 한입 먹고 놀랐는데 이런 냉면 육수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 새콤달콤하니 너무 맛있었다. 무엇보다 중독성이 꽤나 있었다. 계속해서 마시게 되더라.

 

근데 그 맛이 막 짜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지 그렇게 육수를 흡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마르다거나 물을 마시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냉면은 냉면대로 물은 물대로 그냥 따로 생각이 나는 느낌이었다. 원래 짜게 먹으면 집에 와서도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날은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 그래서 여기가 괜히 35년 냉면 만두 외길인생은 아닐 테니 분명히 어떤 노하우가 있으시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여기 냉면 좀 드셔보셨다 하는 분들은 꼭 와봐야 한다 생각한다. 아마 대표 냉면 맛집들과는 다르게 여긴 좀 숨어있는 맛집이 강하니 겪어보시면 아마 그 경험 자체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번 오면 무조건 재방문 각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도 여기서 먹은 지 현재 일주일도 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나더라. 물론 요즘 다시 더위가 심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긴 한데 아무튼 그만큼 여기만의 희소성이 있고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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