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식이 짜서 못 먹겠다거나 해산물이 입맛에 안 맞는 사람들도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부타동
이른 아침 숙소를 옮기기 위해 걷고 있었다. 같은 신바시에서 신바시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리어가 무겁긴 하더라도 그냥 바퀴에 의존한 상태로 끌고 걸어다녔다. 신바시가 은근 넓다. 쉽게 말해 다이몬역이었나, 그 근방에 있었다고 하면 이제는 긴자 쪽에 가까운 위치로 숙소를 옮기고 있었다. 사실 여행 때 숙소 옮기는 것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짐을 풀었다가 다시 싸는 것도 일이고, 여행은 시간이 되게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체크인하고 다시 짐 옮기고 그럴 에너지가 없었다. 그래서 동남아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도 0.5박을 따로 한다기보단 쭉 자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0.5박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긴 하겠다. 일단 경험치도 늘릴 수 있고. 실제로 저번 나트랑 여행에서는 그렇게 0.5박을 했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호텔 리뷰 포스팅 같은 것을 따로 할 경우 더 경제적일 수 있겠다.
아무튼 그렇게 숙소를 옮기고 있다가 부타동 판매하는 가게를 만날 수 있었다. 부타동의 경우 사실 이제 일본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뭐 장어덮밥이나 그런 것처럼 그렇게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세끼를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여행 중에 1~2끼 정도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음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단 가격이 착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고 소화도 잘 되고 그러니까. 무엇보다 간편하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되겠다. 근데 그게 고기가 듬뿍 올라간 메뉴니까 비쥬얼도 좋고 먹는 맛도 나고 뭐 건강에도 좋은지 안 좋은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긴 하겠다. 사실 이렇게 양념이 잘 되어있는 것 말고 정말 일본 가정식처럼 나오는 부타동 같은 메뉴들이 있는데 그런 곳들도 꽤나 훌륭하다. 근데 현지인 아니고서야 그렇게 판매하는 가게들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
예전 오사카에 놀러갔었을 때 호텔 숙소 근처에서 구글맵을 검색하다가 한국어 하나 없는 가게를 발견했다. 영어도 없었다. 나도 구글맵으로 그 근방에 음식점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뜬 것이었다. 근데 평점도 좋고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판매하여 가봤는데 거기서 인생 부타동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근데 그 뒤로 나름 비슷한 느낌의 가게들을 방문하였는데 그 정도 퀄리티는 찾지 못했다. 그중 맛이 없는 곳도 있었다. 이거 맛없기도 힘든 메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을 비웠다. 다시 그곳을 또 가는 것 아니고서야 그 맛은 즐길 수 없다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이 부타동 메뉴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늘 소개할 도쿄 신바시 부타 다이가쿠 가게처럼 이런 곳이 눈에 보이면 방문하여 식사를 즐기고 있다.
일단 이 메뉴, 간혹 일본 여행을 와서 일본 음식이 입에 안 맞으시는 분들이 있다. 사람들 다 일본 음식 맛있다고 하는데 자기는 잘 모르겠다면서 말이다. 나의 경우에도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 음식을 너무 맛있어라 하는 1인 중 하나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짜게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음식이 굉장히 짜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뭐 일본어가 되는 사람들은 '덜 짜게' 이런식으로 요청을 드린다고도 하는데 뭐 나의 경우 그래본 적은 없다. 짜면 짠대로 그냥 남기거나 그러는 편이다. 애초에 짜게 먹으니까 제대로 나오면 더 맛있는 경우도 있고. 근데 이 부타동 메뉴의 경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호불호가 없겠다.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한국의 바베큐 같은 느낌과 흡사하니까 아마 처음 드셔보시는 분들도 익숙하실 것이다.
그리고 돼지고기가 베이스다보니 해산물을 애초에 잘 못 즐기시는 분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소고기가 아니어서 아쉬우실 수 있겠으나, 애초에 소고기로 이름이 붙으면 부타동이 아니지 않나?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근데 소고기를 이런 비쥬얼로 덮밥처럼 먹어본 적은 없다. 이번에 못 갔었는데 아사쿠사 근처에 뭔가 그런 식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먹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여기 도쿄 신바시 부타 다이가쿠에서 약간의 대기가 있었다. 밖에서도 간판이 보이는데 여긴 출구라고 보면 되겠다. 이 상가 안으로 들어오면 자판기가 입구에 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나의 경우 한 10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내부가 굉장히 좁고 바테이블 형식으로 앉아서 식사를 즐기게 된다. 근데 이런 구조 덕분에 회전율이 높아 대기 시간이 길지 않게 기다렸다 먹을 수 있겠다.
자판기로 주문하는데 따로 한국어나 영어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메인인 이 부타동만 주문하게 되었는데, 여건이 되면 김치나 국 같은 것도 추가로 주문하면 좋아보인다. 김치는 아니더라도 국은 필수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돼지고기 찬 성질을 잡아주기도 하겠지만 그냥 합이 괜찮았다. 이런 고기를 먹을 때 뜨끈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주면 또 좋다. 나의 경우 사진도 찍어야 하고 뭔가 정신없어서 이렇게 메인만 주문했는데 뭐 디저트를 먹을 생각으로 합리화하면서 이렇게 했다. 사실 자리에 앉아서도 일정 추가 주문은 가능해 보이는데 굳이 그렇게 하진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따로 반찬은 없으니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 하나로 계속해서 퍼 먹으면 되겠다. 장어덮밥 소스처럼 약간 양념이 되어있는데 밥을 따로 한 것이 아니고 위에 고기에 뿌려주면서 그게 흘러 밥까지 스며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소스가 감칠맛 나고 맛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장어덮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부타동도 좋아하실 것이다.
여기 도쿄 신바시 부타 다이가쿠에 오면 주문하게 될 자판기의 모습이다. 사실 이 사진 찍으려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찍었다. 아까 못 찍은 것이 좀 아쉬워서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 티스토리를 나름 신경 쓰는 것 같긴 한데, 이젠 신경보다는 루틴처럼 되어서 그냥 습관이 된 것 같다. 아무튼 덮밥 하나만 먹기 때문에 식사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10분 걸렸나. 그렇게 다 먹고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먹어도 역시나 맛있다. 물론 오사카에서 먹었던 그 맛집과 결은 다르지만 패스트푸드나 그런 것 먹는 것보다 일본 느낌 살려서 식사를 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맛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리고 일본 맥도날드는 다른 곳들과 다르다고 가보라고 하는데 아직 일본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어본 적은 없다. 저번에 맥모닝은 먹어봤었는데. 그래서 아마 다음 여행에는 일본 맥도날드를 한 번쯤은 가보지 않을까 싶다. 일본 음식 맛없다는 사람들도 그릇 싹 비우고 나오는 부타동, 안 드셔보신 분들은 드셔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