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극강의 가성비를 유지하고 있는 한솥도시락 치킨마요
한때 정말 많이 먹었던 한솥이다. 첫 직장에서 혼밥이 하고 싶을 때 건물 1층에 해당 매장이 있어서 먹기도 하고 포장해서 먹기도 했다. 예전엔 동네에 지점이 있어서 애초에 이 치킨마요 메뉴 자체가 먹고 싶어서 찾아서 먹고 그랬었다. 치킨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그 소스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맛있었던 것 같다. 맛있는 것들의 조합이랄까. 소스도 적당히 자극적이고 감칠맛이 돌고. 그리고 학창 시절 잠깐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도 식사 시간대에 일부러 좀 걸어서 여기 한솥을 찾았다. 그때는 맛있어서 먹고 싶었다기보단 그냥 적당히 먹기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 뒤로는 한솥을 많이 잊게 되었다. 일단 지점 자체가 내 주변에 안 보인다. 사실 있었으면 여전히 종종 갔을 것 같은데 최근 몇 년 내 생활반경에 여기 한솥이 없다. 여기도 지점이 예전보다 많이 사라진 것이니 잘 보이지가 않더라.
그렇게 잊고 있었다. 사실 이날도 갈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한솥 프랜차이즈 자체에 대해 잊고 있었으니까. 근데 식사를 가볍고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날이었고, 일단 찾아봐도 딱히 땡기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오프라인으로 눈에 보이는 곳을 가기로 했다. 그렇게 길거리에 나와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 한솥이 보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 눈길이 향했을 때에도 갈 생각이 그렇게 들지 않았다. 근데 다른 갈만한 곳들이 보이지가 않아 여기로 오게 되었다. 치킨을 좋아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 매장으로 들어왔고, 키오스크를 통해 바로 주문하게 되었다. 여기도 메뉴가 워낙 많아서 선택장애가 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것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엔 여기 시그니처라고 말할 수 있는 치킨마요를 픽했다. 가볍게 먹으려고 했지만 또 배가 고프기도 해서 빅치킨마요를 택했다.
그리고 사이드로 튀김고기만두 하나를 주문했다. 이렇게 빅치킨마요 가격은 4,400원, 만두는 500원하여 총 4,900원 금액이 나왔다. 5천원이 안 되는 금액이다. 누군가에겐 이렇게 먹어도 배가 안 부를 수 있겠지만, 요즘 위가 많이 줄어든 나에게는 딱 합리적인 금액에 이때의 니즈에 맞는 양과 퀄리티였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살짝의 시간이 걸렸는데 여기도 조리를 한다기보단 데워서 나오는 구조여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근데 이날 오랜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인데 나만 여기 한솥을 잊고 있었나 보다. 방문 식사 자체 홀이 좁아서 사람이 몰리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왔고 은근히 배달 주문도 많았다. 주방 안에 일하시는 분만 세분이 넘게 계시더라. 그래서 여전히 사람들이 여길 식사를 위해 많이 찾는구나 싶었다.
기본으로 소스 2종이 제공되고 추가로 이렇게 김도 제공되었다. 김은 뜯기 전에 잘게 부셔준 뒤에 넣어주었고, 소스는 남김없이 다 넣어주었다. 예전에 빅치킨마요였나 아니면 이것보다 더 큰 사이즈였나. 괜히 소스를 조금만 넣은 적이 있는데 오히려 심심해서 맛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자극적이더라도 다 넣는 게 좋겠다 싶어서 다 넣어서 먹고 있다. 이렇게 다 넣은 뒤에 야무지게 비벼주고 본격적으로 먹으면 되겠다. 사실 이 만두 같은 것이 미끼 상품이라 생각한다. 한 팩으로 사면 아마 이 하나당 금액은 굉장히 낮을 것이다. 근데 500원에 이렇게 먹으니까 또 나도 단품으로 먹을 수 있어 좋고 회사에선 이윤을 남겨서 좋고 뭐 서로 좋은 것이겠다. 아무튼 이렇게 아직 한끼를 5천원 미만 금액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반갑기도 하고 뭐 오랜만에 방문해서 나름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랬다.
일단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만두부터 시작했다. 뭐 익숙한 맛과 식감이었다. 그리고 비빈 다음에 빅치킨마요를 먹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도 분명히 예전과 비교해 가격이 오른 것이겠다. 근데 다른 음식점들과 비교해 가격은 안 오른 것이겠다. 왜냐하면 요즘 평균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8천원에서 1만원 정도까지는 써야 하니까. 근데 한솥이 그래서 혜자냐. 솔직히 그렇게까진 잘 모르겠다. 여기도 가격을 덜 올린 만큼 품질을 그래도 어느 정도 낮췄다. 쉽게 말해 예전에 그냥 치킨마요였으면 이 치킨마요가 지금의 빅치킨마요가 된 느낌이랄까. 아니다. 어떻게 보면 오랜만에 먹은 기준으로 그것보다 퀄리티가 더 줄어든 느낌도 있겠다. 예를 들어 예전엔 정말 치킨마요를 시키면 그 위에 올려진 튀긴 치킨들이 정말 치킨처럼 느껴졌다. 가라아게 느낌까진 아니더라도 치밥하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이번에 먹었을 때 빅치킨마요임에도 불구하고 치킨 느낌이 안 들었다. 그냥 자잘한 토핑 느낌이랄까. 식감만 살려주는 정도의 그런 느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살코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예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아쉬웠다. 그래서 한솥 측에서도 나름 자신들의 포지셔닝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뭐 사실 근데 나의 비교 데이터가 그냥 예전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실제로 뭐 그람수나 양은 더 많아졌을 수도 있다. 근데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절대 그렇게 못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소스 덕분인지 맛은 좋았다. 맛있었고 예전에 먹던 맛 그대로였다. 그래서 이 한 그릇을 정말 순식간에 해치웠다. 이상하게 치킨마요는 먹어도 먹어도 안 질리는 느낌이다. 물론 하루에 한 번씩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 먹었으면 생각이 안 날 법한데 이렇게 오랜만에 먹어도 맛있다는 것은 확실히 김치처럼 물리지 않는 그런 포인트가 있는 맛이겠다. 오랜만에 5천원 안되는 가성비 좋은 금액으로 한끼 가볍게 해결했다. 한솥 종종 찾으면 충분히 메리트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