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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약 30년간 사랑 받아온 100% 수작업 갈비생각 이동갈비

디프_ 2024. 7. 9. 20:13
양념 특성상 쉽게 탈 수 있으니 20초에 한 번씩 뒤집어줘야 하는 갈비생각 이동갈비

 

 

최근에 밖에서 고기를 안 먹은지 오래되었다. 드문드문 약속이 있어도 뭔가 고깃집에 가는 약속은 안 잡히는 것 같다. 그래도 아예 안 먹는 것은 아니고 집에서 직접 구워 먹었었다. 사실 가격만 놓고 보자면 집에서 먹는 것을 이기지 못하더라. 물론 청소나 그런 뒷일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정말 가격만 놓고 보자면 집에서 먹는 것이 더 편하겠다. 밑반찬 제공 같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말이다. 근데 확실히 아무리 좋은 고기를 사와서 집에서 먹는 것보다 밖에서 먹는 것이 더 맛있을 때가 있다. 그리고 애초에 밖에서 구워 먹는 고기의 경우 정육점이나 그런 곳에서 구할 수 없는 고기를 판매하는 경우도 많겠다. 예를 들어 제주도 고깃집을 가면 고기가 굉장히 두툼하게 나오는데, 동네에 있는 일반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그렇게 만나보기 힘들겠다. 물론 원할 경우 그렇게 썰어서 주실 수는 있겠으나 이게 단순 두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숙성 과정 같은 것도 그렇고.

 

그래서 단순 가격만 놓고 보자면 밖이 아닌 집에서 사먹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으나, 맛있는 밑반찬이나 고기 퀄리티 등을 포함해서 밖에서 사 먹는 것도 충분히 메리트 있게 제공해주는 고깃집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곳들을 가야겠다. 물론 집에서 먹는 삼겹살과 동일한 퀄리티라고 하더라도 기름이 튀거나 청소 그런 부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겠다. 반대로 노포 같은 곳에서 친구들이나 일행과 함께 먹으면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좀 맛있다 싶은 고깃집들은 웨이팅도 생기고 안에 들어가면 바글바글 북적부적 거리는 것 같다. 딱 밖에서 먹는 고기만의 감성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랜만에 그 기분을 느끼고 싶었고, 밖에서 고기를 먹고 싶었다. 평소 집에서 양념된 갈비 스타일의 고기를 먹진 못하니까 오랜만에 갈비를 먹으러 가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갈비도 양념 달달하니 은근 밥도둑인데 주기적으로 챙겨 먹진 않는 것 같다. 예전에 집 근처에 화로구이라는 곳이 있어서 종종 먹었었는데 그 가게가 사라진 뒤로는 잘 안 먹게 되었다. 밖에서 먹는다고 하더라도 요즘은 또 두툼한 목살 매력에 빠져서 목살 맛집은 종종 갔어도 갈비 맛집은 또 안 찾아다닌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오랜만에 먹는 것이 나름 의의가 있을 것 같아 검색 후 나름 멀지 않은 곳에 차를 타고 이렇게 도착했다. 발산에 위치한 갈비생각이라는 곳인데 여기가 분점이다. 본점은 포천에 위치해있다. 그니까 거기서 워낙 장사도 잘 되고 맛있다고 소문이 나 이렇게 나름 먼 지역까지 분점이 차려진 것이겠다. 여기 매장만 봐도 꽤 넓다. 안 쪽까지 쭉 자리가 있어서 저기까지 다 운영하시는 것이냐 여쭤보니 문 열면 쭉 펼쳐져 있다고, 손님이 오면 다 개방하여 이용할 수 있다고 말씀 주시더라. 근데 요즘은 예전만큼 손님이 많지 않다고 말씀도 해주셨다.

 

자리에 앉아 사장님께 메뉴 추천을 받았다. 여기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포천이동갈비와 한돈 돼지숯불갈비를 주문했다. 왕갈비 메뉴가 따로 있어서 이건 우리가 주문한 것과 뭐가 다르냐 여쭤보니 그냥 단순히 사이즈 차이라고 말씀을 주셨다. 하나 통으로 나오거나 3등분 하거나 그 차이 말이다. 그렇게 주문을 했다. 사실 이렇게 하나씩만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꽤 나온다. 한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찌 되었는 소갈비니까. 돼지갈비를 같이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2인 기준으로 육회까지 주문하니 10만원 정도 나오더라. 사실 이 가격만 놓고 보면 저렴한 금액은 아닌데 2인 기준으로 고기만 먹었을 때 충분히 포만감 있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밑반찬에 게장도 나오고 육회도 달달하니 맛있고, 고기랑 찌개도 그렇고. 자주는 못 먹겠지만 이 가격대에 이 구성에 이 만족감이면 그래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겠다 싶다.

 

고기가 완벽하게 구워질 동안 각종 밑반찬을 즐겨주었다. 사실 여기 다양한 야채 종류가 많아서 밑반찬만 먹다가 배가 부를 판이다. 그래도 못 참지. 적절하게 양념이 되어있어서 이렇게 신선하게 제공되는 밑반찬은 정말 손이 절로 간다. 평소 집에서 나왔으면 먹을 것 같지 않은 반찬들도 이렇게 나오면 또 바로 먹어 해치우더라. 특히 저 양파절임소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어느 날은 저것만 먹어서 배가 부를 것 같은 때가 있다. 뭔가 고기랑 같이 먹기엔 간이 다소 약한 느낌이고 따로 먹어야 내가 원하는 간으로 적절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이다. 1997년부터 약 30년간 사랑받아온 100% 수작업 갈비생각 이동갈비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다 구워주신다. 구워주는 가게의 경우 어느 정도 손님 기호에 맞춰 구워주실 수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작은 사이즈로 구워달라거나 너무 안 익힌 상태 말고 바싹 구워달라는 등 요청을 드려도 괜찮겠다.

 

사실 요즘 웬만한 고깃집을 가면 돼지고기라고 하더라도 덜 익혀서 주시는 편이다. 그게 잘못 되었다라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그렇게 구워주신 상태로 먹었을 때 육즙도 더 살아있고, 촉촉하고 부드럽고 맛있더라. 근데 옛날 방식 그대로 안까지 바싹 익혀서 먹는 니즈도 여전히 분명히 있겠다. 이날 어머니와 함께 이렇게 고깃집에 방문한 건인데, 어머니의 경우 고기를 좋아하시긴 하지만 요즘 스타일처럼 안 익혀져서 나오면 이게 맛있다는 것이 아니라 '안 익었다, 덜 구워졌다'라고 생각하시는 편이다. 그래서 안 드시는 편인데, 이날은 직접 구워주시기도 하니까 바싹 구워달라고 요청드렸다. 근데 이마저도 먹는 부분이 있고 안 드시는 부분이 있어서 안 드시는 부분은 내가 맛있게 먹어주었다. 근데 사실 이날 육회까지 주문해서 너무 헤비해서 고기를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먹지 못했다. 또 고기에 흰쌀밥은 참지 못해서 같이 먹다 보니 배가 너무 부르더라.

 

그래도 이 육회는 포기할 수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육회다. 사실 여름에 날이 더워서 회나 초밥 등은 아무리 맛있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봄, 가을에 비해 맛이 덜하겠다. 그래서 지금 무더운 여름은 피하고 가을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땐 이 고기 종류가 또 대체재가 될 수 있겠다 싶다. 특히 육회. 요즘 슬슬 육회의 매력에 다시 빠져가고 있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맛있고. 근데 이 육회도 아무렇게나 먹어도 맛있는 것은 아니겠다. 손맛이 중요한 요리 중 하나다. 정확히 말하면 간이 중요하겠다. 그냥 소고기만 먹을 경우 아무리 맛있다고 하더라도 아무 맛이 안 난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예전에 마장동까지 직접 가서 소고기를 사왔다. 육회거리도 따로 사왔다. 그렇게 먹어봤는데 정말 아무 맛이 안 나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육회는 간을 직접 해야 한다고 하더라. 요리를 안 해봤으니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뒤로 육회도 사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구나를 인지하게 되었다.

 

맛있게 잘 구워주신 고기를 이렇게 흰쌀밥이랑도 먹고, 여기에 같이 나온 배추쌈이랑도 먹고 고기만 먹고 찌개도 먹고 그러면서 열심히 즐겨주었다. 오랜만에 밖에서 이렇게 양념된 고기를 먹으니 맛있더라. 특히 육회가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이게 전라도 스타일이라고 하시더라. 양념이 셌는데 그게 전라도 방식으로 만드신 것이라고. 확실히 소스를 좋아하는 내 입맛이 전라도 입맛이 맞는 것 같다. 연고지도 하나도 없고 주변에 그런 사람도 없었는데 입맛은 어디서 이렇게 알아온 것인지 모르겠다. 근데 확실히 모든 음식은 소스가 바탕이 되어야 맛있는 것 같다. 순수 재료 자체 본연의 맛을 느낄 날은 아마 나에게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렇게 100% 수작업한 갈비생각 이동갈비를 열심히 즐겨주었다. 잘 모른 상태로 먹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약 30여년간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 알 수 있는 퀄리티와 서비스였다.

 

그렇게 포천이동갈비를 끝내고 한돈돼지숯불갈비 공략에 들어갔다. 근데 사실 이때부터 배가 너무 불렀다. 어머니께서 육회를 아예 안 드실지 몰랐다. 나의 패착이었다. 작은 사이즈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고기 파티를 해서 좋긴 했는데 너무 헤비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더 포만감이 올라왔던 것 같다. 그래도 돼지와 소는 또 다르니까, 다 구워주신 돼지갈비를 맛있게 즐겨주었다. 각종 소스와 마늘의 힘을 빌려서 먹었다. 아 그리고 이동갈비의 경우 처음에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뭐가 이동이 되나 싶었는데 좀 살펴보니 이게 지역명이라고 한다. 뭐 어디서 주워듣기론 양념을 처음 고기에 사용한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게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포천이동갈비라는 타이틀 자체는 많이 들어서 익숙한데, 그 지역이 아닌 발산에서 이렇게 먹어보았다. 다음에는 포천까지 가서 이동갈비를 먹어봐야겠다 싶다. 양념 적절히 달달하게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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